[관악저널] 눈 먼 예산정책, 줄줄 새는 주민 세금!

[[장화.홍련]]

관악구 지방자치를 점검한다 - 행정구청 扁 2

눈 먼 예산 책정, 줄줄 새는 주민 세금!

 

저희 <관악저널>은 오는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관악구의 지방자치를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행정기관인 구청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분석합니다. 차후 입법기관인 구의회, 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지역단체 등에 대한 조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다산 정약용은 현장에서 백성들과 직접 접촉하는 목민관이야말로 가장 청렴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며, 애민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목민관의 기본 덕목으로 청렴을 강조하였다. 청렴은 모든 덕행의 근본이요, 선행의 원천이며, 청렴하지 않고는 목민관이 절대로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책 <목민심서>의 첫머리에서, “다른 관직은 구해도 좋으나, 목민의 관직만은 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것은 목민의 길이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엄격한 윤리적 자격을 갖춘 자이어야만 목민관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또한 목민관이라 함은 지역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며,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있어서도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해바라기가 오직 해를 바라보듯이, 애민정신이 바탕이 되어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우리를 우울하고 맥 빠지게 한다. 지방자치 10년이 흘렀고, 적지 않은 주민의 세금을 쏟아 부었지만 부정부패와 불법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민선1기 단체장 가운데 2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민선2기에는 248명의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중 58명이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2002년 6월 출범한 민선3기중 16명의 시․도지사 가운데 31%인 5명이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로 구속되거나 유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고, 또 232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49명이 형사처리 대상이 되었다.

지난해에도 시․도지사 등 248개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51명이 사법처리 대상이었다.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2명은 조사 중 자살했고, 20명이 넘는 자치단체장이 구속되거나 조사받는 중이다. 지방의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신청사 명예감독위원 3천명은 다 어디로?

관악구의 경우, 민선 3기를 시작하면서 구청장이 표명한 4대 구정 방향이 있었는데, 두 번째가 ‘구민참여 열린 구정’을 실현한다는 것이었다. 그대로 실현되기만 한다면 4대 구정 방향은 올바른 지향점이었다.

문제는 실천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짚어보려는데 있다. 예를 들어 보면, 관악구는 통합신청사 건립을 위해 구민으로 구성된 명예감독관 70명과 명예감독위원 3,000명을 위촉해 시공과정에서 부실공사 감독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불편사항 여부 등을 감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문사가 여러 차례 공사장을 방문해 봤지만, 명예감독관이나 명예감독위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덤프트럭이 드나들고 여분의 공간도 부족한 공사현장을 용감(?)하게 방문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3000명이란 숫자가 너무 많고,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몰랐을까,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전시행정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3000명이 명예감독관으로 위촉되었으니 주민 참여 열린 구정을 실현했다’는 말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주민은 코웃음 칠 일이다.

행정자치부는 2005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편성할 때 반드시 주민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관악구는 공청회나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참여형 예산에 대해 알린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주민들은 차기 선거에 대한 부담과 고민 없이 직무에만 충실하며,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가는 목민관을 만나고 싶다.

판공비만 44억, ‘예산서’조차 엉터리

관악구 발행 ‘2006회계연도 일반․특별회계’예산서와 행정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관악구청의 업무 추진비에 포함시킬 수 있는 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산안을 보면 연간 업무 추진비 총액은 14억6752만원, 직무수행경비는 29억754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포괄적으로 보면 업무 추진비에 포함시킬 수 있는 예산이 약 44억원에 이른다. 1년 44억원, 4년 임기동안 189억에 이르는 판공비로 우리 구의 열악한 복지환경을 개선한다면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올 것인가?

산출내역의 오류도 지적받아야 한다. 예산서 94~96쪽을 보면, 의정활동비와 의정운영공통업무추진비 산출 내역에 의원의 숫자를 25명으로 표기하고 있다.(참고로 2006년 5․31선거에서 관악구의원은 22명을 선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월정 수당에서는 27명으로 계산했다. 2005년도 예산계획서에서는 27명으로 계산한 것으로 봐서 이는 예산을 짜는 데 있어 심각한 오류를 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선거 이후 사회복지관련 예산을 삭감한 이유도 묻고 싶다. 예산서 324쪽을 보면 사회복지청소년 관련 업무추진비예산은 작년에 비해 도리어 2114만원이 줄어들었고, 노인복지관련 분야와 장애인관련 분야업무추진비 예산도 작년에 비해 각각 6974만원, 6867만원이 줄어있다. 공교롭게도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복지관련 예산이 1억4천만원 정도 줄어든 것에 대해 질의하지 않을 수 없다.

예산의 낭비를 보면 더욱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의정활동을 위해 264만원짜리 LCD를 구입했지만 1년 동안 사용치 않고 방치하고(2005년 행정사무감사 결과 지적사항) 있으며, 의회 의정활동시 현지 시찰을 위해 구입한 25인승 승합차는 그 활용도가 낮아 대부분 주차장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평생학습센터를 주목하겠다!

공약사항 중 하나인 평생학습 도시를 위한 ‘평생학습센터’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관악시민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구청과 마찬가지로 주민센터를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구청과 차별성이 있다면, 서울대학교와 연계하여 ‘관악시민대학’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006년 2월 8일 서울대학교와 ‘멘토링제도’ 협약을 맺은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센터의 자료실에 들어가 보면, 평생학습자료, 센터 자료, 평생학습축제자료를 현재까지 단 한건도 올라와 있지 않다. 대신 평생학습활동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는 꽉 차있다. 자료실이 주민을 위한 공간이고, 보도자료가 언론홍보용이라고 볼 때 과연 어디에 중심을 두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장기적으로 평생학습센터를 지역의 교육 관련단체 위탁하여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지역주민-구청-대학’이 서로의 역할을 나눌 수 있도록 하여 책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고, 구청 역시 실적 중심으로 끌어가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과 같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를 구청이 안고 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한다.

‘공약 이행은 나 몰라라’ 구의회

관악구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의회 회의록을 올린다. 회의록을 검색하다 보면 질문자나 발언자의 내용이 있는 그대로 올라와 있어서 의원의 ‘전문성’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 자료가 되고 있다. 조리 있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무엇을 묻는지 혼돈스러운 질문을 하는 의원의 발언에 낯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더 자세한 사례는 다음으로 미루고 구의회의 책무 중 ‘구청장의 공약’이행에 관한 검증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주민 개개인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구 의원들이 적어도 민선 3기를 마치려는 이 시점에서 며칠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검증’을 해 주는 것이 주민에 대한 진정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물론, 구청장의 업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분야도 많이 있다. 그러나 더 잘하도록 요구하는 주민들의 질책을 겸허하게 수렴하는 것이 목민관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관악저널 역시 소수의 인원으로 점검한 것이라 예리함과 깊이가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며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글/사진․<관악저널>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