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싸우는지요.
싸워야 득 될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주기적으로 때가되면 싸움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대형 버스에 자기 얼굴을 크게 붙히고 마이크를 이용해서 누가 듣던 말던 고성방가를 합니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싸워서 쟁취해야 살 수가 있는지요
십 여 년 전에 내 친구가 모 도지사에 출마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사상 찾아 볼 수 없는 선거 유세에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상대방은 재출마를 했고 내 친구는 초선이었지요
물론 당도 다르고 같은 도 출신이지만 내 친구는 작은 지방출신이라 전혀 다른 경쟁자였습니다
내 친구는 돈도 없어 시내 외곽에 허름한 가구점 2층 궁핍한 곳에 선거 사무실을 초라하게 차리고
본인 사진이 담긴 현수막 달랑 한 장 뿐 이었습니다
그 사진으로 명함에도 손에든 작은 깃대에도 쓰고 있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사무실에는 절편 두쪽에 큰 들통에 물을 가득 붇고는
보리차 티백 서너 개 둥둥 떠다니는 멀건 물이 고작이었습니다
그 열약한 사정에 비해 다른 도에 있는 출마자 사무실도 우연히 가보게 되었습니다
산 같이 쌓인 각종 책자에 유인물이 발길에 차이고,
일식집 도시락에 오렌지 쥬스 커피, 녹차, 지천이었습니다
멋진 남자들이 왔다 갔다 북적대고 멋진 건물 안팍이 환한 불빛으로 밤에도 불야성을 이뤘습니다
컴컴한 계단이 좁아서 양쪽을 잡지 않고서 오갈 수 없었던 친구 사무실과 대조가 되어
어머나! 내 친구는 가난해서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순간 판단력을 흐리게 했습니다
그 광경을 몇일씩 지켜 본 나는 더구나 힘 못 쓰는 야당으로 왜 나오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비판 일변도로 상대방 약점을 들추기에 혈안이 되고,
험담 내지는 중상모략으로 치닫던 선거판이 무섭고 감당키 어려워 도우러 갔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짐만 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지방 방송이지만 T V를 통해 온 도민이 지켜보는 소견 발표가 있었습니다
내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에서 하신 분은 참으로 훌륭하신 분입니다
존경합니다
그 분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수고하신 그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잘하신 것은 그대로 계승할 것이며
시간이 모자라 못 다하신 일들은 내가 끝을 맺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더해서 이 도를 위해 성심껏 일하겠습니다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30년 행정의 달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내가 태어난 00도를 위해 그간의 배우고 익힌 경험을 살려
신명을 바쳐 일 할 것이며 이젠 쏟아 놓을 때가 되어 왔습니다
그냥 고향으로 돌아가려니 뒷 통 수가 부끄럽습니다
이 한 몸 편안하자고 그 많은 경험 모두 스스로 소멸하고 말 것인가...
양심상 돌아 갈 수가 없었습니다...중략
다음엔 00시 00면 00리 내가 태어난 곳에 가서 헌신하고 고향에 뭍힐겁니다
조금도 상대방 험담이나 약점을 들추지 않고 자신의 소신만 담담하게 밝혔습니다
도민들은 지사자리를 바꿔 놓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협조를 했습니다
그것도 전국 최다득표 2위로...
다음에도 됐습니다. 다음에도 ....
그 다음에도 전국 0 순위였습니다.
밀려드는 기자들에게 이제는 후배에게 넘겨 줄 때라고 의연하게 말했습니다.
그 많은 주위 권유를 뿌리치고 속칭,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며 그만두고
지금은 평범하게 고향인 시골에 가서 옛 친구들과 등산을 즐기는 야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멋집니까... 너무 훌륭하고 존경스럽습니다.
그후 친구의 멋진 용퇴는 각 언론이 칭찬과 본보기에 비유해서 대서특필했습니다
그렇게 하나도 싸우지 않고도 좋은 선례를 남기는 모습을 봤습니다.
왜? 싸우는지요...
전쟁을 위주로 사는 나라는 전쟁을 안 하면 망한다고 했습니다.
전쟁을 목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몇 십 년 전쟁을 않으면 모든 장비는 녹이 쓸고
신형 무기에 밀려 쓸모가 없기에 다시 많은 자금을 동원해서 신형무기를 마련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니 자연히 국가 예산이 그쪽으로 매년 책정되고 나라는 발전 없이 가난이 찾아듭니다.
반대로 그 엄청난 인력 경쟁력을 동원해서 국가 경제 발전에 투자하면
얼마나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선진대열에 들어가고도 남지 않겠는지요.
싸우는 생각만 해도 아드레나인이 팍팍 솟아 모든 질병에 원인이 됩니다.
급기야는 암이 걸리고 죽습니다
싸우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죽음의 무덤을 파는 형국이지요.
싸우지 않고는 안 되는지요
그렇게 싸우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면서 무슨 덕목이 되겠다는 것인지요
싸우는 당사자를 보는 다른 사람의 눈은 의식도 않는지요.
싸움도 싫지만 싸우는 구경도 이제 너무 싫습니다
티비 뉴스 24시를 끄면서 중얼거립니다
안 싸우고도 얼마던지 도지사도 하던데....
왜? 싸우는지요.
08 03 29. 로즈 / 민병윤
첫댓글 경쟁자가 있을때 싸우는 사람도 많이 보았지요. 선의에 경쟁을 해야되는데 그렇치 못하고 중상모략. 비방. 시기. 험담으로 얼룩진 過去도 있었고 또한 現在도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로즈님 친구분도 상대방을 존경하고 험담과 비방없이 오로지道 를 위하여 열심히 일 하겠노라. 그이상의 말도 필요없지요. 道民들도 훌륭했슴니다. 로즈님과같이 좋은친구 두셨네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싸우지않고 얼마던지 군수도 되고 시장도되고 도지사도 되던데 싸우지 맙시다. 수고 하세요. 안 녕.
하하, 마음이 상쾌해지는군요. 좋은 글입니다. 페어플레이. 싸우지말아야죠.
특히 선거철에는 상대방을 헐뜬는소리가 정녕 싫습니다, 세상 살면서 칭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고 보고 싶습니다, 좋은글 마음담고 갑니다.
로즈님. 정말 귀한 친구분을 두셨군요.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은 하나같이 국민에 대한 진실성은 외면한 채 정쟁을 일삼아 이젠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을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정직하고 청렴한 친구 분은 우수한 정치인입니다. 물려날 때를 아는 사람이 참정치인이지요. 이토록 뛰어난 글솜씨를 자주 보여 주세요. 시원한 청량제 같은 글 감사합니다. 건필하세요.
친구분 같은 분들이 정치를 한다면 탁류같은 정치사는 없었겠지요 그리 좋은 분을 친구로 두신 로즈님의 성품을 읽게됩니다 날씨는 흐려 비가 올것 같지만 모처럼만에 상쾌한 아침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저도 친구가 현재 모 군의 장을 하고 있는데, 그곳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여쭈어 보니 "군수 양반, 웃는 게 너무 좋아" 라며 "그 양반 오래 오래 해야 돼" 하시데요.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웃으며 상대방 비방할 수 없겠지요. 로즈님의 친구분도 아마도 환한 미소를 지닌 그런 분이셨을 겁니다. 너무 훌륭한 친구분을 두신 로즈님도 그 친구분 못지 않은 훌륭한 분이시라 생각되며, 더욱 예쁜 글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비가 내려 밖은 조금 우중충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환하고 밝은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갖는 심정이 아마 그런 것일 겁니다.그러니 공감을 불러오는 것이겠지요.잘 읽고 갑니다.
서로 비방하고 험담하는 정치가 언제쯤이면 변할 것인지 .... 로즈님의 글에 공감하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