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끝부분에 한 말은 사과드립니다. 이렇게라도 하면, 혹시 화가 나서라도 자극을 받고 추천서를 읽을 분이 있을까 해서 한 말입니다.
제가 한자입력법을 좀전에 배웠으니 예를 들면서 말씀드립니다.
생물에서 양서류(兩棲類) 란 용어를 접헸을 때, 현행교육제도서는 양서류는 개구리, 도롱뇽등을 말한다고 양서류에 이에 해당하는 설명을 대응해서 외우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로는 'ampibias' 가 됩니다. 한자로는 '양쪽에 사는 무리' 가 되고, 영어(라틴어, 혹은 그리스어 어근에 따는 조어이겠죠. 생물학이니 라틴어일 가능성이 크구요.) 로도 '양쪽 (ampi)' 과 '생물체 (bios)'가 되죠. 이를 알면 직관적으로 '양서류'의 개념을 명확히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잊지 않게 되구요.
'태양복사에너지', '복사열' 등을 용어도 고교과정에 많이 등장합니다. 영어로는 'radiation' 이됩니다. 여기서는 '복사(輻射)'가 되서 글자그대로 '바퀴살 복판에서 퍼져나오는 것'이 연상되도록 만들어진 술어(術語)입니다. 그러나 저도 그랫듯이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를 복사(複寫)정도로 알게됩니다. 그리고 무슨 뜻인지 몰라 헤메게 됩니다.
신문에서 '소파수술'이란 말을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대충 문맥을 통해 '애떼는 수술이구나' 정도로 '눈치'를 채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글자대로 '소파(搔爬)' 즉 긁어낸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떼는지 구체적 방법까지 전달이 되죠. 더 끔찍이 여겨지고, 낙태를 한 번쯤 더 생각하게 될 겁니다.
개념을 중시하지 않아 실력이 떨어진다 하셨는데 맞습니다. 바로 개념을 잘 이해하가위해 한자어를 한자로 써서 잘 이해하자는 겁니다. 수학의 '정의(定義)-definition', '정리(定理)- theorem' 란 용어도 학생들은 잘 이해 못합니다. '소수(素數)- prime number' 란 말을 접했을 때, 한국학생들은 그냥 '2,3,5,7,11... 같은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 로만 외웁니다. 이런 개념이 '왜?' 도입되었는지 질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영-미 학생이라면 '이런 것을 왜? 기본수라고 하는지에대해 궁금증을 가질 겁니다.' 한자를 이해하면 역시 '바탕이 되는 수' 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물결님께서 개념과 낱말을 동시에 배운다는 것이 바로 '소수(素數)'는 '2,,3,5,7,11등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라고 기계적으로 대응시키며 익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라틴어-그리스어 지식 없이 영어책을 읽고, 한자지식없이 한자어를 접하는게 이러한 수준까지만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정도 이해로도 어떻게 계산문제를 풀고 학습을 진행은 하겠지만,
소수(素數)를 '바탕이 되는 수'로도 이해해야, 왜 이러한 개념이 설정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생깁니다. 그리고 '모든 자연수가 이 '바탕이 되는 수'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가에, 이들을 素數라고 하는구나'라고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이것은 한자어를 바로 한자로 직접 분석할 수 있어야 가능 합니다.
인문-사회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사에서 '사약'을 받고 죽었다는 문장에서 학생들은 그저 '죽는약'으로 이해를 합니다. 사약(賜(줄 사)藥)을 사약(死藥)으로 오해한 것이죠. 먹고 죽은 것은 마찬가지라시면, 할 말 없지만요. 세계사의 '장원(牆垣)제도, 과두정(寡頭政), 참주(僭主政), 등도 한자를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고, 일단 이해하면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과두정은 소수의 사람이 통치하는 것..' 하고 억지로 외워보야 돌아서면 다 까먹습니다.
치약광고에도 '치조골' 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치대생들도 이를 구강그림이 그린 사진을 보고 '치조골, 치조골,...'하고 달달 외웁니다. 한자로 '치조골(齒槽骨)'하면 '치아가 담기는 욕조 모양의 뼈조직'하고 바로 이해가 갑니다. '백내장'으로 수술을 했다 할 때도, 이대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백내장(白內障)', 즉, '눈에 무슨 흰 이물질이 생기는 병인가 보다, 그러면 녹내장(綠內障)은 눈에 무슨 푸른게 끼는 병을 말하는구나' 하는 식으로, 학생이건 일반인이건 쉽게 그 '속성(屬性)'을 이해하게됩니다.
'번역과 일본의 근대', 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 -이산- 의 일독을 권합니다. 일간지에서 '이달의 책'으로도 선정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