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탄 버스는 2층버스였고, 1층에는 화장실과 짐칸이 있고, 승객들은 2층에 탔다.
서양인들은 키가 커서 엄청 불편하게 앉아 있던데, 체구가 작은것이 이럴때는 엄청 유리하다.
그런데, 자리가 불편하여 그렜는지...
두자리나 차지했는데도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
누워보기도 하고, 다리를 창문쪽으로 올려 보기도 했는데, 방콕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것은 아니었을까?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의 밤길에는 어김없이 화물차들이 많이 가고 있었다.
심야시간에 고속도로를 다녀보셨는지...
우리나라에도 심야시간에는 화물차들이 대부분인데, 이곳에도 마찬가지다.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렀고, 모든 휴게소에는 술종류가 전혀 없었다.
우리나라는 휴게소 근처에 있는 매점이나 식당에 가면 술이 있는데,
이곳은 근처 식당에서도 술을 팔지 않으니 음주사고가 좀 덜하려나? 궁금했다.
새벽 2시 30분부터 한시간동안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는데,
다행이도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는 화창한 날씨였다.
새벽 6시에 LPG충전소 안에 차를 세우더니 기사양반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구리오돈은, 1층 짐칸에 짐을 안맡겼으니 상관없지만, 다른사람들은 그곳 자물쇠를
열어주지 않아서 6시 30분이 되었는데도 기다리고 있다.
06시 30분 자물쇠가 열렸고, 충전소 안에 있던 여러대의 차량기사들과 흥정이 시작되었다.
찻길에 나가서 지나가는 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자...
바비걸님과 람보총님에게 이별을 고하고 먼저 시내로 향했다.
일단 오토바이부터 빌리려고 AYA서비스에 가고싶었는데...
마침, 썽태우가 온다.
아야서비스라는 말을 못알아듣길래, "오토바이 렌트샾"이라고 하니 알아듣는데,
50밧이나 달라고 한다.
흥정을 해야 하는데,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 차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냥 탔다.
이런 시장을 지나고...
개천 옆을 지나서...
허름한 오토바이 렌탈샾 앞에 내려주었다.
아무리 봐도 AYA서비스가 아니다.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가면 시장이 있었으니, 아침부터 먹기로 했다.
우연히 본 게스트하우스.
방도 아직 못잡았기에 방도 잡고 정보도 얻기위해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잠겨있었다.
다른쪽에 문이 있나싶어서 블럭을 따라 한바퀴 빙~~~ 돌아봐도 들어가는 곳을 못찾겠다.
결국... 이집은 나와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고는 아침을 먹으러 시장으로 이동.
이곳이 말로만 듣던 타패문이라는 곳이구나 생각이 든다.
치앙마이는...
이상하게도...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다.
처음이라서 그런것이겠지?
시장을 돌아봐도 이상하게...식욕이 없다.
구리오돈에게 식욕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오늘은 진짜 이상했다.
낯선 도시에 홀로 남겨져 식욕까지 없다니...
뭐라도 먹고 힘내고 싶어 세븐일레븐에 가서 햄버거로 아침을 때웠다.
이번에는 진짜 AYA서비스를 찾아가기로 했다.
지도도 없는데...
아야서비스가 기차역앞에 있다고 들은 게 기억나서 기차역에 가기로 했다.
착하게 생긴 툭툭이 아저씨가 탈꺼냐고 묻는다.
60밧에 하기로 하고, 툭툭에 올랐다.
기차역 앞에 가니...
정말로 아야서비스가 있다.
나흘간 빌리면 된다.
렌탈 신청서를 영어로 쓰고났는데...
문제가 있다.
쏭끄란기간이라서 수목금 영업 안한단다.
토요일까지 빌리거나 화요일에 반납하라고 한다.
빠이에 수요일까지 있다가 오전에 수요시장 구경하고 돌아올 계획이있는데, 변경해야 한다.
그래서...화요일에 빠이에서 반납하기로 했고,
화요일에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오는 미니밴 표까지 예약했다.
그리고...내 배낭은 무료로 빠이까지 가져다 주는 서비스도 신청했다.
오후 3시 이후에 빠이사무실에서 찾으면 된단다.
오토바이는 이번에도 수동기어방식으로 빌렸다.
파란 오토바이가 구리오돈과 함께 할 오토바이.
하루 120밧에 보험 40밧짜리 두가지 다 들어서 총 200밧이다.
이틀 빌리는 것이니 400밧 + 미니밴 150밧 = 550밧이 지출되었다.
주유소 위치와 미소네 위치를 약도로 설명듣고 출발했다.
구리오돈이 가장 좋아하는 빵은?
바로 "안전빵" 이다.
간혹, 연료 게이지가 고장난 것이 있을 수 있으니, 빌리면 항상 연료부터 채운다.
구리오돈의 화물차는 300,000원 정도 들어가는데, 그에 비하면 껌값이다.
알려준대로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왔다.
이왕 온 거 허름해 보이는 숙소에 가격을 물어보니...
쏭끄란때문인지, 보통 1,000밧이 넘고 가장 싼곳이 700밧.
영어를 써야하는 숙소보다 오늘은 한국말로 안내가 가능한 한국인 숙소에 머물기로 했다.
결국 1시간 가까이 길 물어가면서 헤맨끝에 미소네 도착.
님만해민로드인데...
이동네...별로 마음에 안든다.
너무 잘사는 동네 같아서...
어쨌든...150밧씩 하는 방 3일치 예약했다.
빠이에 갔다가 돌아와서 묵을 숙소도 해결되었으니,
이제 빠이에서의 숙소만 해결되면 된다.
그건...거기 가서 걱정 할 일이고...
일단, 빠이까지 100Km도 넘는 거리를 가야 하는 게 먼저다.
드디어 출발이다.
이제 이 오토바이도 익숙해졌고, 배낭도 없이 타니 참 좋다.
매림(Mae Rim)에서 길을 잘못들었고,
샛길로 들어갔는데, 이동네에서 조금 헤맸다.
이제는...오토바이 타면서 사진찍는 것도 가능하다.
오토바이 전용도로가 있어서 편했다.
가끔 막혀있기도 했지만...
드디어 빠이가는 갈림길이 나왔고,
빠이를 향해 달리면 된다.
갓길인지 오토바이 전용도로인지는 곧 없어졌고
이제는...자동차와 함께 달린다.
노상에는 이렇게 맛난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이 있다.
가격도 착하다.
닭다리 35밧, 날개 15밧, 꼬치 5밧짜리 두개, 음료10밧.
먹는데 자꾸만 와서 카우카우 그러길래, "웬 소?" 그랬는데, 밥도 가져다 주었고,
채소가 먹고싶어 손짓발짓 물어보니 오이도 가져다 주셨다.
맛난 식사도 했으니 다시 빠이를 향해 달린다.
속도는...빠르지 않게 갔다.
안전을 위한것도 있었지만, 가면서 구경하려고 일부러 오토바이 선택 한 것이기에...
달리면서 셀카도 찍어보고...
멋진 풍경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진다.
아직 저녁 아닌데...비가 오려나보다.
공사중인 곳이 있길래 오토바이를 세웠다.
비 쫄딱 맞는 거 싫어서...
인부들이 옆에 커피숖을 가리키며 커피 마시고 가라고 손짓하는데,
커피 안마시는 구리오돈은 그냥 이곳에 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가늘게 내리던 비는 긁어졌고, 마침 지나던 아주머니가 커피마시러 오라는데,
공사중인 이집과 옆에있는 커피집이 한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비 피하는데, 커피 한잔 정도는 팔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으로 들어갔다.
핫쵸코를 한 잔 시켰고, 쵸코칩이 박힌 비스킷도 권해 주시기에 먹었다.
비가 억수로 온다.
밖에는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는 것도 꽤 괜찮았다.
일본인이냐고 물어본 아주머니에게 "까올리"를 자신있게 외쳐주었고,
바나나도 먹으라고 권해주시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트이야기가 나왔다.
태국에는 대형마트가 비싼가격에 판다고 투덜대신다.
구리오돈이 한마디 했다.
비싼가격에 파니까 다행인것이라고...
한국에서는 싸게 팔아서 소규모 점포들이 다 죽는다고 설명 해 주었는데,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
생각없이, 핫쵸코를 금새 마셔버렸다.
차 마시는 것도 싫어하는 구리오돈.
커피나 차는 빨리 마셔버려야 하는 것이지
마시는 과정이나 나누는 이야기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 했기에...
너무 인생을 각박하게 빨리빨리 살아온 게 아닐까...
서두르다가 정말 중요한 것들을 다 지나쳐 온 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80분간의 기다림 끝에 밝아졌다.
나와보니...
햇님이 "까꿍~"하고 있다.
비 맞고 달려온 것 같은 사람들...
카메라를 들이대니 손가락으로 "V"자까지 만들어 보이셨는데, 좀 늦게 들으셨나보다.
다시 빠이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사진으로만 보던 로컬버스가 휴게소에서 쉬고있다.
꼬불꼬불 한참을 올라오니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고릴라 삼각대를 가져오기 참 잘했다.
길 가던 운전자들이 부러운지 쳐다보며 지나간다.
남은 거리는 점점 줄어들고...
여유로운 풍경은 계속된다.
메모리얼 브릿지?
방콕에 있는 다리와 이름이 같네.
빠이캐년도 너무나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잠깐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왔다.
역시...
듣던대로 멋진 곳이다.
드디어 빠이에 도착했고, 숙소를 잡기위해 시내로 들어갔다.
오토바이가 있으니 약간 외곽으로 가 보았다.
플루잇이라는 수영장에 가 보고 싶어서 수영장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150밧?
이곳이 나의 3일간 묵게 될 집이다.
150밧씩 2박3일간 300밧을 지불했다.
이로써...이번 여행의 모든 숙소가 해결되었다.
빠이의 속도에 맞춰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쓰기로 한다.
첫댓글 왜 커피를 안 마시는지요?
술 은요?
그리고 지나가던 운전자 들이 부러워서 쳐다본게 아니구요
아마도 비오는데 왠 미틴눔 인가? ㅋㅋㅋ (미안~)
일전에 어머님과 여동생 분을 여행길에서 뵛던적이 있었는데..
구리오돈 님은 돌연변이 인듯...
태국 여행기 잘 보고 있습네다~
하하하~~~그래서 쳐다본 것이었군요.
뭐, 미친놈이라고 쳐다봤어도 상관없습니다.
진~~~~~~~짜 행복했던 시간이었거든요.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글을 통한 여행을 했습니다...
잘계시죠?? 더위에 즐겁게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어제는 래트팅 다녀왔어요...즐겁게.....
래프팅 어디에서 하셨어요?
요즘 물이 많아서 어디를 가도 재미있었을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린천을 좋아합니다.
단골집도 있어요. (자주 못가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