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는 철학이 없다.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도 없다. 오로지 경쟁만 부추기는 한국의 교육이 돈과 권력만 좇는 지식인, 정치인을 낳았다. 그들이 학벌 좋고 지식은 많은 엘리트인지는 몰라도 타인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가슴(마음)은 없다. 나치도 전부 지식인들이었다.”
- ’논어’를 새롭게 읽어야 한다고 했다.
“유교는 종교가 아니라 정치 철학이며 윤리다. 공자의 사상은 17세기부터 라이프니츠, 칸트, 볼테르 등 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선 유교를 구시대의 산물로 여기는 풍토가 있지만, 논어는 21세기에도 읽어야 할 통치 철학이다. 거기엔 현대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인간에 대한 예의, 호혜, 다름에 대한 존중이 모두 포함돼 있다.”
- 현재의 정치 풍토에 어떤 메시지를 줄까?
“일례로 공자는 임금 섬기는 법을 묻는 자로에게 ‘비판적 충성’을 강조했다. ‘임금이 잘못된 길로 가면 기만하지 말고 굳세게 꾸짖고 경고하라’고 했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직을 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논어의 가르침이다.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을 막지 못한 국무위원들이 명심했어야 할 ‘신하의 도리’ 아니었을까.”
* 논어 인용은 헌문편 제23장임. "자로가 임김 섬기는 방법에 대해 질문했다(子路問事君). 선생님이 말씀하셨다(子曰). '속이지 말고(勿欺也), 안색을 범하라(而犯之).'" (박희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