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다우 조회 : 366 |
돌로미테(Dolomites)
이탈리아의 북동쪽 오스트리아와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백운암 바위 산군 일대로 넓이는 약 5,500㎢로 벨루노, 남티롤, 트렌티노 지역이 이에 속한다 제1차 세계대전(WW1)에서 오스트리아가 패전국이 되면서 많은 부분이 현재의 이탈리아 영토에 포함된 곳으로 2009년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원래 Monti Pallidi(Pale Mount)이라 불렸지만 1788년 프랑스의 지질학자 Deodat Gratet de Dolomieu에 의해 이곳의 암석 성분이 일반 석회암 성분과는 다른 마그네슘이 결합된 칼슘마그네슘카보네이트의 백운암(dolomite) 성분인 것이 밝혀진 후 그의 이름을 따 현재는 돌로미테(Dolomites)로 불린다
알타 비아(Alta Via)는 High Route의 의미로 돌로미테를 남북으로 횡단하는 트랙인데 상기 사진에는 6개의 트랙만 표시되어있지만 현재 약 10개 정도의 Alte Vie가 있으며 이중 최초로 만들어져 안전하게 걸을 수 있고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Alta Via N.1(AV1)이다
최초 목동이나 양치기들이 다니던 소롯길이 WW1 동안 군사용 물자수송을 위한 노새의 길(mule track)로 변했고 현재는 적절한 간격으로 배치된 산장들을 이어주는 자동차의 편리한 교통망이 되었는데 트레킹 동안 하루 일정을 마감하기 좋은 곳마다 산장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식사와 잠자리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AV1을 걷는 최대의 장점일 것이다
이번 트레킹을 준비하며 돌로미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국에서 출간된 책자를 구입하기 위해 수차례 인터넷 검색을 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돌로미테`란 제목의 여행 안내서 및 관련 책자는 한권도 없어 정말 의아했다 추정컨데 아마 한국인에게 스위스의 알프스는 익숙한 곳이지만 또다른 알프스인 이탈리아의 돌로미테는 아직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나마 영국 Cicerone에서 출간된 `Trekking in the Dolomites`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7월 4일 출발을 하루 앞두고 우연인지 꼬장질인지 분간이 석연찮은 태풍 쁘라삐룬이 몰아닥치며 김해공항 출발의 항공편들이 무더기로 취소되었다 내항기를 이용해 인천공항에서 편하게 베네치아행 항공편으로 환승하려던 계획은 취소되고 하는 수 없이 전날 심야버스로 서울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출발 당시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공급이 한참 문제가 되던 시기였다 비축 에너지의 저장량이 넉넉하지 못하기에 비행시간 11시간 동안 배를 쫄쫄 굶는 상황을 우려해 배낭 속에 컵라면 하나를 곱게 찔러두었다 다행히 베네치아까지 가는 동안 두 끼의 식사는 아무런 문제없이 제공되었다
여행 동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은 꼭 챙기는데 이번엔 안내서 외 별도의 책은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된 일본어 파일을 틈틈이 들어보기로 했다 다리힘 빠져 걷기 힘들면 일본이나 자주 가겠다고 생각한 바 있어 일본어는 노후 대책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단어를 10개 외우고 돌아서면 1개만 겨우 머리속에 남으니 어느 세월에 노후 대책이 갖춰질지 모르겠다 더구나 중국어까지 겹쳤더니 용량 과부하로 죽도 밥도 아니다 과유불급이라고 과식하면 사달이 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
<Hotel Bellevue>
베네치아 마르코폴로공항에서 북쪽으로 160km, 2시간 거리의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로 이동해 숙소 Hotel Bellevue에 여장을 푼다 Bellevue가 아름다운 조망이란 뜻의 불어인인데 명색이 산악마을인데 당연히 조망 빼면 뭐가 있을까 이번 트레킹 동안 과연 나는 돌로미테의 어떤 조망을 매순간 대하게 될지 설레임과 함께 궁금해진다....
여장을 풀자마자 카메라만 들고 숙소를 빠져나와 혼자 코르티나 담페초를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내일부터 걷게 될 트레킹 지역이 어디쯤인지 추정해보며 처음 대하는 낯선 지역에 대한 나의 방향감각을 재세팅한다 무조건 따라가는 수동적 걷기보다는 스스로 찾아가는 능동적 트레킹을 위해서라면 방향감각은 제1의 기본조건일 것이다 " 저 앞에 보이는 능선(Pomaganon) 너머 우측으로 Monte Cristallo가 있고 그 우측에 내일 당장 걷게 될 트레치메가 있을 것이야 "라는 식으로....
이번 트레킹 동안 gps로 기록한 트랙을 적색선으로 표시한 것이다 중앙의 코르티나 담페초 호텔을 중심으로 우측 상부에 원형의 트레치메가 있고 좌측 서쪽으로 Alta Via N.1(AV1) 트랙이 표시되어 있다
"교회의 종탑 좌측으로 저멀리 하얀 봉우리는 돌로미테의 왕인 Sorapiss쯤 될 거야..."
광장에서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군복을 착용한 사람들이 차례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굳이 묻지는 않았지만 WW1 당시 돌로미테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일 것 같다
암페초계곡의 중앙에 위치한 코르티나 담페초는 1956년 제7회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다 그 이전 1944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도 선정되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그때는 올림픽이 열리지 못했다 이렇듯 코르티나 담페초는 하계 휴양 및 트레킹과 함께 동계 스포츠의 중심지로 평소에는 인구수가 7,000명 정도지만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유동인구 증가로 4만 정도까지 불어난다
"저 산은 Alta Via 3일째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잘 보게될 Topane 부근이겠지...."
스위스의 아름다운 산악마을 체르마트와 유사한 분위기인 듯하면서도 역시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이탈리아적 색채가 곳곳에 묻어있다
카페에 앉은 연인, 가족, 친구들 이곳 사람들의 모습은 여행자의 눈에 그저 평화롭기만 해보인다 아무런 근심, 걱정, 생활의 고단함 등이 묻어있지 않아 보인다 이들의 얼굴엔 생활의 습기를 걷어낸 보송보송한 미소가 얼굴에 번지곤 한다
돌로미테와의 만남에서 첫여정을 풀고 첫날밤을 보내게 되는 코르티나 담페초, 시간이 지나도 오래 기억되고 자주 생각날 추억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처음이란 단어로 설명되는 일은 으레 기억속에 잘 지워지지 않는 법이기는 하지만... |
첫댓글 글을쓴분은 마산에서 내과병원을 운영하는 60대초반의 의사인데
휴가를 이용하여 세계 곳곳의 오지를 여행하시는분 입니다
지리99 회원이며 지리산 곳곳의 험준한오지를 거의 답사한분 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