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현대적인 문화 명소 골프존 조이마루에는 실내외에 많은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방문하는 사람에게 예술 감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골프존 조이마루
현재 골프테마파크 뜰에서는 지용호 작가가 폐타이어 등으로 만든 근육질 동물 조각과 알록달록하고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정혜진 작가의 조각이 전시되어있는데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감상할 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실내에서도 조각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바로 천재조각가 구본주의 작품전입니다.
'비스킷 나눠먹기2'(나규환, 전미영 제작)
골프존 조이마루 건물 1층 로비에는 이런 조각 작품이 있습니다. 마치 벤치같은 작품이어서 앉아도 되나 망설이다보면 옆에 있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본주 작가는 시대의 삶과 애환을 승화시킨 작품으로 진한 감동을 주는 작가로, 이 작품은 벤치 형태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벤치나 테이블, 낮잠 자는 곳 등으로 쉼터 공간을 제공하여 휴식의 즐거움을 나눈다는 의미랍니다.
그런데 작가 이름 앞에 '故' 글자가 붙어있어요! 주변에서 작품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세상을 떠난 작가인줄 몰랐네요. 2003년 37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길지 않은 생에 이처럼 길이 남는 작품을 남겼으니 조각가로서의 삶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골프존 조이마루 6층으로 올라가면 외부로 탁 트인 공간이 나오고 그 중앙에 지용호 작가의 폐타이어 작품이 포효하며 지키고 있습니다. 그 너머로 보이는 곳이 구본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아트센터 쿠입니다.
이번 전시는 작고 작가 재조명전으로 4월28일에 시작하여 6월29일까지 두 달동안 계속되는 전시입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청년조각가 구본주를 추모하고 그가 작품으로 보여주는 시대 정신을 바탕으로 진보적인 예술가의 풍모와 장인 기질, 그의 작가적인 창의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비스킷 나눠먹기1'(2003)
골프존 조이마루 1층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벤치 작품의 미니어처입니다. 위 사진에 작게 만든 돼지, 악어 등의 조각도 그대로 확대하면 벤치가 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이게 왠 날벼락'(1997)
두꺼운 철판을 절단하고 휘고 구부리는 과정으로 힘들여 만든 형상은 현실에 지친 서민의 모습을 해학을 담아 표현하였습니다. 위의 작품은 제목이 '이게 왠 날벼락'(1997)입니다. 쇠뭉치가 떨어지며 앙상한 샐러리맨의 머리를 강타하니 손가방을 들고 있는 샐러리맨의 눈알이 튀어나오며 진동으로 넥타이는 요동칩니다. 입은 헤~벌리고 혀가 만화처럼 튀어나와 있는데 과장된 표현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서민의 짐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치만는 않습니다.
'파고다 공원에 파랑새는 없다'(1992)
'위기의식에 빠진 그는'(1999)
위 작품은 '위기의식에 빠진 그는'(1999)이라는 작품입니다, 머리가 어디로 갔을까요? 머리가 뒤로 멀리 빠져서 저 끝에 조그마하게 보이네요. 찌들고 힘든 와중에도 앙상한 몸에 허름한양복을 헐렁하게 걸친 소시민의 모습은 구본주 작가가 작품을 하던 1990년대 후반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그 때보다 무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국민총생산량(GDP)은 증가하여 2016년 현재 캐나다에 이어 세계 11위로 GDP도 수치상으로는 무려 4~5배가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소득도 그 정도 증가하였나요? 국민이 체감하는 바로는 저 조각품과 같은 앙상한 현실이 계속되는 것을 넘어 불평등한 격차가 벌어지면서 마음마저도 상대적으로 더 앙상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서민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구본주 작가는 서민의 작품을 남겨주었나 봅니다.
'가족 편안한 귀가'(1999)
'디 엔드'(2002)
문학 작품이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짙은 페이소스(pathos)를 조각 작품을 감상하면서도 느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