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양반)과 평민(중인), 노비와 천민(백정, 기생등)으로 계급구조가 명확하고, 계급간 이동이 불가능했던 봉건시대에는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는가 하는 것이 평생의 운명을 좌우했다. 귀족(양반)내에서도 세도가(勢道家)가 있었는가 하면, 몰락한 양반도 있었을 테지만 고정된 신분과 지위는 뛰어남기 힘든 사회구조였다.
법과 제도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형평성을 이루었지만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넘어서지 못하는 계급/계층간 허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권력과 지위가 중심이었던 봉건시대에 비해 ‘돈/재물’이 권력이 되는 현대사회에서도 부모의 지위와 역할은 자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생의 출발점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고 누군가는 저 앞에서, 또 누군가는 저 뒤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관상학에서 초년운 즉 부모운을 관장하는 부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귀
귀는 유년으로 1~14세를 관장한다. 좌측 귀는 1~7세까지의 운으로 선천적인 운을 의미하고, 우측 귀는 8~14세까지의 운으로 후천적인 운을 나타낸다.
유아(어린이)의 귀가 크고 두텁다고 해도 색이 어둡고 때가 낀 듯한 모양이면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반대로 귀가 뽀얗고 맑으면 부모의 현재 경제적 환경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좌우 귀의 높낮이가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나면 어머니가 아기를 임신했을 당시에 상당한 고난을 겪었음을 의미한다. 고전관상학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두고 ‘아버지’를 잃은 유복자 관상이라고도 했다.
2. 대칭성
「좋은 관상」에 대한 해석을 두고 여러 의견이 가능하겠지만, 공통적으로 신체 각 부위가 ‘조화와 균형’을 이룬 관상을 꼽는 경우가 많다.
사람(동물도 마찬가지지만)의 신체는 유독 짝수(일반적으로 두 개)로 구성된 것이 많다. 관상학에서 핵심 부위로 보는 오관(五官) 즉, 눈, 눈썹, 코, 입, 귀 중에서 세 개가 두 개의 짝수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모습을 두고 아름다움(또는 잘생김)을 규정할 때도 균형과 조화를 이룬 얼굴을 제일로 꼽는다.
두 눈 크기 같고 눈썹의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하며, 이마의 발제선(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선)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수평을 이루고 있다. 귀의 높낮이와 모양이 같고, 코는 휘어지지 않고 반듯한 것이 면상에서 대칭성을 이루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두 눈의 크기와 높이가 다른 ‘자웅안(음양안)’이거나, 두 눈썹의 높이가 다른 경우, 이마의 발제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두고 고전관상학에서는 부모복이 없는 경우로 규정했다.
앞서 살펴본대로 귀의 높낮이와 모양이 다르고, 코가 눈에 띄게 휘어져 있으며, 양 관골(광대뼈)가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것 역시도 부모복(특히 아버지)이 없는 관상이라 하였다. 아무래도 먹고 사는게 힘들고, 전쟁과 천재지변, 질병으로 인해 죽음이 멀지 않았던 ‘봉건시대’에는 이러한 모습을 한 아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고전관상학의 대가들은 이러한 특징을 잘 이해하고 서술했다.
현대 유전학에서도 이러한 서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후성유전학’에서는 아이를 임신한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극심할수록 ‘대칭성’에 문제가 생긴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3. 이마
이마는 양(陽)의 공간으로 지능과 관록(직업운, 출세운), 행동반경을 나타내는 부위이다. 또한 유년으로는 15~30세까지의 청년기에 해당하고 윗사람(부모, 직장상사등)의 도움, 서열관계를 보게 된다.
이마는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에 둥글고 넓어야 좋은 이마에 해당한다. 살이 도톰하게 감싸고 색(色)이 맑고 고우면 부모의 관(官)을 얻어 출세의 기반을 형성한다. 여기에 인당(미간)까지 넓고 도톰하면 지능과 집중력이 뛰어난 수재의 상으로 봐도 틀림이 없다.
반면, 이마 좌우의 모양이 다르고, 머리카락이 내려와 이마가 좁아진 경우, 흉터나 굴곡이 있는 이마는 부모로 인해 고달픈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젊은 사람들 중에 머리카락으로 이마 전체를 가리고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이마는 관록이고 대인관계의 자신감이 자리한 공간이다. 이마는 가급적 오픈하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
배우 한가인의 넓고 깨끗한 이마
4. 전택궁(田宅宮 )
전택궁은 눈과 눈썹 사이 즉 윗 눈두덩이 부위를 말한다. 전택(田宅)은 밭과 집을 말하는 것으로 먼저 고전관상학이 기술되었던 봉건시대에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화폐의 거래가 요즘 같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요즘도 부모의 유산으로 부동산을 물려받는 경우도 있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봐도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고전적 개념의 상속은 집과 땅(논,밭)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전택궁은 넓고(높고) 도톰한 것을 길상으로 본다. 넓고 도톰하고 둥근이마에 넓은 인당(인당은 이마와 코를 이어주는 교량의 역할을 한다.)과 풍유한 전택궁을 타고난 사람은 부모님의 재력이 상당한 경우가 많다.
반면, 전택궁이 좁고 살이 없으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변변한 유산이 없거나, 상속 서열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5. 천창 (天倉)
천창은 복덕궁(福德宮)으로도 불리며 위치는 눈썹 끝부분과 머리카락 사이를 말한다. 복덕궁이 넓고 두터우면서 색(色)이 밝고 윤기가 흐르면 타고난 복이 두터워 조상덕을 많이 본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복덕궁을 조상이 내린 창고로 천창(天倉) 또는 천고(天庫)라고 한다.
반면, 천창이 너무 좁아 공간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움푹 파인 경우 또는 흠집이나 흉터가 있으면 부모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초년 고생은 물론이고, 성장해서도 삶의 고난이 많고 부모와의 관계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천창은 ‘학문궁’으로도 보는데, 머리카락이 난 부위가 넓어 너무 좁으면 학문운(학습기회)이 좋지 못할뿐더러, 사회적 평가를 받아야 하는 각종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6. 위의 사례 중 하나 정도라면 어느 정도 성장과정에서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지만, 두 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초년 (아동청소년기)기의 어려운 환경이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끼치거나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 관명 관상학 연구원 / 010 3764 43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