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불제자들이 밝히는 연등행렬이 사바의 무명을 걷어내 모든 괴로움과 어리석음을 물리치는 진리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고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세상 가득 퍼지길 기원하는 연등축제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조계사가 위치한 우정국로에서 열린 불교전통문화 한마당에서는 불자를 비롯해 시민, 외국인 등 10만 인파가 몰려 성대히 진행됐다.
특히 이번 연등축제에는 한국 전통의 멋과 흥을 함께 즐기기 위해 찾은 외국인의 수가 부쩍 늘어 연등축제가 이미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 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연희단의 공연과 연등법회가 봉행된 동국대운동장에는 봉행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각 종단 지도자, 봉은사, 능인선원, 도선사, 조계사 신도 등 3만여 명이 동참했다.
연등법회에서 자승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의 연등축제는 과거와 소통하는 것이며 동시에 오늘의 세상과 화합하는 축제이기도 하다”며 “너와 나, 좌와 우,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대립과 갈등으로 어두운 세상을 우리는 소통의 등, 화합의 빛으로 환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내 것을 버리면 비로소 상대방이 보이고, 나와 남을 떠나야 진정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오늘 우리가 밝히는 이 등불은 비록 작지만 삼천대천세계를 태양처럼 밝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등법회를 마친 불자들은 오후 7시 동국대운동장을 출발, 동대문을 거쳐 종로, 조계사로 이어지는 제등행렬을 시작했다.
동국대 운동장을 출발한 10만 제등행렬은 서울 도심을 오색찬란한 연등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거리에는 수십만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형형색색의 연등행렬이 지날 때마다 환호성과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 연등축제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봉축위는 이날 연등축제에 불자들을 비롯해 시민, 외국인 등 30만여 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10만 연등으로부터 분출된 환희의 물결은 회향을 알리는 대동한마당으로 이어졌다.
풍경소리 정유탁 씨와 여현아 씨의 사회로 진행된 대동한마당에서는 타악 그룹 ‘야단법석’이 흥겨운 리듬으로 관객들의 흥을 돋웠고, 연꽃소녀들, 그룹 ‘김현성과 움직이는 꽃’, ‘박애리와 친구’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어 제등행렬에 참여했던 대중들은 꽃비가 내리는 가운데 ‘강강술래’ 등 대동율동을 함께 진행하며 화려했던 연등축제 폐막의 아쉬움을 달랬다.
꽃비를 맞으며 막을 내린 불기 255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는 5월 15~16일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40여 곳에서 100만 명 이상의 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일제히 열려, 부처님오신 뜻을 새기고 널리 알리는 전법의 장이기도 했다.
한편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5월 21일에는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의 각 사찰에서 부처님이 이 땅에 나투신 참 의미를 나누는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된다.
권오영 기자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