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수업 중, ‘12명의 성난 사람들’(1957년 작품)이라는 흑백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아이들이 “웬 흑백영화?” 분위기였다가 5분 정도 지나니까 잠잠해지고 그 후로 쭉 빠져들었던 그런 영화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갇혀진 방에서 일어나는 12명의 배심원들의 공방을 다루는, 언뜻 봐서는 지루할 것 같은 그런 영화지만 워낙 잘 만들어진 영화라 지금 봐도 흥미롭고 의미가 깊은 영화입니다.
내용은 18세의 스페인계 소년이 자신의 친아버지를 예리한 나이프로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이 열리고 12명의 배심원들은 최종결정을 위한 회의에 소집되어, 자신의 결정에 관해 투표를 했는데... 결과는 12명의 배심원 중 1명(헨리폰다)을 제외한 11명 전원이 스페인계 유죄로 판결을 내립니다. 이 때부터 이 남자가 자신이 왜 무죄라고 생각하는지, 나머지 11명의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장면이 영화 내내 이어지고, 결국 전원이 무죄라는 결정을 하게 만듭니다.
편견을 가진 배심원들의 논리적 허구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그들이 스스로 얼마나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했는지 깨닫게 하는 과정이 참 흥미진진했고, 다수결이 때로는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죠.
인간은 본능적으로 소수자로 남는 것이 불안한 존재입니다. 다수자에 속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그래서 때로는 별 생각 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인지부조화를 겪으면서도 다수에 서게 됩니다.
대안교육도 그렇죠.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수자이고 여기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한 불안하기만 합니다. 머리로는 이런 교육이 옳다고 느끼면서도 현실에서는 자주 흔들립니다. 아이들도 이 길이 좋으면서도 부모님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공유하는 친구들은 많이 흔들립니다.
이 모든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길을 과감하게 선택한 우리들의 결단은 어렵지만 또 대단한 것입니다.
소수자들이 다수자들을 상대해서 설득하는 방법은 스스로 확신을 내재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또 학부모님들은 얼마나 이 선택한 길에 확신을 갖고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난 한주는 평온했습니다. 7기들도 학교에 잘 적응해 가고 있고, 선배 기수들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언제 이 친구들이 출렁댈지 긴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흐흐... 아직 크게 아픈 친구는 없는데 이제 날이 좀 더 뜨거워지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수업 선택이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수업을 택했는지, 내일까지 표를 올리겠습니다.
-5기들은 지난주부터 희규샘과 졸업 프로젝트를 위한 개별 면담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주제를 잡지 못 한 친구들, 넓게 주제를 잡은 친구들 그리고 주제를 구체화한 친구들...이렇게 세 그룹으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5월 14일 학교방문의 날에 맞춰 희규샘은 5월 4일 한국에 들어갑니다.
한국에는 봄이 오고 있나요?
고맙습니다.
<아침 모임에서 서로 어깨를 안마하면서...>
<1주일을 열면서 신나게 율동을...전 사진 찍는 걸 핑계로 슬쩍 빠져서...>
<동작 따라하기 게임>
<아침 출근(?) 중인 학생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