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우면산 기슭아래 자리잡은 국립국악원(예악당)에서 "동국예술기획 박동국 대표"를 바쁜 시간을 내어 잠시 만났다. 동국예술기획의 ‘한국의 명인명무전’이 1990년 서울에서 첫 무대를 연 뒤 24년 만에 제77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2013년 5월 9-10일 양일간 서울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지게 될 ‘한국의 명인명무전’은 제77회라는 경이적인 공연기록을 세우는 뜻 깊은 무대로 관객들을 찾아갑니다. 전통의 원형 보존과 전승이라는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전통춤의 뿌리를 지켜내면서 동시에 전통춤의 다양한 변화의 모습들을 내재화시켜, 무대 위에서 승화시켜온 ‘한국의 명인명무전’은 전통의 곰삭은 향과 맛과 멋을 이 땅 방방곡곡에 펼쳐왔습니다. 전통예술의 향기를 전파해온 전령사 그동안 한국의 명인명무전 제77회와 소리와 몸짓 제36회를 이어오는 동안 조선시대의 마지막 무동 김천흥 생을 비롯하여 한 시대의 전통춤꾼을 대표하는 고 김천흥 선생, 판소리의 가악, 고 박동진 선생, 일인 창무극의 대가 고 공옥진 선생, 이매방 선생, 강선영 선생 등 전통예술분야의 명인들이 무대 위에서 명멸했습니다. 이 외에도 1500여 명의 전통무용가들이 예술혼을 불살랐으며 130여 개의 전통춤이 깊은 인간의 정서를 녹여낸 춤사위의 향연을 선사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중․소․대도시를 비롯해 해외무대 등 70여 곳에서 공연된 ‘명인명무전’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데 일조했습니다. ‘명인명무전’ 공연의 역사 속에 함께 했던 예술인들만 연(連) 2000여 명에 달하며 공연장만 해도 국내외 60여 개 극장에 이르고 있습니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을 수놓을 전통 예술혼 전통춤 원로들의 무대이자 원로와 중견 무용인이 만나 전통춤의 맥을 잇는 무대로서 전통예술의 호흡을 느끼며 전승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명인명무전’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의 원형의 보존과 계승으로 집약될 수 있습니다.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릴 제77회 ‘한국의 명인명무전’은 ‘시와 한국춤이 만나 춤을 추다’라는 이름으로 펼쳐진다.
▲ 바라춤(윤송미 대구살풀이춤 이수자)외9명이 춤을 추고 있다. | |
9일 첫째 날 바라춤(윤송미/대구살풀이춤 이수자)외9명, 소고춤(김지원/선문대학교 외래교수), 경기살풀이춤(손희경/한국무용사학회 이사), 태평무(황귀자/태평무이수자), 호남살풀이춤(장인숙/호남살풀춤 보존회장), 단향무(박소정/박소정예술나라 원장), 부채현금(홍은주/선화예술고 강사), 지전춤(김혜경/창원대학교 강사), 동초수건춤(강현옥/태평무 이수자), 초립동(박야림/배재대학교 강사), 진도북춤(유덕여 외4명/진도북춤보존회 회원)의 전통 춤사위와 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10일 둘째 날, 공연되는 명인명무전에서는 소고춤(권명화/인간문화재), 승무(오은희/서울예술대학 교수), 한량무(이우호/한국예술원 교수), 호남산조춤(이길주/원광대학교 교수), 태평무(이명자/태평무 교육전수조교), 이매방류살풀이춤(정명숙/준인간문화재), 호남살풀이춤(최 선/인간문화재)외 이수자일동, 원향살풀이춤(엄옥자/인간문화재/부산대학교 명예교수), 진도북춤(김진옥/명지대학교 예술종합원 무용과 객원교수), 동초수건춤(최 선/인간문화재)외 이수자일동 등의 무대를 통해 전통춤의 명인들과 중진, 신예 등 3대(代)가 하나 되어 더욱 빛나는 무대를 선사합니다. 국내외 3개 도시, 3회 공연의 대장정 동국예술기획의 전통예술공연의 대장정은 2013년도 한해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5월 서울공연(국립국악원 예악당)을 시작으로 10월 울산(문화예술회관)에 이어 11월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의 투어(tour)를 진행할 예정이다. 100회-200회 이어질 명인명무전 지난 24년간 전통예술의 원형보존과 계승의 정신으로 ‘제77회 명인명무전 공연’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우직하게 외길을 걸어온 ‘동국예술기획’은 앞으로도 우리 것을 온전히 지키고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비옥한 풍토를 조성하고 ‘한국의 명인명무전’이 후세에까지 면면히 이어질 수 있도록 100회 200회 공연의 찬란한 전통예술의 향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시와 한국춤이 만나 시로 춤을 추다’는 2009년 11월 7일과 8일 동국예술기획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던 제70회 한국 명인 명무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명인 명무전 공연이 막을 열기 전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시낭송과 함께 춤꾼이 나와 춤을 추었는데 관객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그 후 2012년 11월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5회 ‘한국의 소리와 몸짓’ 시낭송에 출연하는 무희와 객석의 관객들이 연호 공연 끝나고 뒤풀이 때 “시와 춤이 만나면 어떨까요?”라는 말이 나왔다.
시인 명기환 선생은 “2010년 6월 27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인간문화제 ‘공옥진 동면에서 깨어나 학이 되어 날아가리라’ 공연 때 박동국 대표와 공옥진 선생이 무대에서 걸판지에 춤추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시로 춤을 한번 춰 보면 어떨까”하고 의중을 물었고, 제자인 동국예술기획 박동국 대표가 “선생님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며 이번 공연의 물꼬를 텄다. 금년 3월 동백꽃이 피기 시작한 보길도 세한정에서 명인명무전 새 무대를 구상하고 있는 동국예술기회대표 박동국(목포 덕인고등학교제자)대표는 동백꽃잎들이 시나브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는 고산윤선도의 어부사시에 맞추어 남대·서대에서 춤을 추었을 동기들을 떠올리며 시로 춤을 추면 어떤 느낌일지에 대해 생각했다. 명기환 선생은 “춤 한번 추고 싶다는 꿈은 용기만 마음으로 새기면서 고희를 넘기고 일흔 한 살이 되었다”면서 “무대에 올라 시를 배경으로 춤을 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동국 대표가 “선생님 그것 참 좋겠는데요.”라고 말하며 평생을 춤으로만 살아온 춤꾼과 평생 바다만 바라보면서 시를 써온 시인이 함께 무대 위에 서는 것을 계획했고 박 대표는 명기환 선생에게 “시로 춤을 추는 것”은 어렵겠지만 기획해서 무대에 올릴 것을 다짐했다. 대표의 연출기획이 실천으로 이루어져 바다시인 명기환의 춤의 시 21편과 21명의 무희가 춤을 추기 전에 시인(명기환, 오선장, 김정묘, 이가을)과 여류 시 낭송가(유정희, 김순선, 손은선, 정현숙, 백시향, 김경숙, 최은우, 문선영, 이정윤)들이 시낭송을 합니다. 여기에 갈고 닦은 무희의 춤 솜씨가 함께 걸판지게 어우러지는 이 무대에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리며, 전통예술혼의 불씨를 지펴내는 값진 여정이 쉬지 않고 이어져 올 수 있도록 전통무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전통예술인들의 의미 있는 궤적들이 이번 무대를 통해 올곧은 평가를 받고 대중과 교감하며 나아가 전통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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