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샤워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욕조 개수대가 막혀 물이 잘내려가지 않기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머리카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조화란 말인가?
머리카락 색깔이 허옇다.
옆집 노인네가 와서 샤워를 하고 갔나?
아님 내가 벌써 이러코롬 푹 쉬어버렸나?
얼핏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 그건 다름아닌 옥수수 수염이었다.
시골에서 노인네가 옥수수를 보내오셨는데
그것이 택배동안 숨을 쉬느라 뜨거워져 잠깐동안 돗자리에 널어 놓았던 일이 있다.
돗자리엔 당근 옥수수 수염이 떨어졌을 테고
돗자리를 닦느라 마눌님이 욕조에 그걸 털어 넣었던 게다.
잠시 덜컥했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옥수수 수염을 제거하는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묻어난 아침이었다.
첫댓글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