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고교평준화 주민조례제정 운동본부』발족 선언문
학교서열화, 누구의 욕망인가?
헌법에는‘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교육평등권이 명시되어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반계고는 학교장 선발에 의한 입시전형을 폐기한지 오래되어, 고교평준화 교육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역, 성, 학교, 가정 배경 등과 상관없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이자 학교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핀란드는 대학교까지 평준화를 실현했다. 입시지옥이 사라진 핀란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하고 놀기만 할까. 아니, 오히려 경쟁이 없어서 진정한 배움이 시작되었다. 먼저 이해해서 친구에게 설명하는 식으로 복습을 하기 때문에 즐겁게 협력공부를 하여, 국제학력비교평가에서 10년간 1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교육청은 충남의 심각한 교육격차에 대해 어떠한 과학적 실태조사도 하지 않음으로써 교육의 본질과 취지를 고사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특정학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편견을 갖고 있으면서‘중립’이라는 허구적 수사를 들먹여왔다. 이미 충남에도 과학고,외국어고,예술고,체육고,국제고,자사고 등 소위 일류학교인 특목고들이 모두 있다. 그런데도 평준화를 하면 우수생을 희생시키는 나쁜 짓이라고 말하면서 일반계고 학교의 서열화를 고집하여 학력격차만 극심해졌다. 여전히 하향평준화를 우려하며 끝까지 버티고 있는데, 하향평준화 논란을 야기한 보고서를 보자. 유일하게 비평준화 정책의 우수성을 보고한 한 경제전문가 집단의 보고는 학계에서 타당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평준화 정책이 적용되는 지역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연구는 일관되게 보고되었는데도, 학계에 발표조차 못한 보고서에 관해 떠드는 경제언론지의 미신을 언제까지 들먹일 것인가.
충남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천안의 고등학생들은 학교 서열이 드러나는 교복을 입고 다니므로, 누구는 으스대고 누구는 움츠러든다. 학원이나 학교의 학생 선발을 위해 성적 정보가 보호되지 못한 채 나뒹굴기도 하고, 입시성적이 뛰어난 중3학생 선발을 위해 내신산출이 가능하도록 10월내로 시험을 마감하는 학사붕괴 현상도 생겼다. 집근처 학원은 다닐 수 있어도 집근처 학교는 못 다니는 것은 학교의 학생선택권이 지나친 것이다. 학교 서열 때문에 다수 학생이 차별당하는 교육 기회! 비평준화 시행 16년간 수능평균점수 최하위 충남! 자살자 급증!
이런 비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평준화운동은 천안에서 충남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자 최근 허송세월만 보내던 충청남도교육청이 고입전형 조례제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것을 더 구체화시켜, 내년 3월 이전에 입법안을 도의회에 상정하기 원한다. 충청남도교육청이 헌법대로 교육의 본질과 취지에 맞는 교육 환경을 개선코자 조례제정 계획을 세웠다면, 헌법에 맞게 여론조사 과반수 찬성률을 포함한 입법안을 내겠다고 공언하기 바란다. 헌법과 국가교육정책 방향보다 지역 명문고 동창회의 힘 있는 소수 유권자들이 여전히 더 무서운가. 그렇다면 운동본부는 도의회와 도교육청이 교육개혁에 힘을 낼 수 있도록, 11월 29일부터 청구인 서명을 받으며 도민의 기대를 모을 것이다. 그리고 기필코, 2014년 고교입학생들은 학교장의 선발에 차별 받지 않도록, 고교평준화를 실현할 것이다.
충남교육청은 평준화를 서두르고, 교육격차 학력저하 앞장서서 막아라!
주민의 힘으로, 행복한 교육환경 만들자!
고교평준화 실현하여, 청소년인권 꽃피우자!
2011. 11.3
충남 고교평준화 주민조례제정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