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빼먹는 여자
우리 동네에 대체의료기를 체험하는 곳이 있다.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 연로한 어르신들이라 치매 예방을 하고 두뇌 회전을 위해 센터장님의 배려로 일주일에 한 번씩 빙고 게임을 한다. 빙고 게임은 진행자가 부르는 숫자에 따라 가로로든 세로로든 대각선이든 직선으로 연결만 되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다.
가격이 저렴한 경품이지만, 가정에서 필요한 생활필수품이기에 모두 모두 숫자를 맞추는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참석자 중 가장 연장자인 연세 구순인 할머니가 계시다. 이 할머니 연세는 높으시지만, 빙고 게임을 매우 좋아하셨다.
빙고 게임을 할 때마다 그 할머니 곁에 앉아 할머니의 게임카드와 자기 게임카드를 나란히 놓고 숫자를 맞추어 주는 중년 여성이 있다. 회원들 모두 그 여성을 마음씨 고운 고마운 분으로 알고 있었다. 연세 드신 할머니를 도와주는 착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게임카드 두 장 중 먼저 당첨되는 건 무조건 할머니를 드린다더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두 장 모두 당첨될 땐 상관 없는데, 달랑 한 장만 당첨될 땐 할머니는 빈손이란 걸 알았다. 자기가 필요한 물품으로 골라가는 약삭빠른 행동에 놀랐다. 연로하신 노인을 도와드리는 척 속임수를 쓰는 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거나 마찬가지다.
견물생심이라지만 세상에 어디 할 짓이 없어 선의를 빙자하여 속임수를 쓸까? 아무리 세상인심이 메말랐다지만 그럴 수는 없다. 그러한 장면을 목격한 센터장님뿐만 아니라 회원들 모두 실망했다. 그로 인하여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마련되었던 빙고 게임은 중단되었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많은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빙고 게임은 경품을 타기 위한 단순한 놀이라기보다 숫자를 맞추며 치매를 예방하는 치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통하여 과유불급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