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와 잔 파 부침개
추석아침, 아버지 영정사진 옆에 젊은 새 사진을 놓는 심정이란? 애가 끊어지는 고통 이였습니다.
연도 바치고 성당에 합동미사 참례하고 나니 고향에 가족모임이 생각났으나 가기 싫어 가시방석에 앉아있자! 아니나 다를까 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추석! 코로나로 영락공원엔 통제를 해서 못 들어가고 사람만나기가 두려워 두문불출이라 하며, 이 충격을 속히 추스르려고 노력중이니 내년 설쯤이면 모다 만날 수 있겠지 싶다. 했어요.
그동안 명절이면 육류나 생선을 주로 즐겨왔으나 이번명절엔 식성은 변한다는 걸 실감했답니다.
아내가 잔 파를 좋아해서 심으라며 뿌리를 줄때면 근성으로 심었다가는 서너 번 솎아주고 없애버리곤 했었는데 올여름에 또 한 봉지주기에 대충 심었어요.
텃밭에 새순이 올라오는 재미면 됐지! 싶어 내버려 뒀다가 추석에 먹을 게 다양하지 않아서 부드러운 걸 가위로 잘라 홍합과 매운 고추에 버무려 파전을 부쳤더니 느끼한 추석음식이라 젓가락이 그쪽으로 갔어요. 왜 명절음식이 기름지잖아요?
그기다 전어 회를 시켜주니 양념파를 곁들여 식구가 다 잘 먹었었는데 저 역시 그걸로 배를 채웠죠.
파가 소화 잘되고 혈류에 좋으며 염증, 당뇨, 암도 다스린대요.
잔 파 초벌이라 부드러워서 맛있었을까요?
늦가을이면 또 올라올 터이니 그때 되면 연유를 알겠지요.
특히 부침개는 내년 5월에 출산예정인 산모인 며느리가 좋아했는데요. 회를 금지시켰더니 쩝쩝!
요즘 며느리 공주모시 듯하다보니 아내가 녹초가 다됐어요.
어느 날 체력이 떨어지면 그땐 쓸쓸히 두 노인네만 남겠더군요.
첫댓글 홍합과 매운고추 파전 맛깔스러운 글솜씨에 침이 넘어갔습니다~내년 5월에 기쁜소식이 기다리고 있어서 감동받습니다.언제나 늘 주님 은총속에서 편안하시길ᆢ
청량고추 송송 썰어 넣은 부침개는 뭐든 맛있습니다. 전어도 맛있어 보여요.^^ 내년 봄날에 만날 손주, 기쁜 소식 축하드립니다.
침~ 꼴깍~ 입니다^^
왜? 이시간에 야곱님의 파전과
전어를 보았을까요~
부엌에 가서 총각김치에 흰밥이라도
먹고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