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레스토랑 운영 경험 살려 젓가락으로 먹는 크림파스타 출시 호응
포나인의 이색 메뉴인 젓가락으로 먹는 카르보나라 쌀국수.
- 해선장·칠리소스 뿌려 비벼먹을 수도
- 신선한 채소 가득 월남쌈도 인기
부산 사하구 하단동 PHO9(포나인)은 베트남 음식 전문점이다. 월남쌈과 쌀국수, 춘권 짜조 웨딩쇼마이 등 전채요리, 월남식 볶음밥 등을 먹을 수 있는 여느 베트남 음식점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 집엔 특별한 음식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카르보나라 쌀국수'다. 쌀국수 면을 스파게티 면 대신 이용해 크림파스타인 카르보나라로 만든 것이다.
카르보나라 쌀국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은 식당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이 자리에서 9년간 '베네삐아또'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포나인 김재광 대표는 지난 3월 베트남 음식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이 일대 프랜차이즈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늘어났고 글루텐 프리 열풍이 불고 있어 이에 맞는 쌀국수집을 열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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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해산물 쌀국수. |
카르보나라 쌀국수는 정통 베트남 음식점이지만 직원 고용을 모두 승계하다 보니 우연히 만들어진 메뉴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재미로 쌀국수로 크림파스타를 만드는 것을 보고 손님들에게 시식을 부탁했더니 반응이 좋아 지난달 말 신메뉴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르보나라 쌀국수는 파스타의 페투치니 면처럼 넓적한 쌀국수 면을 사용한다. 쌀국수 면이라고 하면 보통 가느다란 면만 떠올리기 쉬운데 쌀국수 면도 종류가 다양하다. 굵기에 따라 1㎜와 3㎜, 5㎜, 아주 가느다란 실 같은 버미셀리 면으로 나뉘는데, 파스타용으로는 가장 굵은 5㎜를 쓴다. 카르보나라 쌀국수는 일반 크림파스타와 맛은 비슷한데 면을 씹는 식감이 조금 다르다. 밀가루 파스타 면보다 더 쫄깃하고 쫀득쫀득한 게 특이하다. 마치 꼬들꼬들하게 굳은 곤약 면을 먹는 느낌이다. 카르보나라를 젓가락으로 먹는다는 점도 특별한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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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쌀국수 |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뭐니해도 쌀국수로 종류만 10가지가 넘는다. 고기 부위에 따라 양지 쌀국수, 차돌 양지 쌀국수, 안심 쌀국수 등으로 나뉜다. 모두 양지와 사골을 푹 고아 우린 육수를 쓴다. 고기를 더 많이 먹고 싶다면 '고기듬뿍'을 시키면 된다.
포나인은 쌀국수를 맛있게 먹는 특별한 방법도 개발했다. 쌀국수를 그냥 먹어도 되지만, 앞접시에 덜어내 그 위에 해선장과 칠리소스를 3대 1로 뿌린 뒤 비벼 먹는 것이다. 달달한 해선장과 매운 칠리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비빔국수가 완성된다. 매운 것을 잘 먹는다면 칠리소스를 더 뿌려도 된다. 오징어 홍합 새우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매운 해산물 쌀국수는 모양이 꼭 중국집의 짬뽕 같다. 얼큰하지만 기름이 많이 들어가 느끼한 중국식 짬뽕보다는 훨씬 담백한 맛이 난다. 이 외 냉쌀국수와 버미셀리 면으로 만든 비빔쌀국수인 분보싸오, 해물 볶음 쌀국수 등도 있다. 베트남식 볶음밥으로는 파인애플과 새우, 매운 해산물 볶음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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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가 가득한 월남쌈. |
월남쌈 역시 인기다. 베트남식 젓갈인 늑맘소스에 절인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당근 오이 양배추 피망 깻잎 상추 토마토 등 10여 가지의 채소에 곁들여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칠리소스 땅콩소스 등에 찍어 먹는다. 짭조름한 양념고기와 매일 가까운 엄궁농산물도매시장에서 가져오는 신선한 채소는 '맛있는 건강식'을 대표한다. 쌀국수는 종류에 따라 7900~9500원. 월남쌈은 2인 기준 1만8000원. (051)205-1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