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바다로 간 노인, 26회,
히로시의 죽음으로 배안의 분위기는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무겁게 착 가라앉아 있다.
갑판장님은 충격이 컸었나 보다,...눈은 먼 바다 수평선에 있다.
"갑판장님.!"
"뭬꼬!"
"뭔! 대답이 그래여?"
"임마야! 말꼬리 잡지 마그라, 내사 맴이 억수로 않좋데이,"
"알엇시웃! 지 맘도, 맴이 아니구먼요,"
"임마! 늬,삐첬는겨,?"
"그람요,"
"미안타! 내,술한잔 살꺼구먼, 가자!"
"실은 지두 마음이 착잡해서 갑판장님과 한잔하구 싶었는디,여,.."
우리는 삐루 한병씩을 병째로 목구멍에 한머금씩 털어내면서 해변 모래 사장을 끝없이 걷는다.
"오군아!"
"네,...이,..."
"늬,참으로,좋은 놈인기라!,....늬, 내 사위 삼자!"
"네!? 뭐라!? 꾸라,? 꾸라꾸라우,...?!"
"임마야! 놀래키구는, 내사 딸래미가 셋.아이가, 큰 딸래미가 대학 졸업반이야, 늬,보담,
두살 아래야, 임마!"
"싫습니더, 애인이 있구먼이라우,"
"임마! 고까짖,애인 믿지 말그라! 늬,귀국 할 때 쯤엔, 벌써 고무신 꺼꿀러 신어 버렸을텡께,"
"염려 마시랑 께여, 우리 희,야는 절대루 안 그럴텡께여, 그라고, 몸둥아리도 섞었응께여,"
"알았승께,그만 두그라! 근데,늬놈에 대해 궁금한게 무지 많은기라,"
"뭐가 궁금해여?"
우리들은 해변 모래 사장에 덜프덕 주저앉는다.
"늬,놈의 과거사를 털어 놓그라! 근육질 몸둥아리며,행실이 범상치 않아서야!"
"으,하,하하,....별거,아니구먼여,"
"뜸,들이지 말그라,임마!"
운동은 생활이였다.
특히 당수는 천하 제일의 박동근,사범의<당시4 단>의 수제자였다.
설명희 8단,<중앙협회 회장>의 수제자였던 박사범은 박성수 3단, 오명수 2단,을
전국 제일의 대련,<격투기>선수로 키웠다.
"야! 몸의 근육을 다져야 힘을쓴다,힘,이있어야 기술이 먹혀 들아가니께,"
박성수와 나는 쌍벽을 이루며 전국 대회를 휩쓸었다.
박정권이 들어서면서 태권도가 창설되였다.
물론 주체가 우리들이다.
초대 회장에,
설명희 8단,
박동근 4단은 총무겸 무술형 기본형,철기형등을 변형하여 태권도의 골격을 잡았다.
물론 박성수 역시 큰 감투를 목에 걸었다,<내보다 4살위였음,>
나는 그들의 권유를 뿌리처야 했다.
"명원아 늬가 뎅순가 뭔가 한다면 부자지간 의를 끈고해라,"
아버지의 엄명이었다.
"네,알았당께 여!,"
나는 아부지의 완곡한 반대에 순응하는 효자였다.
어쩌믄,시합 때 마다 격어야 했던 격렬한 격투기가 싫었던 것 같기도 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은 엉뚱하게도 책,이 좋았다.
쎄르반데스의 돈끼호떼가 좋았구, 죄,와 벌,이 좋았구,대망,전쟁과 평화,대지,삼국지,수호지,흙,
상록수,유정,무정,감자,뽕,.............문학이 좋았었다.
아부지의 공장에서 아부지의 머슴을 선택 했다.
글구,군대에 입소했다.
군,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근육질의 몸매 때문에 수난의 연속이였다.
"야,문디이, 자슥아 늬.알통있다구 까불지말그라,"
심심하면 고참병들의 주먹 세례를 받았다.<경상도는 전라도를 무지싫어했음>
ㅡ 대전 병참학교,에서의 탈영,ㅡ
신탄진 강변의 모래 사장에서 서울 동기생과 나는 하늘의 별 을 보고 누어있다.
"야,우리 탈영,한거이 맞제, 응? 큰일났다!"
"임마! 죽기아니면 까므러 치기야!"
"나는, 괞찮은디,부모님은 무지 걱정할꺼구먼,......."
"임마,부모님,걱정은 뒷전이라고, 늬 한테 맞았던, 그놈<김일병>혹 죽지는 않았을까?"
"무시기! 왜,죽어! 안 죽을 만큼만,내리 쳤는디,"
"야,늬,주먹은 무쇠,같다야,......한방에 피를 철철 쏟으며 박살이 났잖아,"
"흐미,내 성질이 몬쓴당께,쪼메만 참으면 될것인디! 자 알 ...나가다가 두, 끄트머리 가서는 꼭,주먹이 지랄 이랑께!"
"오,이병! 서울로 가자야,"
"서울?"
"그래,서울은 내고향이다야,"
"내두,충무로에 아는 사람은 있는디,"
비상금을 털어 남방과 바지를 마련하여 신탄진 강가에서 민간인으로 변신했다.
서울역,
생애 두번째다.
"오이병,나랑같이 가자야."
"야,임마,! 오이병! 하지마그라 눈치두없냐!"
"미,..미안,"
"내사,충무로,로,...갈텡께, 늬,갈데로 가그라,"
"않된다야! 촌놈을 팽개치고 그냥 못 가겠다야,"
"그람,따라 오그라,"
충무로,..........
4년만에 찾아온 머나먼 곳이다.
지금은 머리는 빡빡이고 몸은 쫒기는 탈영병 신세다.
혹여나 헌병이 잡으러 오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충무로<인현동 독아,>를 기웃 거린다.
"야, 뭐,하는 놈들이얏! 비켜서지 못햇!,"
"허,....??? 어,네,네,"
"촌놈 들이구먼,일 꾼 필요 없다야,"
"야! 찍새야!"
"허, 이놈봐라??? 촌놈아! 늬,가 언제 봤다꼬? 날,아는체 하누?"
"야,찍새! 나,대장이야,"
"뭐! 대장!?"
"설마? 날,모른다구는 않겠지!"
"어이쿠야! 대장님! 우리대장님!"
찍새는 반 혼이 나간 사람이 되어 호들갑을 떨믄서 독아 안으로 냅다 뛰어간다.
곧이어 감자,곰,무대 형제,등 10여명이 엉켜져서 뛰어들며 넙죽 인사다.
"어,허 ... 일어들나요,챙피 허구먼은,..."
"대장님! 반갑습니다,안으로 드십시요,"
그들은 크게 성공했다.
감자는 의엿한 대 사장이 되어 있었으며 곰,찍새,무대 형제등은 제각기 지분을
갖고있는 주식회사 중역이 되어 있다.
"역쉬! 서울물이 좋긴 좋구먼,"
"무슨,말씀을요,대장님,알통은 훨씬 우람해 졌는걸요,"
"자,인사드려여,내친구여,"
"넵! 인사 드립니다."
십여명이 큰절을 한다.
서울 동기생두 얼떨결에 엎드려 같이 큰절이다.
서울 동기생은 30대의 장정들이 몸사리며 큰 절을 해 대니까는 어쩔줄을 몰라한다.
"허,허,...야,조폭들 흉내 내지 말그라! 그냥 악수나 하믄 될거인디,"
"대장님! 조용한 색씨집으로 모시겠습니다."
"무시기! 관둬요,이집에 술이 지천인디,오징어 한 마리만 구워오믄 되갔구먼은,"
막걸리는,
참,좋은술이다.
목마름과 허기를 담박에 면케하는 요술쟁이 술이다.
촌놈의 본보기로 됫박으로 퍼 마셔데니,......
천하가 배꼽아래서 논다..............
계속 됩니다, 글 / 오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