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나도 모르겠다."라고 해야 할까?
이 또한 모르겠기에 답답하기 그지 없다.
특별한 일 없는 한, 날 새면 집을 나서는 게 내 일상이다.
아침이면 직장을 향해 집을 나섰고, 해거름 때면 집을 향해
직장에서 나섰던 30여년 생활이 순리처럼 돼 버렸기에 말이다.
그러한데 요즘에 와선 때때로 내 맘 소용돌이 치게 하는 어느 사람으로 해서,
쉬 집을 나서지 못하고 골방에 앉아 , 그의 얼굴 띄워놓고 속 끓이기에 빠졌다가,
어느 새 그의 비수(匕首)에 닿아 있는 나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서 일어서곤 한다.
그를 비롯한 그네들의 말과 행동 밑자리엔 뭔가 그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어떤 내막이
깔려있는 것처럼 느껴져 참으로 불안하고 불안하다. 이대로 이끌려가다간 어느 순간 통째로
모든 것을 빼앗기는 그러한 날이 올것만 같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기에 더욱 불안하고 초초하다.
이러할 때는 소리 낮춰 청산별곡을 읊으며 내 맘 가라앉히려고 애를 쓴다.
청산별곡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래랑 먹고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리노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엇디 호리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
래 살어리랏다
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
래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
미
대에 올아셔
금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니
브론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와 잡
와니 내 엇디
리잇고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21.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