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맛집] 산 너머 남촌에서 맛본 강원도 음식의 맛과 따뜻한 만남
오늘은 황사가 짙어 하늘이 뿌옇다.
퇴근 후에 평소에 내가 잘 따르던 띠동갑 위인 부장님과 97세된 부장님의 어머니를 모시고 강화도로 바람을 쐬러 간다.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는데 하필 황사가 잔뜩 끼어 하늘이 뿌옇다.
2000년에 같은 직장에서 5년간 함께 근무를 했었고 작년에 다시 한 직장에서 5년을 함께할 동료이자 인생선배이신 부장님과는
함께 할 이야깃거리가 있어서 만나면 식사도 같이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이런 든든한 부장님이 계서서 직장생활하는데 덜 외롭고 기댈 수 있어서 좋다.
오늘 운전을 못하니 남편에게 운전을 해 달라고 부탁해 넷이서 황사바람을 맞으로 강화도로 향한다.
날씨도 아직은 쌀쌀하다. 평소 잘 가는 광성식당에 들러 점심식사를 한다.
도토리묵에 녹두전, 그리고 된장찌게를 시켜서 맛나게 먹었다.
도토리묵은 물렁해서 부장님의 어머니께서 잘 드시니 좋다.
나이를 먹으면 외로워지고 몸이 불편하니 외출하기도 힘들어 외로움에 눈물지으신다.
이 모습이 미래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한다.
평소 바깥 출입을 좋앟하셨지만 다리를 다치신 후엔 거동하기 불편해 집안에만 계신다고 한다.
가끔 부장님과 식사할 때면 언제 오냐고 나이가 60이 가까운 딸 걱정을 하시는 부장님의 어머니를 뵈면서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모든 부모님의 마음은 모두 다 같으리라.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자식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부모님 마음이야 따라갈 수가 없다.
오늘 모처럼 힘든 거동을 하신 부장님의 어머니를 뵈면서 비록 힘들어 하셨지만 바깥나들이를 즐거워하시던 모습을 뵈며
내심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
저녁식사는 부장님께서 가끔 가시는 '산 너머 남촌'으로 향한다.
저녁식사를 대접하라고 신신당부하시는 부장님의 어머니 성화에 못이겨 오늘은 잠자코 따라가 맛있게 식사를 즐긴다.
오늘은 점심, 저녁 모두 맛있는 맛집에서의 행복한 식사와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있어서 참 좋은 하루였다.
녹두닭
닭고기가 연하고 무엇보다 담백한데다 고소한 녹두가 어우러져 아주 맛이 좋다.
요렇게 한 첨 먹으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도토리전이 아주 쫄깃하고 도토리 고유의 향이 있어 좋다.
도토리묵과 김치, 김 등이 어우러진 도토리묵 냉채가 새콤달콤하니 별미다.
내가 좋아하는 호박죽
집에서도 가끔 쑤어 먹는데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 점점 호박죽 쑤기가 꾀가 난다.
김치에 마늘이 듬뿍 들어간 생김치
마늘이 많이 들어가서 좋다.
열무김치는 살짝 익어야 하는데 전혀 익지 않아 오늘은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돼지고기 수육에 굴소스를 뿌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양파와 함께 먹으니 느끼하지 않다.
아주 먹음직스럽다.
감자옹심이
쫄깃한 옹심이 맛이 일품이다.
감자떡을 보니 시어머니 생각이 난다.
온갖 정성으로 감자를 물에 넣어 삭혀서 가루를 내서 말렸다가
소금물을 팔팔 끓여서 익반죽을 해 팥고물 소를 넣어 만들어 주시던 감자떡 생각이 난다.
쫄깃하고 약간 쌉쌀한 맛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묘한 맛이 났던 감자떡이다.
오늘 맛본 감자떡은 우리 시어머님이 만들어 주셨던 감자떡과는 다르다.
쫄깃하면서도 달콤한 맛만 나는 감자떡이다.
콩비지
보리밥에 콩비지를 넣어 비비면 맛난 보리밥이 된다.
요렇게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영양가 있는 보리밥이 완성된다.
모든 요리가 정갈하고 맛이 있었고 주변 경관 또한 식물원 안에 앉아 있는 듯 했다.
마치 화원에 앉아 있는 것 같다.
반가운 동백꽃도 피어있고
2층에선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까페가 있어서 맘껏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돌과 식물, 꽃 등이 어우러져 신선하면서도 오래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었다.
이 '산 너머 남촌'집은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필수이고 일요일엔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한다.
나눌 줄 아는 주인장의 상도덕이 마음에 와 닿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