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900만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다
[특집 ‘제7차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②] 개막식·물 엑스포 현장 가보니
지구촌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인 ‘제7차 세계물포럼’이 물의 도시 대구에서 12일 막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인사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UN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가 새롭게 채택되고,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 총회(COP21)가 개최되는 의미있는 해인 데다, 이번 행사가 단순히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아닌 ‘실행가치’에 중점을 두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
이번 제7차 세계물포럼은 필자는 정책기자단의 ‘기자’ 자격으로 참여해 개인적으로도 더욱 의미있었다. |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나 문화행사가 아니다보니 인지도가 부족할 거라는 우려와는 달리 이날 현장은 개회식 두 시간 전부터 국내외 귀빈은 물론 일반인 참가자들로 붐볐다. 정책기자단의 기자 자격으로 참여한 필자는 미디어석에서 영국의 BBC 기자와 나란히 앉아 개회식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개회식의 시작은 ‘환영과 화합의 자연 예찬’이라는 주제로 김덕수와 한울림 연희단의 사물놀이로 문을 열었다.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의 대표 공연에 참석한 170여 개국의 인사들은 매료된 듯 보였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박근혜 대통령은 “20세기가 석유가 중심이 된 블랙골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이 중심이 된 블루골드의 시대”라며 “이번 제7차 세계물포럼을 통해 개도국과 선진국이 서로 협력해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실행에 옮겨야할 때”라고 말했다.
|
대내외 귀빈들과 일반인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보안이 이뤄졌다. | 이 같은 제7차 세계물포럼의 목표에 맞게 행사 기간에는 지금까지 논의된 물 문제 해법의 ‘실행’을 모색하는 특별 프로그램들이 다수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일반인에게도 무료로 공개된 ‘물 엑스포’를 눈여겨볼 만하다. 전 세계 39개국 294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 ‘물 엑스포’는 17개 국가관을 중심으로 각국의 물 관련 정책이나 산업 역량을 홍보하고 전시하는 ‘물 전시 올림픽’이다.
이번 물 엑스포에는 두산중공업, 도레이케미칼,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케이워터(K-water) 등 국내 물 관련 기관, 주식회사 생, 로얄정공, 피피아이, 진행워터웨이, 효림산업 등 물 전문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 밖에 세계적인 프랑스 물 기업인 ‘수에즈(Suez)’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Masdar)’ 등 글로벌 물 기업들이 참여해 물 문제 해결방안을 위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
이번 EXPO & FAIR 에서는 각국의 정부부처 및 대표 물 기업 등 총 39개국에서 약 300개 기관이 참가하였다. | 평소 물을 아껴 쓰고 보호하자는 생각만 했지 물을 산업화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이번 엑스포를 통해 물 산업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수자원관리, 수처리, 대체수자원, 에너지 등의 부스로 구성된 물 엑스포에서 입장과 동시에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저 멀리서 나를 향해 웃음짓던 아프리카 어린이의 모습이었다. 바로 국제협력기구인 ‘코이카(KOICA)’의 부스였다.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가와의 우호협력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고 이들 국가들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코이카는 안전한 물이나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고 기본적인 위생시설도 없는 국가들을 찾아 물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코이카의 물 관련 사업은 크게 음식, 건강, 에너지, 정부부처, 교차이슈,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 모든 사업의 목적이 물을 마시고 쓰기 위한 것이라는 기본적인 삶의 문제와 맞닿아있다는 설명에 그만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아직도 900만 명의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 중 150만 명이 콜레라나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간다는 사실 또한 새삼 깨닫게 됐다.
|
물 엑스포에 참여한 코이카 부스의 모습. 국제협력기구인 코이카는 물 부족 국가들을 위한 다양한 물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 또 하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국내의 물 관련 기관의 부스였다. UN은 미래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약 27억 명이 담수 부족에 시달리고, 전 세계 국가의 20%정도가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만큼 물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수처리 기술을 홍보하는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물의 정수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이런 수처리 기술이 단순히 물을 정수하고 오·폐수를 정화해 재이용하거나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 때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식품·의약품·화학공업·섬유·발전 분야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수처리 기술을 가진 물 전문 기업 주식회사 ‘생’의 부스에서 물의 정수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제7차 세계물포럼은 대구 및 경주 등지에서 14일까지 열린다. 앞으로 남은 기간 일반인들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엑스포앤페어(EXPO & FAIR)’를 비롯해 주제별 과정이나 과학기술 과정 등 전문가 세션은 물론 일반인들이 조금 더 쉽게 물에 다가갈 수 있는 시민포럼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세계물포럼은 물의 지속적인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개최지인 대구·경북 지역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대내외 손님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남은 기간 더 많은 사람들이 제7차 세계물포럼을 찾아 물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즐기다가 가길 바란다.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함으로 다가가고 싶은 예비 나이팅게일 이승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