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의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톱기어(TopGear)는 23일(현지 시각) 쌍용자동차의 MPV 로디우스를 기반으로 한 클래식요트 제작 과정을 방영했다.
톱기어의 진행자인 크리스 해리스는 “로디우스는 안이건 밖이건 보고 있는 것만으로 끔찍하지만 우리는 이 차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톱기어와 쌍용차의 악연은 유명하다. 톱기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와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로디우스는 여기에서 ‘가장 못생긴 차’ 2위에 선정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1위는 피아트의 MPV 멀티플라였다.
톱기어는 이 밖에도 국산차 평가에 유독 호된 것으로 유명하다. 이전 시즌의 진행자였던 제레미 클락슨은 국산차와 말레이시아의 자동차회사 프로톤을 소개하는 특집 에피소드에서 “한국은 자동차를 가전제품 만들 듯 찍어낸다”고 악평하기도 했다.
톱기어 측은 로디우스를 기반으로 요트를 제작하는 데에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요트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로디우스의 차체를 절단해 요트 내부에 이식했으며, 운전석의 대시보드, 스티어링휠 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새롭게 설계했다.
실제로 당시 로디우스를 디자인한 켄 그린리 영국 RCA 교수는 로디우스의 디자인을 초호화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톱기어가 제작한 로디우스 요트는 쌍요트(Ssangyacht)라는 이름을 달았다. 차체 전면부는 요트의 갑판에 가려졌지만 C필러와 D필러의 라인은 요트의 형상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톱기어의 또다른 진행자인 맷 르블랑은 “로디우스는 도로에서보다 바다 위에서의 모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관계자는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인 건 맞지만 실제로 요트를 제작할 줄은 몰랐다”며 “BBC가 유독 국산차에 대한 평가가 박하지만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