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레지오 훈화
첫째 주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 전례를 따라 해마다 맞게 되는 사순절이나 대림절, 부활, 성탄 등이,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일상에서 반복되는 행위와 같이 보일 수가 있습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의 단순한 행위처럼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교회는 일상에서 되풀이 되는 행위를 넘어서는 어떤 것에 촛점을 맞추도록 사순절을 통해 특별하게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교회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은총으로서 우리를 안내하는 빛이며, 구원에로 인도하는 교사이자 어머니입니다. 우리는 교회로부터 음식을 받아먹으며 영양을 공급 받습니다. 사순절은 교회를 통한 놀라운 은총을 받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그 사순절의 신비를 우리 마음 안으로 가져오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맞는 다른 모든 것과 다를 것이 없는 행위일 뿐입니다. 사순절은 단순한 가톨릭 전례 시기가 아닙니다. 신앙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진리의 순간을 확실하게 포착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자신이 무엇을 위한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닫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종교로 인해 자신이 속을 수 있습니다. 기도도 하고, 고해성사, 미사참례를 하고, 묵주기도나 순례여행을 하면서 종교행위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하느님의 성령께서 실제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시는 기회입니다. 우리에게는 양심, 인식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이미 여러분에게 양심을 비추고 계시므로 실제로 교회를 통해 가장 큰 양심 조명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빛의 어머니이며 진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실 안에 있는 하느님께 청하십시오. 성 야고보가 말한 것처럼 지혜가 필요하다면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십시오. 믿음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 하느님께 그것을 청하십시오. 마음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면 오직 하느님만이 그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변화되도록 자신을 하느님께 맞길 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하십니다.
둘째 주
사순절은 자신의 마음 안으로 깊이 들어가 용기를 가지고 자신에게 잘못된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된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은 채, 계속 종교적으로 살아갑니다. 기도도 많이 하고, 말 그대로 여러 가지 면에 있어서 아주 독실하지만 영적인 사람이 되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이 영적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자신의 마음의 변화를 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떤지 보려면 살아온 길을 돌아보십시오. 지난 해 사순절에 어땠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 보다 지금 더 나은 사람입니까? 더 성장하고, 더 사랑하고, 더 용서하고, 더 동정심을 가지고, 더 참고, 더 인내심이 있습니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변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순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집으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죽음을 맞는다면, 자신이 걸어가 본 적도 없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랄 것입니다. 그 자리에 멈추어져 빠져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에 붙들려,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뿐인 것이죠. 그러므로 자신이 참된 순례를 하고 있는지, 마음이 변화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그 참된 변화를 실제로 자신의 삶에서 알아 볼 수 있는 것뿐입니다.
고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그 성질을 숭배하는 것처럼 ‘우리 식구들은 다 가지고 있는 거야’ 라고 자랑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끔찍한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많은 은총을 앗아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하느님을 크게 모욕하는 것입니다. 없애 버려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그 성질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보십시오. 그것이 좋은 예입니다. 자신이 인색한 사람이라면, 얼마나 그것이 변화되었는지 보십시오. 지난 사순절보다 얼마나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까? 그런 식으로 자신과 마주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보십시오.
똑같은 질문은 내년 사순절에 했을 때, 나는 어떤 대답을 할까요?
셋째 주
사순절은 광야에서의 사십일입니다. 삶의 고요함, 영혼의 고요함, 정신의 고요함, 존재의 고요함 가운데서 마음 안으로 깊이 들어가 하느님과 나, 이웃과 나의 관계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치명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것을 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부정하고 위선하며,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이 선하지 않은데 독실한 종교인이라는 것이 좋을 것일까요? 정확하게 그것이 바리사이인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죄로 인해, 이 세상의 삶의 좌절감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슬픔을 갖게 되었는지 깨달으십시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잘못된 것들을 지나 왔습니까. 많을 것입니다. 그것들이 우리를 슬프게 만듭니다. 아주 힘들게 하고 좌절감을 줍니다. 자비심과 동정심을 잃고 믿음을 잃고 평화를 잃고 기쁨을 잃게 했습니다. 그것이 기쁨이 없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우리로 하여금 그 감금으로부터, 그 어두움에서, 그 감방에서 빠져나와 행복으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사탄은 우리를 계속 슬프게 하고 비참하게 만드는데 전문가입니다. 자신의 가짜 이미지를 꾸며내게 하는 전문가입니다. 우리는 남에게 행복한 것처럼 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내면은 아주 슬퍼합니다. 우리는 참되고 진실해져야 합니다. 자신을 열어 주님께 순수함, 기쁨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작아짐과 아무것도 아님을 되찾아 달라고 청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어두움에 빛이 되는, 하느님의 기뻐하는 자녀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느님과의 참된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넷째 주
이번 사순절을 이전과 다른 것이 되도록 합시다. 어쩌면 이번 사순절이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여러분을 위해 마련하신 신비와 연결되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에는 지난 많은 사순절을 하느님께서 무엇을 주시려고 해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전례 상 한 시기로 흘려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에 단식을 하고, 평상시보다 조금 더 기도를 하고, 성주간에 참여하면서 조금 감동하고, 약간의 신비를 느끼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 삶과 마음은 전혀 변화되지 않은 채, 무언가 조금 변화되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요. 하느님께서는 진심으로 그 신앙의 은총을 받아들일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그러나 신앙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전과 똑같은 사람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진심으로 자신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 각자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각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으십시오. 현재 자신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습니다. 가끔 삶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때로는 그것이 너무 커서 자신에 대해 잘못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고, 죄인인 자신에 대해 부끄럽게 여기지요. ‘내가 무슨 좋은 일을 할 수 있겠어, 내가 뭘 달라지게 하겠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부끄러운 존재야’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게 느끼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영혼 구원에, 구원의 회개에, 그리스도의 몸에 아주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신비체의 좋은 세포가 되도록 하십시오. 그것을 위해 우리가 창조되었고, 그것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주느냐입니다. 자신을 하느님께 드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모든 것을 하실 것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 일을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일은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거룩해지고 순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이 어디를 가든 사용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자고 있는 순간까지도 쓰실 것입니다. 우리는 육체를 정화하고 성화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요점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아주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삶의 침묵과 작음으로 주님께서 놀라운 일을 하신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특히 여러분이 참되게 성사생활을 하여 성체의 참된 도구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영혼 구원의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