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일본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른바 ‘불황 비즈니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비싸고 새로운 물건보다는 싼 물건을 찾는 경향을 이용한 업종들이 각광 받고 있다.
불황 창업 업종은 중고품을 주로 취급하고 쓸만한 제품을 아주 낮은 가격에 팔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02-501-2001)이 선정한 일본의 인기 불황 창업 업종 5가지를 소개한다.
◆ 중고골프용품점 =도쿄에 본사가 있는 골프파트너(www.golfpartner.co.jp)사는 전국에 180여개 점포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골프를 즐기는 사람의 특성, 운동기간에 따라 각기 필요하고 좋아하는 제품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중고 골프채를 사고 파는 프랜차이즈를 열었다.
다른 골프용품점에는 없는 재고공유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이 이 회사의 특징.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각 점포나 고객은 이 회사의 모든 점포에 있는 수 만개의 상품정보를 한 자리에서 검색할 수 있다. 따라서 A점포에서는 절대로 팔리지 않는 제품이 B점포에서는 팔릴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의 회전율이 높다. 현재 가맹점포 신청이 접수된 것만 300건을 넘는다고.
◆ 생활용품 재활용 전문점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 본사가 있는 생활창고(www.seikatsusoko.co.jp)는 전형적인 중고 생활용품 매입·판매 전문점. 근검절약하는 분위기와 환경보호라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회사의 표어는 ‘불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생활잡화, 수입잡화, 가전용품, 가구, 골동품 등 2000여개 품목을 다루고 있다.
이 회사의 강점은 철저한 상품관리를 통해 중고품에 대한 꺼림칙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없앴다는 것. 일반 생활용품들은 흠집을 없애고 표면을 깨끗하게 만들어 새 물건처럼 만들고, TV, 냉장고 등 전기제품은 정비공장에서 수리하고 소독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230개의 가맹점포가 생겼다. 최종 목표는 1000개 이상이라고.
◆ 중고서점 체인 =헌책방을 편의점처럼 만들어 성공한 회사가 ‘북 오프 코퍼레이션(www.bookoff.co.jp)’사.
‘헌책을 편의점에서 팔고 산다’는 개념이 이 회사의 기본 정책이다. 매장면적이 평균 76평으로 일반 편의점 보다 2배정도 넓다. 실내를 화려하고 밝게 꾸미고, 통로도 넓게 만들었다. 영업시간도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14시간. 밤에도 영업하기 때문에 대학생 같은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다.
창업 10년 만에 직영점 97개, 가맹점 354개로 모두 451개의 점포를 가진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됐다. 최근에는 CD,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함께 취급하는 점포 복합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 중고차 매입 전문점 =걸리버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www.glv.co.jp)사는 가맹점포를 통해 중고 자동차를 사 경매시장에 내다 파는 회사. 94년 설립됐고, 현재 가맹점포수는 600여개.
이 회사의 성공요인은 가맹본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매입 지시 가격 방식’으로 가맹점을 만족시켰다는 것. 중고자동차를 팔려는 고객이 가맹점에 찾아오면 가맹점은 차종, 연식, 주행 거리 등 30개 항목을 확인한 평가표를 가맹본부에 보낸다. 본부는 이 평가표에 기초해서 매입가격을 산정한 다음 가맹점에 보낸다. 이렇게 결정된 가격으로 중고자동차가 1주일 안에 팔리지 않으면 가맹본부가 매입가격에 차를 산다. 가맹본부는 차가 팔리지 않는다면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는 대신, 팔리지 않은 중고차를 계속해서 경매장에 출품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가맹점포는 본부에서 위험을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차를 사들일 수 있다.
◆ 중고자동차 통신경매 =도쿄에 있는 오크네트(www.aucnet.co.jp)사는 통신위성을 이용해 중고자동차 경매 사업을 하는 회사. 경매 참여자는 경매장에 가지 않고, 사무실이나 가정의 PC 앞에서 경매에 참여한다.
회사는 출품된 차의 영상 데이터를 본사의 중앙컴퓨터로 모은다. 회사는 통신위성을 통해서 이 영상과 음성을 보내고, 경매 참여자들은 위성 안테나로 정보를 PC로 받아 경매에 참여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직접 만져보거나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 오크네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에 차량검사원을 배치하고 출품된 차를 정밀하게 점검하는 검사체제를 갖추었다. 이들 검사원들은 외관, 타이어, 엔진 등의 항목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