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 浮碧樓(부벽루) /목은(牧隱) 이색(李穡)
[원문]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 (성공월일편)
石老雲千秋 (석노운천추)
麟馬去不返 (인마거불반)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長嘯依風磴 (장소의풍등)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해석]
어제 영명사를 지나며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성은 비어 있고
달 한 조각만 밝게 떠 있으며,
돌은 늙어 옛 자취를 머금었고
구름은 천 년 세월을 흘러가네.
기린 같은 신마(神馬)는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하늘의 자손(동명성왕)은 어디서 노니는가.
바람 이는 돌계단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탄식)하니,
산은 푸르고 강물은 저절로 흐르네.
[시의 이해]
이 시는 목은 이색이 평양의 부벽루에 올라
고구려의 옛 영화와 사라진 왕조의 흔적을 떠올리며
깊은 흥망성쇠의 감회를 노래한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
雲山(운산)전윤수블로그 +1
특히 이 시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영화는 사라졌지만,
달은 그대로 떠 있고
구름은 천 년을 흐르며
산과 강은 변함없이 존재한다
는 대비에 있습니다.
즉,
인간의 권세와 역사는 덧없지만
자연은 묵묵히 영원을 품고 흐른다는
깊은 철학이 담겨 있지요.
[감상 포인트]
1) 허무와 장엄함이 함께 있는 시
“성은 비었으나 달은 남아 있다”는 장면은
폐허의 쓸쓸함과 자연의 장엄함을 동시에 보여 줍니다.
2) 역사 회고의 정서
“천손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한 전설 회상이 아니라
사라진 왕조와 인간 운명에 대한 탄식입니다.
3) 마지막 구절의 울림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 산은 푸르고 강은 스스로 흐른다.
이 한 구절은
모든 번뇌와 영욕을 넘어서는
한시 특유의 담담한 깨달음이 느껴집니다.
[한줄 묵상]
사람의 영화는 지나가도,
하늘과 산과 강은 묵묵히 제 길을 간다.
출처: 韓國漢詩眞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