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은 우리의 숙명?
어쩌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어떤 생각과 판단에서 자기만 가진 안경을 쓸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의 지식이 제한적이며, 편협하기 이를데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아는 것을 모든 사람이 반드시 공유해야 하거나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해 너그러움을 갖지 못한다면 어쩌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인격적 미숙을 드러내는 일일 수 있다.
성경을 아는 것에서도 그렇다. 내가 배운 지식이 나의 동의와는 별개로 어떤 이들에게는 어줍잖은 논리로 여겨질 수 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 그것을 맞다 틀리다로 구분 짓기가 어려운 것이다. 목회자가 그러할진대 일반 성도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그동안 듣고 아는 것을 취합하여 내 생각으로 정리한 것이 최고의 진리, 혹은 가치로 여겨질 수 있다. 그것은 존중 받아 마땅하지만, 이것이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린 이런 생각을 착각이라 말한다. 나만이 옳다고 믿는 것이고, 내가 아는 지식이 최고의 선이라 여기는 것 말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보여주지만,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은 "나"라는 필터를 통해서 걸러진다. 내가 가진 지식과 내가 가진 경험 등을 배경으로 내 속에 안착하게 된다는 의미다. 또 다른 자기만의 성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일 수 있다. 이런 자기를 기준으로 그것과 다른 어떤 이는 자기보다 지식이 부족하게 보일 수 있고, 어리석게 보일 수 있다. 상대방의 지식의 수준이 다를 수 있고, 생각하는 방향이 다를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일단 틀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다려 줄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종종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게 아니야~"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야~"
상대편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지식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다.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할 줄 모르는 편협한 자세라 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는 옳은 것을 주장하고 강요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고집스럽고 피곤한 사람으로 여겨질 뿐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은 내가 알고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지식이라 말하지 않는다. 일단 이것이 무엇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그렇게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그것은 경청과 논의, 그리고 협의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더욱 건강하고 든든한 논리로 세워져 갈 수 있다. 대화가 아니라 학문적 체계를 정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기적 목적과 의지로 논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명백히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이 될 소지가 높다. 틀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을 다른 목적으로 가르치거나 왜곡하는 것이다. 사이비 혹은 이단이라 칭하는 집단의 논리들이다. 그러나 교회도 그런 범주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바른 것과 틀린 것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있다. 우리 자신이 스스로를 겸허히 돌아보지 않는다면 어느날 우리 자신이 전혀 다른 곳에 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수 있다. 늘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정리하지만, 그만큼 늘 더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자기주장에 매몰된 어리석은 인격체가 되지 않기 위해 말이다.
GTBC 성경교육원장 김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