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꽃비가 내리던 하늘에 앉아
하얀 웃음을 짓고 있는 해님이
동그랗게 그려진 오후
남편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온
휴일과 함께 길을 나선
부부의 얼굴엔
미소로 핀 행복을 한껏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여보. 오늘 당신 좋아하는 야채 만두 먹으러 가요"
'좋지..'
항암치료를 받느라 지친 남편을
버티게 해준
노부부가 운영하는 만두가게를 향해
달려가던 부부는
바람 따라다니는 구름이
실어다 줘서인지
어느새 식당에 다달아
주인 노부부를 보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잘 지내셨죠?
여전히 장사가 잘 되시는군요
"어휴 건강해 보이십니다"
"네네 염려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자..자 ..편한데 앉으시죠'
주인 부부의 바쁜 손놀림에
행복한 눈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는 부부는
오랜만에 들린 식당에서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한 점 한 점 눈으로 조각내어 보고 있을 때
"자자.... 오래 기다려셧죠'
진정한 행복은
이 안에 있다는 듯
따끈한 김이 피어나는 만두를
부부 앞으로 내밀어 놓고 있는 모습을
옆 테이블에 바라보고 있던 아이가
"엄마:.. 배고파.
우리껀 왜 이리 안 나오는 거야"
우리 꼬마 손님이
배가 많이 고픈가 보네
지금 찌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줘요'
주인 할아버지의 말에
아이의 입이 피노키오 코처럼
높아만 지고 있던 모습을
빙그레 웃음 지으며
바라보던 남편은
"자 아저씨는 괜찮으니까 먼저 먹으렴'
".이러시지 않아도 되는데. 이거 원 죄송해서
만두를 입에 넣으며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갈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부부의 얼굴엔
아이만큼이나 행복한 미소 꽃이
그려지고 있었고
이를 지켜보는 노부부와
손님들 얼굴에도
똑같은 미소 꽃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많이 기다리셨죠?"
주인 할머니가 내미는
김치만두 하나를 입에 넣으며
하얀 얼굴에 붉어진 행복이
찾아온 시간을 지나
'잘 먹었습니다 옛날 맛 그대로네요"
"벌써 다 드셨어요?
실수가 자꾸 잦아지니
이젠 이장사도
관둬야 될 때가 온 것 같아요.
살아온 세월을 등에 지고
삶의 한 기술을 내달려온 노부부와
아침을 향해 떠오른
해님 같은 미소로
인사를 나눈 부부는
가로수 잎들이 허공에 진 거리를
걸어가면서
"여보 좀 전에 계산대 위에
메모한 종이를 올려놓고
나왔잖아 뭐였어?"
부부는 만두 안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말을 적은 메모지와
야채만두 대신
매운 김치만두가 나왔다는 말을
가을 진 빛 하늘에
예쁘게 그려 넣고 있었습니다
그런 부부는
한참이나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주인 할아버지께서
카드를 넣고 누르고 있었지만
전원은 일부러 꺼놓고 있었다는걸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카페 게시글
$ 우리들의 이야기
꽃 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추웅처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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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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