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파클 파워즈의 용자 엘 카이져 - 카이를 맞은 스파클 파워즈는 그 다음날 아침 바로 한국의 블루 베이스로 돌아왔다. 현장처리가 남아있었지만, 기자들 같은 껄끄러운 녀석들이 접근하는 것을 꺼려한 마이토와 유우타가 억지로 그들을 보내버린 것이었다. 아무튼 블루 베이스로 귀환한 스파클 파워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류중령과 유 박사의 딱딱한 얼굴, 그리고 한장의 신문이었다.
3월 13일 XX조간 일면기사
[한국군 용자로봇 개발성공, 하지만 은폐해]
......한국군 산하의 비밀조직이 용자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익명의 소식통에 의해 밝혀졌다. 대한민국 국군산하부속기관 대로봇국방위안전대책고안기구, 통칭 [블루 베이스]인 이 조직은 몇년전부터 총력을 기울여 용자로봇을 개발했는데, 그것이 지난 3일에 나타난 황금빛의 로봇과 파리에 출몰한 은빛 로봇, 그리고 어제저녁 나타난 수수께끼의 푸른빛 로봇이라는 것이다.....(중략)...현재 한국군 정부는 블루 베이스의 존재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중략)...이에 몇몇 시민단체과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은 용자로봇들이 저지른 피해를 추궁하기 시작해.....(중략)
"......확실히, 환영할 만한 기사는 아니군요."
"그 정도인가?"
"아니, 나쁘군요."
"그정도 밖에 안되는 건가?"
"빌어먹을. 이건 말도 안돼는 거야!!!!!"
류중령의 화난 소리가 진호와 유박사와의 대화에 끼어들어갔다. 갑자기 내지른 소리에 같이있던 지현과 유나, 그리고 오퍼레이터들이 놀란 눈으로 그를 돌아봤지만, 류중령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계속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다.
"블루 베이스의 존재는 한국군 사이에의 암묵적인 일급기밀이다!!!! 카디온 프로젝트는 청와대로도 올라가지 않았다고!!!! 그리고 스파클 파워즈의 신병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조차 한국 정부는 모르고 있다고!!!! 근데 그것을 익명의 소식통 따위가 어떻게 알고 있다는 거야!!!!!!"
"...........좀 진정하세요."
"진정?!! 진정!!!!!! 유박사, 당신은 화도 안나나!!!!!!!!"
"아아....."
"빌어먹을!!!! 매스컴에 알려지다니, 가쉽따위가 문제가 아니야!!!!! 만약 한국군이 스파클 파워즈의 신병을 요구라도 한다면.....우리로써는 스파클 파워즈를 지킬 명분이 없어. 저녀석들은 군대에 투입될꺼라고!!!"
"끝장이군요....."
진호는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지현과 유나를 바라봤다. 지현은 약간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유나는 별로 상관할것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긴, 저 녀석은 별로 상관은 없겠지. 우리가 어디로 가든 따라올 녀석이니...'
진호의 시선과 지현, 유나의 시선이 문득 교차했다. 무표정의 진호에 지현은 걱정스러운 시선을, 그리고 유나는 미소를 보냈다.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중령님, 박사님. 저희들은 나가있겠습니다."
".....그래주겠나? .....너무 걱정은 하지마라. 아직 정부에서 요청은 떨어져있지 않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별로 반길만한 소식은 아니군.]
진호가 말한, 오더룸에서 논쟁의 거리가 되고있는 얘기에 청룡은 자신의 창을 손질하며 한가하게 대답했다. 다른 가이아 워리어즈도 자신의 무기를 손질하며, 진호의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냈다.
[군대라. 군대.......잘못하면 그곳에 반강제로 집어넣어져야 되는건가?]
[유쾌하지는 않네.....]
[뭐. 어떻게 되도 상관없지. 독립권만 부여받는다면.]
그들의 신병이 군대로 넘겨진다는 것에 스파클 파워즈는 별로 상관할것 없다는 태도였다. 그들이야 엘릭서 파워즈만 막을수 있다면 좋다는 것이었고, 또 스파클 파워즈를 노리고 오는 엘릭서들이니 어디있어도 위험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류 중령이 걱정하는 것은 스파클 파워즈의 신병을 빼앗기는 사소한 것이 아닐꺼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면?]
[카온. 상단베기 100회 더해라.]
[또오?!!]
[또라니. 그것을 몸에 익힌다고 생각해라.]
[씨이....T^T]
카온은 그가 들고 있던 날이 없는 훈련용 검을 세차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에 시선을 주던 카이는 옆에 서있던 진호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겠지. 우리가 악용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거야.]
"그럴거야......실제로 너희의 힘을 한국군이 이용한다면, 한국의 군사적 입지는 엄청나게 증가하겠지. 하지만 너희의 힘은 나라 하나에 국한되는 게 아니잖아."
[.....그렇지.....카온. 검이 낮아진다.]
[으이익!!!!!]
"너희의 힘......스파클은 무한에너지. 하지만 사람이 써서는 결코 안된다......카이, 너는 알고있나...그 이유를?"
[음. 너는?]
"차츰차츰 이해하기 시작했어."
[왜 사람이 쓰면 안돼는데?]
"카온. 검이 낮아져."
[....왜 둘다 나만가지고 그러는거야!!]
"그거야. 실력이 떨어지는 녀석은 너밖에 없는걸."
[..........;;]
[검을 잘쓰기나 하나....그렇다고 총쏘는 명중률도 좋은것도 아니고....]
"음."
[.....그래. 잘난 놈들끼리 수준깊은 대화 나누라고!!!!! 으쌰아!!!!!!]
블루 베이스 오더룸.
"유나야."
"예?"
블루 베이스의 오퍼레이터 최 유림은, 그녀의 옆에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지고 있던 유나에게 문득 말을 걸었다. 유나는 의아한 시선을 유림에게 보냈고, 유림은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라는 듯 계속 시스템 정비를 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뒤에서는 연희가 무심하게 유림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진호군한테서 들은것 없어?"
"뭘요?"
"스파클 파워즈 말야. 여기저기의 용자로봇들과는 왠지 다른듯해서."
"달라요?"
"응. 특히 카온. 분명히 전투로봇이겠지? 기초동작같은것도 입력되어 있겠고."
"흠...걷고 뛰고.....그런거요?"
"그것말고도....카온은 개발당시부터 AI에 검법과 총격술의 기본동작이 입력되어 있었어. 근데....일본에서의 전투 보니까 기본적인 권법동작 말고는 전혀 모르는것 같던데. 검법이고 뭐고."
"흐~응."
"그리고....여기와서 행한 사격테스트도 수준미달이었어.......명중율 약 57%. 보통 인간의 그것에 약간 넘어서는 수준이잖아."
"역시 폭력소녀는 그런것에 신경쓰는 건가...."
".....연희야. 죽을래?"
"또 울지말고 가만히 있어."
둘은 곧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고, 그들 틈에 낀 유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들사이에서 슬쩍 비켰다. 곧 이어지기 시작한 연희와 유림의 말싸움(도대체 어디에서 시작한지도 모르고 어디가 끝날지도 모르는 것, 그것이 말싸움.....- -)을 뒤로하고 슬그머니 오더룸을 나온 그녀는, 스파클 파워즈와 진호가 있는 격납고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긴, 카온의 능력은 이상할정도로 낮아......이상해. 보통 스파클 파워즈는 평균이상의 전투능력을 가지는데...카온은 기본적인 권법동작만 알뿐 검술이나 총격술을 형편...형편없어. 어떻게 된걸까....'
[가장 중요한것은 집중하는 거다.]
[집중?]
[그래. 상식을 뛰어넘는 검사들은 적을 검끝으로 느낀다고 하더라. 나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적의 움직임과 너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지.]
[흐음..]
[그러니까, 상단 100회.]
[.....다른걸로 바꿔주면 안돼냐?]
[몸에 그것을 익힌다고 생각해라.]
카온은 다시 울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카이는 그것을 느긋하게 보다가, 어느새 그에게 다가온 유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카이를 바라봤고, 카이 역시 옅은 미소를 띄우며 그것에 답했다.
[언제부터 있었지?]
"방금전에 왔어. 너무 시끄러운거 있지."
[흠.]
".....카온, 좀 나아지고 있어?"
[모르겠다.]
"............."
잠시의 침묵, 문득 카이는 고개를 들어, 카온이 그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유나역시, 진호와 지현, 그리고 가이아 워리어즈가 이쪽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제는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으응?"
[.....네덕분에, 데커드 맥스가 그의 소중한 존재들을 지킬수 있었다...그것이 너의 어쩔수 없는 일이더라도 말이야...]
"....아니야......그건, 어떻게 알았어?"
[내 스파클에 의해 전이된 정보에 의해서. 으음....하지만 그렇다면...]
"?"
[.....진호는 어떻게 할건가.]
"뭘 어떻게 하는데?"
[너는.....으음. 그를 좋아하던것 같은데.]
"....좋아해요. 십년간을 봐왔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너는 그를...]
카이는 뭔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갑자기 바뀌는 유나의 표정에 입을 다물었다. 아까까지 웃던 유나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고통이 덧칠되어지기 시작했다.
"....그만해."
유나가 말했다. 조용하게, 하지만 고통스럽게. 그리고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카이는 어쩔수 없이 입을 다무는 수 밖에 없었다.
도쿄시에 위치해 있는 훼밀리 레스토랑 [PIA☆CARROT] 제 2호 분점. 전국에 체인점을 가지고, 전국적으로 신세대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카페의 2호점은 유구한(....;;;)역사에도 불구, 그 인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인기의 그곳도 보통의 다른 카페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 문제를, 2호점의 아르바이트생 요시나가 샐리는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밀려드는 손님은 많은데, 아르바이트 생이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르바이트 생이 점점 줄어들었고, 아차 했을때는 늦어서 많은 수의 아르바이트 생이 그만둔 후였다.
"이러다간 모두 쓰러지겠다고요, 지점장님!"
"으음, 이상해, 아무도 여기서 일하려고 하지 않다니...."
다카즈키 세이지, 20세. 샤프한 인상에 안경까지 써서 인텔리한 느낌을 풍기는, 2호점의 새 지점장인 그조차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 판이니, 얼마나 일손이 딸리는 지는 가히 짐작할수 있을것이다. 아무튼, 이곳의 아르바이트 생인 아카가미 하즈키, 붉은 머리를 붉게 물들인 16세의 그녀는 그런 세이지의 한숨에 힘입어(?) 다시 징징대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어요.....샐리하고 저, 오늘만 저 많은 손님의 서빙을 했단 말이에요....게다가 전 설겆이도 하잖아요...이것보세요!!! 손 부르튼거 안보이세요?"
"으음, 이상해. 누군가 말하는것 같은데...."
"지점장님!!!!"
"하즈키, 징징댈 시간있으면 일해주겠어? 샐리혼자는 힘들잖아."
"맞아.....하즈키 좀 도와줘....ㅜ.ㅜ"
"..아! 미안미안...."
간신히 하즈키를 떼놓은 세이지는 쓰고 있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점장인 데다가, 카운터 같은 잡다하고 재미없는 일은 죽도록 하기 싫은 그였지만 일손이 딸리는 데는 별수 없었다(그의 소꿉친구인 코우사카 히카루가 말하길 : '세이지가 할수있는 일은 창고정리와 청소 뿐이야. 그것도 얀차군에 비해 떨어지잖아.' --;).
'크윽.....경쟁점한테 아르바이트 생들을 다 뺐기다니. 아르바이트 하려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이때에....'
몇번의 증축을 해서 엄청나게 넓은 피아캐롯의 직원은 그까지 포함해 네명밖에 되지 않았다. 식당일을 맏고 있는 히카루, 창고정리와 청소를 맞고 있는 얀차. 설겆이와 서빙의 샐리와 하즈키. 그리고 지배인인 그....
'이래가지고서는 전부 쓰러질거야...'
다시 한명의 계산을 치뤄준후, 별생각없이 그의 눈이 샐리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그의 뇌리에 샐리와 아주 가까운 한사람이 떠오른것은 한순간이었다.
"그래....그 방법이 있었어!!!"
그리고 그날 저녁, 파김치가 된채 모인 다섯명 사이에서, 세이지는 샐리에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마이토를요?"
"센푸지 마이토. 여느 아이돌 스타보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잖아. 너의 약혼자고."
"아....그렇긴 하지만..."
"그가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해준다면......선전효과는 물론, 아르바이트 하는 애들도 몰려 들것 아니야!"
".....세이지. 그런게 통할정도로 세상이 그렇게 쉬운줄 아니...?"
히카루는 뒤로 묶은 그녀의 머리칼을 풀러 내리며 핀찬하는 투로 말했지만, 세이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좀 부탁좀 해줘. 딱 하루만 일해달라고....."
"아, 예...부탁은 해볼께요..."
"으음....그리고, 웨이트리스 제복을 바꿀까 생각중이야...."
"또?"
"뭐, 그다지 돈드는 것도 아니고.....여름은 멀었지만 그냥 해볼까."
"메이드 복장도 괜찮은데...."
"하아...웨이터 제복을 바꾸는게 어떠냐? 더워..."
얀차의 힘겨운 목소리에도 귀기울이지 않은 세이지.
"1호점에서는 플로럴 민트 타입을 쓰는데.....우리도 시험삼아 한번 해볼까?" <= 세이지
"플로럴 민트 타입....뭐야 그건?" <=얀차
"몰라. 새로 나온거라는 데......" <=세이지
"플로럴 민트 타입...으음, 느낌에는 하복인데요."<=하즈키
"그거 아는 거야?" <= 샐리
"좋잖아. 봄 중의 여름...." <=세이지
"뭐가 좋아....세이지 넌 장사를 생각하며 하는 거니?" <=히카루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것밖엔 방법이 없다고." <=세이지
"차라리 아르바이트 보수를 올린다던가 이벤트를 준비한다던가, 그런거 못하느냐고. 완전히 무능하잖아." <=히카루
"무..무능? 뭐가 어쩌고 저째?!!!" <=세이지
"내가 틀린말 했어?!! 했냐고!!!!!" <=히카루
오늘도 벌어진 세이지와 히카루의 말싸움. 샐리와 하즈키가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광경이 오늘도 연출되기 시작했다.
다음날. 브레이브 폴리스 데커룸.
"유우타, 아르바이트 하자."
"......갑자기 무슨소리야."
"아르바이트 같이 하자고."
유우타는 그 말에 답하기 보다는, 먼저 마이토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이토는 이상한듯한 그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했다.
"아르바이트 같이 하자."
"...........회사가 부도라도 났어?"
"아니, 샐리가 힘들대."
"응?"
"샐리가 일하는 가게에서 일손이 딸리는데, 그것때문에 샐리가 힘들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그곳의 점장님도 사정사정한다고 하고.."
"결국 요시나가씨 때문.....근데, 나는 왜 끌어들이는 거야."
"음. 그러니까. 혼자가면 심심하잖아."
"........"
"마구마구 몰려가는게 좋긴하잖아. 너하고....레지나씨한테도 메일보냈다고."
"....레지나한테?"
"음. 그리고 한국의 스파클 파워즈에 강 진호, 한 유나하고 유지현인가? 아무튼 그 셋한테도. 나까지 여섯."
"레지나가 간단 말이야?"
"응."
"..........어떻게 설득했냐?"
"브레이브 폴리스의 신 제네레이터 노하우 주기로 했어. 블루 베이스에는 변형프레임의 노하우 주기로 했고."
유우타는 한숨을 푹하고 내쉬었다.
"으음, 마이토......제네레이터 기술을 준것이 고맙기는 한데, 그렇게 까지 하면서 우리를 데려갈 이유가 있냐?"
"응. 공적인것과 사적인것이 있어. 브레이브 폴리스와 블루 베이스의 전력강화는 지구의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고, 사적은....너희가 있어야 즐겁거든."
"....하아.."
"너도 데커드 맥스때문에 저기압이잖아. 이번기회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기분이라도 풀자고."
"........기분전환으로 아르바이트냐...."
류 중령의 말에 진호는 의아스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류 중령은 그것을 못본척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유 박사는 나직한 목소리로 진호에게 말했다.
"곧 한국군에서 스파클 파워즈의 요청이 있을꺼야."
"....예?"
"우리는 자세한 보고는 하지않았다. 그들은 스파클 파워즈가 단순한 용자로봇이라고 알고 있어. 아무튼, 그들은 스파클 파워즈를 백두산에서 발견된 단군시대의 고대유적의 탐사에 투입할거다."
"유적탐사에요?"
"그게, 뭔가 이상하다던데.....두번에 걸쳐진 조사대가 그 곳에서 증발되었어. 군대가 투입됐는데 그것도 증발하고."
"....후우.."
"그래서 그런거야. 스파클 파워즈에 컨트롤러가 필요하다는것을 안다면 일이 시끄러워 질것 같아서. 컨트롤러.....플러스 알파, 잠시 피신시키기로 했다."
"가자~~~진호야~~~♡♡♡"
".....그래, 알았다고."
진호와 지현, 그리고 유나가 떠난것은 그날저녁이었고, 그들이 떠난것을 배웅한 스파클 파워즈는 류중령, 유박사와 함께 그들의 임무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백두산 해발 100m 고지에 있는, 단군시대의 것으로 추측되는 유적이다. 입구는 가로 10m 세로 30m라는 엄청난 크기고, 그 안의 것에 대한 자료는 일체없다. 조사대가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고...."
[증발된 조사대에게 연락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입구부터 강력한 재밍웨이브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관측한 데이타를 살펴보면, 그 패턴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야."
[흠....]
[단군시대라면, 몇년전거에요?]
"대략 오천년은 훨씬 넘어. 게다가 단군시대의 유적중 지금까지 발굴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었거든. 학계에서는 단군의 무덤이라고 난리도 아니야."
[단군?]
[한국의 시조다. 전설적인 신급의 사람이라던데...]
[청룡, 데이타 수집 할 시간은 있었냐?]
[너 같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니까. 백호.]
[...우씨!!!]
"자자. 아무튼 군대까지 사라졌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라고. 게다가 그만한 크기..."
[안의 통로는, 저희가 들어갈만 합니까?]
"글쎄. 아무것도 자료가 없다고."
[흠.....]
"카이. 넌 컨트롤러가 없어도 합체할수 있나?"
[예.]
"좋아...그럼 내일 아침 일찍 출발이다."
다시 고개를 숙여 인사한 하즈키는 문득 진호를 보았고, 진호가 그녀를 보자 빙긋이 웃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현은 약간 이상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지현의 시선을 알아챈 유나는 지현을 툭 치며 낮게 말했다.
"그런 시선이라니, 실례라고."
"...아, 하지만 어디서 본것 같아서...."
지현은 그러면서 하즈키를 계속봤고, 하즈키도 그런 그를 봤지만 별 반응없이 다시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세이지의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럼 탈의실로 가서 제복을 갈아입도록~!!"
남자 탈의실.
"별로 나쁘지는 않은 제복인데."
진호는 자신이 입은 제복을 거울에 비춰보며 말했다. 별로 나쁘지는 아닌게 아니라 최상의 유니폼이었다. 와이셔츠 상의에다가 보라색 조끼, 하의는 양복바지(비슷한것.)와 나비넥타이. 별로 튀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재는 최상품으로 촉감이나 느낌이 상당히 좋은 것이었다. '피아캐롯은 수입의 절반을 제복 만드는데 쓴다'라는 농담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피아캐롯은 제복하고 메뉴에는 최강이니까."
진호의 말에 유우타가 대답했고, 마이토는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유우타, 그런것도 알아?"
"......난 그런것도 모르는줄 알아?"
"그런줄 알았는데."
"어이!!!!"
"...하아, 유우타를 처음 만났을때가 생각나는 군. 뭔일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차갑고 냉막하고 대하기 어려운 꼬마같은 녀석이었는데, 밝아진것은 좋지만 적어도 순진한줄은 알았는데 말이야. 그런 거나 알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게 순진한거하고 무슨상관이 있다고.....그리고!!!! 너도 그때는 어두웠었잖아!!! 선풍....아니, 센푸지 콘체른의 총수라는 녀석이 완전히 풀이 죽어 가지고는!!!"
"무슨말을 하는 건지...--++"
"마이토!!!!! --++++"
마침내 두 남자(전에도 말했지만, 유명인 둘.)는 탈의실 안에서 목을 잡고 뒹굴기 시작했고, 사정을 모르는 얀차는 놀란 눈으로 그것을 보다가 신경도 안쓰고 계속 옷을 입는 진호와 지현에게 말을 걸었다.
"저둘, 원래 저런거야?"
"신경쓰면 골치아픕니다."
"으음.....어? 꼬마야, 왜그러냐?"
지현은 한쪽구석에서 울상을 짓고 있었다. 14살이었지만 몸집은 작아서 꼭 여자애같은 그였는데, 설상가상으로 제복마저도 너무커서(참고로 사이즈는 34부터.), 가장 작은 사이즈도 맞지않는 불운한 사태가 일어난 것이었다. 흰색 상의는 너무 커서 보기 흉했고, 바지는 계속 흘러 내려가는....
"이거 안맞아요....ㅜ.ㅜ"
"이런, 그게 가장 작은 사이즌데 말야."
"더 작은거 없어요?"
"없다고.....하아, 어떻게 하지. 일할때는 반드시 유니폼 착용인데."
얀차는 녹색의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하다는 시늉을 했다. 울상을 짓는 지현, 그런 그를 보며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진호는 또 지현에게는 싫은 소리를 툭 내뱉었다.
지현은 다시 울상을 지으며 바지춤을 붙잡고 비척대며 나갔고, 진호는 그런 그를 재미있다는 듯 보며, 마이토와 유우타는 서로를 씩씩대며 노려보며, 그리고 얀차는 난처하다는 듯 웃으며 탈의실을 나갔다. 밖에는 세이지가 지루하다는 듯 서있었다.
"세이지, 다 갈아입혔다."
"아, 그래."
"여자들은?"
"하즈키와 히카루가 데리고 들어갔는데....으음, 안나오네."
세이지는 남자 탈의실에 마주하고 있는 여자 탈의실 문을 보며 말하다가, 문득 구석에 서있는 지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유지현군...이라고 했나? 옷이 왜그래?"
"커, 커요.......ㅜ.ㅜ"
"제일 작은 사이즈라고."
"허어, 이런......하긴 몸이 좀 작지...."
"저, 유니폼 안 입으면 안돼나요?"
"으음...그건....안돼. 그게 규칙이라고...."
세이지와 얀차와 지현이 전부 난처한 표정을 짓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여자 탈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엄청난 고함소리와 함께.
"세이지이!!!!!!!!!!"
"어, 히카루...."
모든 이의 시선이 화난얼굴로 씩씩대는 히카루와, 그 히카루가 입고있는 제복에 쏠렸다.
"....어, 어라." <=세이지
"....세, 세이지. 저런것이었어?" <=얀차
"난 주문한게 와서 같다놓은것 뿐인데....저런것이었어?" <=세이지
".....멋지군." <=진호
"몰랐던것은 아니겠지!!!!? 이 색남!!!!!" <=히카루.
(여기서부터는 상당수의 착시의 효과와 저 멋진 제복의 표현에 대한 표현의 부자연스러움이 있을것이니 보기 거북하신 분들은 죽어라고 넷서핑해서 '피아캐롯에 어서오세요 3' 의 제복콘테스트 그림들을 받은후 13종의 제복중 [플로럴 민트 타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나만 당할순 없....퍼퍼퍽.)
어깨가 크게 노출되어있는 선명한 민트빛의 제복이었다. 목에는 흰색 컬러 + 진녹색의 리본이, 민트색의 레이스가 있는 짧은 녹색의 치마 옆으로 예쁘게 내려와 있는 레이스(라기엔 좀 큰데.......사실 나와있는 것은 스커트나 단순한 천같은데.), 전체적으로는 단정된 느낌이면서도 어깨노출에 의한 섹시한 느낌도 전해져 오는 것이었다. 굉장히 좋은 느낌이었지만...히카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뭐, 예쁜데 왜그래."
"...예뻐?"
"뒤에 애들보고 한말이야."
부끄러운듯 조심스럽게 나온 샐리, 유나, 레지나와 당당하게 나온 하즈키가 히카루의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순간, 남자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아무래도 제복 선정은 대성공인가 보군..." <=세이지
"세이지이!!" <=히카루
"자자, 그건 그렇고 말야 히카루. 저 지현군좀 어떻게 좀 해봐."
화를 내던 히카루는 그 표정에서 지현의 울상한 얼굴을 보고, 그 헐렁한 제복을 본뒤에, 표정을 풀고 지현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긴장한 지현의 얼굴을 무시하고, 히카루는 천천히 지현의 옷매무새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흐음.....너 키 얼마니?"
"....155cm요."
"몸무게는?"
"48kg...."
"어머...날씬하구나......하즈키짱, 어때?"
"......음, 꽤 예쁜데요?"
"그럼..."
"예."
'예쁜데요'서부터 얼굴이 굳어지던 지현은 갑작스럽게 달려든 두명의 여자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 팔을 잡혀 순식간에 여자 탈의실로 끌려가고 말았다(......난 순순히 끌려가겠..무슨소리 하는거야아!!!!). 놀란 모두들 사이에서, 세이지는 아무런 동요없이 조용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럼 배치를 시작하겠습니다. 센푸지군, 토모나가군하고 한유나, 샐리는 서빙. , 강 진호군과 얀차는 청소와 창고정리를 병행, 아르민씨는 카운터를, 하즈키하고 히카루는 부얶에서 요리하고 설겆이. 그리고 지현군...아니, 지현 '양'이라고 불러야 하나? 지현 '양'도 서빙."
"지현'양'이요?"
"이제 아주 예쁜 아가씨 하나가 나올걸.."
그 말대로였다. 잠시후, 안에서 지현의 발악하는 함성이 들려 모든이의 시선이 여자 탈의실에 쏠린 직후, 문이 열리며 히카루와 하즈키, 그리고 그들사이에 팔이 잡혀 끌려나온 지현의 모습이 있었다.
"어때, 예쁘지?"
"무슨소리 하는 거에요!!!!!"
하지만, 지현의 필사적인 비명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모든사람들은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동시에 받고 말았다. 플로럴 민트 제복에다가, 원래 여자아이같던 얼굴에는 메이크업이 덧붙여져 훨씬 여성스러워 졌고(표현이 정확할런지...), 약간 갈색빛이 돌았던 긴 머리에는 리본마저 꽃여있었다....그리고 원래부터 작고 하늘하늘하던 몸매에 제복이 입혀져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완전히 '예쁘장한 여자아이'로 착각할 정도였던 것이다....잠시의 침묵후, 진호는 급기야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지현의 악받친 고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은 즐겁게 웃고 떠들며 개점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군대가 모여 있던 백두산 기슭의 유적에 스파클 파워즈가 도착한것은 오전 12시경이었다. 전 군인의 주목을 받으며 지상으로 내려온 카온, 카이, 그리고 가이아 워리어즈는, 그곳의 지휘관에게 호출받아 그곳의 임시막사 앞으로 모였다. 지휘관은 자신을 김소위라고 부르라고 하며, 스파클 파워즈에게 지령을 하달하기 시작했다.
"들어가 본 부대원들의 말에 따르면, 통로는 깊숙히 들어갈수록 좁아진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보통' 인간들에게는 클정도니까, 너희 둘이라면 들어갈수 있을거다."
[그렇습니까.]
"그래. 지금 들어가 주기를 바란다."
[한가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카이의 말에 김 소위의 얼굴이 짜증으로 심하게 일그러 졌다. 하지만 극도의 참을성을 발휘한듯한 그는 카이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뭔가?"
[이것이 정말 단군의 묘입니까?]
"...그것을 왜 나한테 묻나!!! 우리는 안을 조사하라는 명령만을 받았을 뿐이다!!!"
[..아아, 알겠습니다. 그럼 나와 카온이 안을 조사하는 걸로 할까.]
[그러는 게 좋겠어.]
[연락은 어떻게 하지?]
[나와 카온의 위치는 제이로더와 카디온 머신즈가 항상 추적하고 있다. 좀처럼 우리를 놓치지 않으니까 머신즈를 이용하면 우리의 위치를 파악할수 있을거야.]
[으음, 그렇군.]
[좋아, 나와 카이는 안으로 들어간다. 가이아 워리어즈는 여기 남아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줘.]
[알았어, 맏겨달라구.]
흉물스럽게 입을 벌리고 있는 괴물처럼 쩍 열려져 있는 유적의 입구를 잠시 본 카이와 카온은, 걸음을 옮겨 천천히 유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피아캐럿 2호점. 언제나 그랬지만 오늘은 엄청나게 붐비고 있었다. 세이지가 특별히 광고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센푸지 마이토가 아르바이트를 한다'라는 소문은 이미 쫙 깔려져 있었고, 그의 팬클럽 + 호기심에 들린 사람들 + 그라비아쪽 사람들로 인해 가게에 사람들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 길거리에 장사진을 치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인파의 사이를 열심히 서빙하는(청소하는 미소년도 있었지만) 미소년 & 미소녀 들은, 낮선 일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아, 지명받는 사람들만...이라고 해야하나.
지현은 힘없는(창백한, 모든것을 포기한듯한) 얼굴로 서빙을 하고 있었지만, 그 얼굴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최고였다. 역시, 미소'녀'이기 때문일까...아무튼, 지명이 저 네명에 집중되어, 그나마 여유가 생긴 유우타는 걸레를 잡고 한구석에 서있던 진호, 얀차와 얘기를 나눌수 있었다.
얀차의 당황스러운 듯한 태도에 진호와 유우타의 얼굴에 의아감이 떠올랐지만, 둘은 더 물어보지 못했다. 주방에서 나온 히카루가 얀차를 불렀기 때문이었다.
"얀차!! 창고에 가서 재료좀 가져다 줘!!"
"아아, 알았다고."
녹색머리를 긁적이며 돌아서는 얀차의 뒷모습에 유우타와 진호의 시선이 잠시 매달렸지만, 둘은 곧 별 신경쓰지 않고 다시 가게의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멋진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넷. 그리고 카운터에서 열심히 계산하는 레지나. 모두(지현만 빼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으음, 레지나 저런거 처음일텐데."
"응?...아, 저 외국인 말인가?"
"응. 생전 처음하는 일일텐데.....즐거워 보이는군 그래."
"그러고 보니 말도 적게하고 딱딱한 표정이었는데...어떤 사람이지?"
"영국 브레이브 폴리스의 치프 메카닉 겸 때때로는 지휘관이기도 해. 굉장히 어릴때부터 용자들을 만들어온 대단한 사람이라고. 듀크 알지? 레지나 작품이야."
"흐~음. 실감이 잘 안나는군 그래. 굉장한 사람들과 같이 있는거 말야."
"그래? 나는 너하고 제대로 얘기하고 있다는게 실감이 않나는데. 언제나 툭툭대더니 오늘은 기분이 좋은거야?"
"......하, 그래."
할말을 잃은 진호의 시선에 문득 이쪽을 보고 있던 하즈키의 모습이 들어왔다. 주방에서 약간 몸을 빼 진호를 똑바로 보고있던 하즈키는 진호의 시선이 들어오자마자 크게 미소를 지어주었고, 그 미소에 진호역시 어색하게 미소를 띄었다. 잠시후, 하즈키가 들어가자, 잠자코 있던 유우타는 진호를 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귀여운 데가 있군 그래."
".....그거, 마이토씨의 대사아닌가."
"마이토는 더 심하게 한다고. 이쯤에서 끝난걸 다행으로 생각해."
".....흥."
잡담을 나누던 그들은 그들을 보고 다가온 세이지에 의해 다시 자기들의 자리로 돌아갔고, 피아캐럿의 시끌벅적한, 하지만 싫지않은 그것은 계속 이어졌다.
거대한 입구에 비해 유적안은 의외로 좁았다. 처음엔 거대했던 통로가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져 카온과 카이의 몸에 약간 비좁을 정도로 좁아졌던 것이었다. 물론 보통사람에겐 엄청난 크기의 것이었지만, 5m의 크기인 그들은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어두운 통로를 한참을 내려온 끝에, 그들은 밑으로 급격하게 꺾어지는 길을 만났다.
[이거야 원.....]
[흐음, 지하로 꺾어지는 통로라.]
어깨의 라이트를 통로밑으로 비춘 카이. 하지만 빛이 닫지않을 정도로 통로는 깊었다.
[내려가야 겠지.]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내가 먼저 가지.]
카이는 몸을 곧게 세우고 나직하게 말했다.
[브레이브 챠지.]
갑자기 푸른 빛이 카이의 몸에서 번쩍이더니, 카이의 가슴과 다리, 어깨에 붉은 색의 장갑이 한순간에 씌워졌다. 그리고 [카이져]가 된 그는, 부스터를 발출하며 통로로 몸을 날렸다. 카이져가 몸을 날린 후 한참이 지나, 약간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던 카온은 약하게 들리는 카이져의 고함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카온, 내려와라!! 그냥 뛰어도 된다!]
[....와이어가 없으니까 그냥뛰는 수 밖에 없잖아....]
카온은 불평스럽다는 듯 중얼거리며 통로안으로 몸을 던졌다. 한참이나 어두운 통로를 떨어져 내려간 카온은 이윽고 밑에서 비쳐오는 녹색의 빛을, 그리고 카이져의 윗모습을 발견할수 있었다. 척하고, 카이져의 옆에 멋지게 착지한 카온은 곧, 아련하게 비치던 녹색의 빛의 근원을 발견할수 있었다.
[...우, 우와...]
[이것은...]
카온과 카이져가 들어가도 넉넉할듯한 통로, 그리고 그 통로의 사면에 수없이 박혀있는 자갈만한 녹색의 돌, 녹색의 빛은 그 돌에서 나오고 있었고, 그 빛에 의해 통로는 신비하고 밝은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저 돌.....야명주라는 건가? 그런...그런것은 무협지에나 나오는 건데....]
[대체가...응?]
왼쪽 벽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야명주인지 뭔지를 보던 카이져는, 벽 한면에 깨알같이 씌여있는 이상한 글자들을 발견했다.짧은, 한줄의 글인, 한문 비슷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한문은 아닌, 카이져의 데이타에는 없는 그런 글자들이.
신비한 녹색의 빛으로 빛나는 통로를 걷기 시작한 카이져와 카온. 통로는 꽤나 길게 이어져 있었다.
[대체 누가 이런 건물을 지은거지?]
[글쎄다. 저 위에의 구조물도 절대로 간단하게는 지을수 없는거라고. 게다가....]
[게다가?]
[...글쎄,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은 백두산 밑바닥이겠지? 산 하나 정도 무게를 거의 반만년이나 지탱하고 있던 동굴이라고, 이건. 그때에 이런 건물을 축조할수 있는 기술이 있었을까. 아니, 기술이 있었다고 해도, 이정도의 건물을 지을 인력은 어디서 구했을까.]
[흐음....]
[보통 이정도의 건물에 어울리는 것은 하나뿐이지.]
[뭔데?]
[절대군주의 무덤.]
카온은 걸음을 멈췄고, 카이져는 그런 카온을 따라 역시 걸음을 멈췄다.
[절대군주? 혹시....정말 단군의 묘인가?!]
[알수 없는거야. 그런것....]
침묵에 빠져든 두 용자. 둘은 말없이 계속 걸었다.
한편, 지상에서는.
[둘의 시그널을 놓쳤다.]
[그런!! 어떻게 된거야!!!!]
카디온 플라이트와 카디온 로더가 계속 감지하고 있던 카온의 시그널, 그리고 제이로더가 포착하던 카이져의 시그널이 갑자기 사라졌다.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한 엄청난 재밍웨이브 때문이었다.
정면으로 그 빛으로 걸어간 둘. 그 빛을 간신히 뚫고 들어간 카온과 카이져. 그리고 그 둘의 앞에는 엄청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 이건!!!!]
거의 대형 운동장의 10배는 될듯한 광장이 그들의 앞에 펼쳐져 있었다. 원형 돔처럼 천장이 반원형으로 되어있고, 온 벽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구슬같은 것들이 굉장히 많이 박혀 방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온벽에는 금칠이 되어있고, 구슬 사이사이에는 용이나 호랑이 따위의 사신도가 빽빽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방의 중앙에는, 적어도 50m는 넘을듯한 거대한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황금빛의, 갑옷을 입은 동상이. 하지만 그 동상주위에는 황금빛의 사슬이 엄청 많이 둘러쳐저 있었다. 그리고 그 황금빛 동상의 앞에는, 상대적으로 작은(그래도 적어도 카온의 키정도는 되는) 마름모 꼴의 녹색보석이 떠 있었다.
[이, 이건...]
[대체 뭐지?]
그 안으로 걸음을 옮긴 카온과 카이져. 하지만 그때, 갑자기 그들 발밑의 용그림이 빛나기 시작했다.
[!]
그리고, 믿을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황금 용의 그림에서, 서서히 빛이 일어나 카온과 카이져의 눈 앞에 엉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구체형으로 엉긴 황금빛은 서서히 넓게 퍼지더니, 갑자기 갈라져 선을, 그리고 글자를 이루기 시작했다.
[저, 저건?!!]
[하, 한글이잖아!!!]
놀랍게도 황금의 빛이 어뤄낸것은 한글의 집합, 그것도 엄청나게 길은 장문의 글이었다. 카온은 놀란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센서에 그것을 저장하기 시작했고, 카이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
- 이것을 보는 자는 분명 인간을 뛰어넘은 존재, 아니면 우리 지고하신 하늘님의 예언에서 나온 강철의 거신들일 것이다. 개인적으론 색기넘치는 남정네나 여인네가 오길 바랬지만, 강철의 거신들만이 저 인간따위는 간단하게 녹아버리는 나의 멸겁화를 통과할수 있었을 테니까. 이 글은 그대들 강철의 거신들이 쓰는 언어로 나타날테니 놀라지 말도록 하라.
- 내가 지금 그대들에게 전하려는 것은 바로 인간세상에 닥쳤던 과거의 재앙과, 그 재앙에 이어지는 또하나의 재앙에 대한 것이다. 바로, 천년대전에 대한 것이다.
- 용기의 군세와 투지의 전사단에 의해 일어나는, 우주의 패권을 결정하는 대전. 천번의 천년마다 일어나 천년간의 패권을 결정하는 전쟁이다. 그것은 정의를 결정하는 것이지만 정의가 될수는 없으며, 악을 멸절하는 것이지만 악을 실제로는 멸절하지 못하는 전쟁이다. 그것은 우주의 패권을 장악하지만 그들은 군림하지 않으며, 군림하지 않고 함께하는 자에게 승리를 주는 전쟁인 것이다. 용기의 여신과 투지의 신사이의 이 전쟁은 오천년전에 이땅에 펼쳐졌었고, 앞으로 오천년후에 이땅에 다시 펼쳐질 것이다. 모든것을 쓸어버리고, 지구 역사의 두루마리를 불태우고, 우주 역사의 죽편을 찢고 찢어, 그 미래를 다시쓰게 될것이다. 이것은 세상이 멸망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는 고통받는 이땅의 백성들의 모습은 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미래는 승자에 의해 다시 쓰여진다.
- 천년대전의 사이에, 이땅을 노리는 수많은 악의 군세가 일어날것이다. 욕망을 지배하는 철의 몸의 악신이, 악의 마음을 가진 강철의 거신의 군단이, 흑의 날개를 지닌 함대가 나타나 투지의 전사단을 돕고 용기의 군세를 노릴것이다. 하지만 강철의 용자왕이, 선풍을 부르는 폭풍의 용자가, 전설의 용자가, 용기의 마음을 가진 거신들이, 탄생할것이니 너무 걱정은 말아라....너, 놀랐니? 에헤, 떨지말거라.
- 미래를 알수는 있으나 결정지을수는 없는법. 그것은 신마저도 어쩔수 없는 것이다. 초절극상지고지순한 최강무적의 나조차 그것을 결정할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이 그대들의 갈길에 올바른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어느쪽이 이기더라도 미래는 다시 쓰인다. 그것은 바뀔수없는 운명. 하지만 명심하라. 중요한것은 그대들의 마음. 세상의 운명이니 뭐니하는것은 어차피 별개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것은 그대들의 마음이다.
- 저 뒤의 거신, [파괴신]은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내려온 황금빛 배에서 나온것. 저 거신은 엄청나게 난동을 쳐 사람 여럿죽이고 나라 몇개 멸망시켰지만, 이땅의 정기를 받은 신님의 결전병기에 의해 퇴치되어 나에 의해 이 곳에 봉인된것이다. 저것이 떨어져 나왔던 황금빛 배는 바다건너의 야만인들의 큰 섬에 운반에 그곳에 파묻었다. 하지만 이것이 열릴때에는 그 배 역시 깨어날 것이다.
- 잊지마라.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것은 그대들과 그대들의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것을. 잊지마라. 그것이 그대들의 운명을 다시 쓰고, 그대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것이며, 그것이 그대들의 생명이라는 것을. 그대들의 마음을 지켜라. 내가 말할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판단은 그대들의 몪이니까.
- 황금빛의 거신은 그대들이 이 글을 본 후 정확히 2분후에 봉인이 부셔져 깨어날 것이다. 그것을 막아라. 우리는 이것을 부수지 못했지만, 부숴서 천년대전의 실질적인 서장을 열어라. 부탁한다.....그러니 잽싸게 튀어 나가도록. 카온, 카이져.
- 초절극상지고지순최강무적 무명(無名)씨 저.-
......카온과 카이져는 입을 너무 벌려 턱쪽의 관절이 삐긋거리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느낄참도 없었다.
[저 글에...]
[저건 우리이름...]
우르르르르릉!!!!!!
갑자기 지면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황금빛 벽에서 그림들이 저절로 요동치듯 일그러지고, 벽의 금칠들이 점차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금빛 거신앞의 녹색 보석이 공중에서 약하게 진동하더니, 보석의 표면에 마구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이건!!!]
[...잽싸게 튀어나가야 겠군. 가자!!!!]
몸을 돌려 그대로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한 카온과 카이져,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진동하던 녹색보석이 그대로 깨져나갔다.
- .................크, 크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반만년의 세월을 넘어, 황금빛의 [파괴신]이 그 거대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곳은 어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느낄수 없다.
아니, 느껴진다.....
내 가슴속에 느껴지는 뜨거운 고통, 고통, 고통, 분노, 분노.
....나에게 살아서 행복을 맛볼 운명따위는 남아있지 않아.
나의 마음....죽어버렸으니까....내가....지키지 못했으니까.
........
나의 분노, 세상을 태우고, 나를 태운다.....
나의 의식따위 남김없이 가져가라....가져가서 세상을 태워라!!!!!!!!!!!
지상의 가이아 워리어즈가 발밑에서 굉장히 약한 진동을 느낀것은, 이제는 들어가겠다고 마구 발악하는 백호를 현무가 잡고있던 참이었다. 지금까지, 등장때부터 지금까지 아무소리도 대사도 표정도 없던 현무는 백호를 잡다가 본 소설에서의 처음 대사를 내뱉은 것도 바로 그때였다.
[응?]
......그렇다. 이게 끝이다. 아무튼 현무의 첫 대사를 축하할 겨를도 없이, 똑같이 그 진동을 느낀 가이아 워리어즈는 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돌아봤다.
[뭐냐, 방금은?]
[그, 글쎄...]
우르르르릉!!!!!!
"우와악!!!"
[앗!!]
이번엔 산 전체가 떨릴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 그들을 덮쳤다. 지상의 군인들은 물론, 거대한 그들의 신체마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릴 정도의 것이었던 것이다.
[뭐, 뭐야!?!!]
[이, 이건?!!!]
카온과 카이져가 유적의 입구에서 달려 나온것은 바로 그때였다. 둘은 단숨에 여기저기 넘어져있는 군인들을 뛰어넘어 가이아 워리어즈에게로 다가갔고, 가이아 워리어즈가 의문의 표정으로 막 입을 열려는 찰라에 다시 진동이 덮쳤다.
우르르르릉!!!
[큭!!!]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진동이었다. 용자들은 모두 넘어지고 막 일어나려던 군인들은 다시 구르고, 여기저기에 있는 탐사장비들은 마구 넘어지고 부서질 정도의 진동이 계속 되었고, 그 난리통 속에서 카이져는 청룡에게 소리를 질렀다.
[일본에 가서 진호와 지현을 데리고 와!!!!!]
[뭐....?]
[빨리!!! 이유를 설명할 시간이 없다. 카온하고 같이 가!!!!]
콰지지직!!!!!
땅이 갈라졌다. 엄청난 진동과 함께 땅이 깊게 갈려져 마치 문이 열리는 것 처럼 크게 쩍 벌려졌고, 그 틈에서 갑자기 검은 빛의 안개가 스물스물하고 나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빨리 가라!!!!!]
[아, 알았다. 모두 일본으로 가자!!!]
[카이져, 조금만 막고 있어라!!!]
카온은 그의 위로 올라온 카디온 머신에 올라가면서 카이져에게 소리쳤고, 주작이 백호를, 청룡이 현무를 끌고 공중으로 올라가는 순간, 땅에서 스며나온 검은 색의 안개는 그 즉시 땅에 엎어져 있던 군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카이져가 손을 채 쓰기도 전이었다.
"우아악!!!!"
"사, 살려...아아악!!!!!"
검은 안개는 마치 살아있는 듯 교묘히 움직이며 군인들을 얽기 시작했고, 안개에 휩싸인 군인들은 발악하듯 저항했지만 곧 힘을 잃고 움직임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인들의 시체를 가지고 다시 틈안으로 들어가 사라져 버린 검은 안개. 더이상은 지체할수 없었다.
[카이져, 먼저 가겠다!!!! 버티고 있어!!!]
[시간이 없다...느낌이 이상해!!! 보통이 아닌 녀석이라고!!!]
[설명좀 해줘, 무슨소리야!!]
[가면서 하겠어, 따라와!!!]
카온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카디온 머신의 기수를 돌렸고, 가이아 워리어즈도 카온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 멀리로 날아가 마침내 사라져 버린 그들의 뒷모습에 잠시 시선을 준 카이져의 몸에 다시 진동이 덮치기 시작했다.
[브레이브!!!! 이그니션!!!!!!!!!!!!]
카이져의 붉은 색 몸체에서 폭풍처럼 발출해 지는 푸른색의 빛. 빛은 마구 몰아치며 밀려올라가 푸른색의 소용돌이가 되었다. 소용돌이를 따라 카이져는 솟아오르고, 소용돌이를 찢고 나타난 제이로더역시 푸른빛을 번쩍이며 카이져를 따라올라갔다.
제이로더의 뒷부분이 다리와 허리로 변형되는 것과 동시에 제이로더의 탑승석이 옆으로 갈라지며 팔이 나타나고, 팔에서 손이 솟아오르며 제이로더 밑부분에 수납되어있었던 부스터 윙이 등으로 이전되어 양쪽으로 날개처럼 갈라졌다. 비어진 어깨사이로 카모드로 변형한 카이져가 합체하고, 카모드의 차체에서 새로운 헤드가 솟아오르고, 헤드안으로 카이져의 헤드가 이전되며 페이스가드가 닫힌 동시에, 스파클 파워즈 엘 카이져는 푸른빛을 전신으로 내 뿜으며 날아올랐다.
[스파클 파워즈!!!!! 엘!!!!! 카이져!!!!!!!!!!]
그리고 그때.
- 우워어어어어어어!!!! -
갈라진 틈이 엄청나게 흔들리며 땅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백두산 자락에 흉하고 거대한 검은 구멍이 뚫리고, 굉음과 함께 황금빛의 [파괴신]이 검은 안개와 함께 땅속에서 솟아올랐다. 마치 중세의 기사같은 갑옷을 입고있는 [파괴신]. 엘 카이져는, 그 [파괴신]의 장갑으로 빨려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군인들의 형상을 볼수 있었다.
[나온것인가!!!!]
다리장갑에서 카이져 버스터를 꺼내든 엘 카이져. 하지만 그때, 갑자기 [파괴신]이 고개를 쳐들었다.
- 우워어어어어어어어!!!!! -
[!!]
콰아아아아아!!!!!!!
갑자기 [파괴신]의 다리쪽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엄청난 소음과 진동, 그리고 폭발하듯 퍼져나가는 검은 안개와 함께 [파괴신]의 거체가 날아올랐다!
[뭐야!!!!]
엘 카이져는 황급히 카이져 버스터를 조준했지만, [파괴신]의 거체는 그것에 잡히지 않는 빠른 속력으로 공중을 갈라 그대로 날아갔고, 엘 카이져가 황급히 기체를 돌려 그것을 봤을때는 이미 [파괴신]이 하늘에 길게 검은 안개를 남기며 저 멀리로 날아가던 후였다. 엘 카이져는 혀를 차며 부스터를 작동시켜 [파괴신]을 쫓기 시작했다.
카온과 가이아 워리어즈는 일본으로 날아가는 도중 긴급회선을 열어 블루베이스와 브레이브 폴리스, 그리고 센푸지 콘체른의 극비회로에 접촉했고, 백두산에서의 '[파괴신]출현' 소식은 곧바로 그 세곳에 전해졌다. 블루 베이스는 즉시 엘 카이져의 회선에 접촉해 [파괴신]의 예상경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통칭 [파괴신]은 지금 일직선으로 일본의 오키나와 현쪽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유림의 말에 류중령은 오더룸 정면 스크린에 떠오른 지도와, [파괴신]의 이동경로를 그려놓은 검은 선을 보고, 그 검은선이 일직선으로 오키나와 현쪽으로 뻗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키나와 너머로는 별다른 것은 없어서 내린 결론이겠지만, 정작 [파괴신]이 노리는 듯한 오키나와도 별다른 군사시설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대체 왜....오키나와로?"
같은 시각. 스위스의 UN 국연사무부총장사무실.
국연사무부총장인 타카즈키 코이치로 대좌는 일본정부를 통해 그에게로 급전된 데이타를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몇개의 사진이었는데, 바로 공중을 날으며 전투기 편대의 공격을 뿌리치는 황금빛의 로봇의 사진이었다.
"백두산이란 말이지...."
조용히 중얼거린 대좌는 잠시 생각하다가, 곧 그의 책상에 놓여진 전화기를 들고, 비서가 받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세이지를 연결해 주게."
하즈키는 완전히 따돌림 당한 기분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부루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맨 처음에는 유우타와 레지나가 황급히 나가더니, 다음은 마이토가, 그다음은 세이지가 전화를 받고 얀차와 히카루와 같이 탈의실에 들어가고, 잠시후 나온 세이지는 '오늘 영업은 끝입니다'라며 손님들을 다 보내고 다시 탈의실에 들어가 버리고, 그다음 마이토가 나와 진호, 지현, 유나, 그리고 샐리를 불러내 밖에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해, 결국 옷 갈아 입지도 못하고 갈곳없는 하즈키는 부루퉁한 표정으로 밖에서 일곱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따돌림 당한것이 그녀에게는 행운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전혀 이해할수 없는 대화가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오키나와로?"
"통칭 [파괴신]. 지금 엘 카이져가 막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브레이브 폴리스도 긴급령을 발동했어. 곧 데커드가 올거야."
"카온과 가이아 워리어즈가 이곳으로 오고있어. 너희를 데리러 올거야."
"하아..정신없군."
그때, 그들이 서있던 길가에 한대의 검은색 고급 리무진이 정차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가 리무진에 올라탄 샐리와 마이토(유우타왈 - 왠 리무진이냐.....마이트윙을 부르면 될것 아냐.....). 마이토는 창문을 열어 유우타를 봤다.
"그럼 유우타. 내가 먼저 가겠다. 용자특급대를 선행시키지."
"마이토...부탁해."
리무진이 떠나고 잠시후, 패트롤카 모드의 데커드가 그곳에 도착했다. 데커드에 올라탄 유우타와 레지나는 진호와 지현, 유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뒤에 그곳을 떠나버렸다.
"...하아..전부 옷도 못갈아입고 가네..."
"심각하다고요.....ㅜ.ㅜ"
지현은 자신의 옷 - 아직도 여자 제복이다 - 을 내려다보며 울상을 지었지만, 유나와 진호는 그 푸념을 절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대신, 유나는 뒷짐을 지며 한숨섞인 소리로 말했다.
"흐음, 무슨일일까. 점장하고 나머지 둘."
"글쎄."
"비밀이 많은것 같아. 그 셋 말이야."
"그럴지도....카온이 오는군."
진호의 낮은 중얼거림이 채 끝나기 전에, 저 멀리 하늘에서 카디온 머신과 가이아 워리어즈가 날아오고, 카디온 머신에서 뛰어내린 카온과 가이아 워리어즈는 진호와 지현, 유나의 앞으로 착지했다. 카온과 백호는 진호를 보자마자 급한듯 입을 열었지만, 그들의 시선이 지현에게 간 순간, 그들은 말을 꺼내지 못하고 대신 입을 더 크게 벌려야 했다.
청룡의 어퍼컷에 턱을 정통으로 맞은 백호가 턱을 잡고 팔짝팔짝 뛰던, '여자였다'라는 말을 들은 지현이 분노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그것은 진호에게는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아예 그들을 무시하기로 작정한 진호는 카온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막 무시하고 있던 카온은 그 시선을 느끼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
[지금 떠나야 한다. 그 [파괴신]은 보통의 상대가 아니야.]
"엘릭서나 그런것의 힘은 느낄수 있었어?"
[전혀...]
"....좋아. 그럼 합체하고 떠나자. 유나, 여기 있을 거지?"
"응."
하즈키는 창 밖에 있던 진호와 지현, 그리고 스파클 파워즈가 그 곳에서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창에서 떨어져 탈의실로 향했다. 세이지와 얀차, 히카루가 있을거라고 생각한 그녀였지만 의외로 두쪽의 탈의실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을 확인한 하즈키는 여자탈의실로 들어왔다.
- 후후후..인간들이 동요하는 군 그래. 아티.
조용히 고개를 돌린 하즈키. 그녀의 붉은 머리칼은 어느새 푸르게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뒤에서 조용히 전개되는 붉은 빛의 날개...
-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죠, 네메시스?
- [파괴신]이 깨어나기 전부터. 근데, 그것이 정말 갤럭시 플리트의 하나인가?
- ....오천년전의 금빛[파괴신]. 오천년이고 금빛 갑옷을 입었다면....아마, 데스 나이츠의 커즈드 아머에 혼이 지배당한 실버 나이트라고 보는것이 옳겠죠. 아마.....갤럭시 플리트의 실버나이트, 금빛 날개의 은갑기사, 나이트 실버리온이겠죠.
- 하지만 멸망당했던 갤럭시 플리트의 기사가 살아나다니.....데스 나이츠가 난리도 아니겠군 그래.
하즈키, 아니 [아티]는 그녀의 제복을 벗고, 원래 입고 있던 옷으로 갈아입으며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 스파클 파워즈의 우방, 갤럭시 플리트....그들중의 하나가 깨어났다라....별로 문제될것은 없어요. 우리에게도 우방인 데스나이츠가 있고, 그들에겐 좋은 먹이거리가 되겠죠. 게다가 저주에 혼이 지배당한 타락한 기사따위, 용자들에게나 던져주면 되는거에요.
- 후후....너도 꽤나 잔혹한데가 있단 말이야....그나저나, 너의 또하나의 혼은 아직도 반항이 심한가?
- 반항이라니...하즈키는 어디까지나 자유의사로 나에게 몸을 빌려주고 있는 거라고요. 나는 그대신 그녀의 몸을 지켜주고.
옷을 다 갈아입은 아티는 그녀의 붉은 날개를 약간 흔들어 보이며 혼잣말하듯 말했다.
- 나는 이아이를 지켜주고, 험한일 겪게 하지 않을 생각이니까, 당신들도 허튼수작 부리지 말라고요.
- 후후...우리야 별 상관없어. 그럼 가볼까.
붉은 빛이 번쩍이고, 빛이 사라졌을때, 그들 역시 사라져 있었다.
[파괴신]이 처음으로 엘 카이져에게 공격을 돌린것은 그들이 황해로 진입했을 때였다.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날던 [파괴신]은, 카이져 버스터를 쏘며 뒤를 잡던 엘 카이져를 무시하다가, 결국 무시할수는 없었던지 잠깐 속력을 줄인후 손을 떨쳐 검은 안개를 떨쳐내 엘 카이져의 가슴을 후려친 것이었다. 간단한 공격이었지만, 엘 카이져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윽!!!!]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엘 카이져는 한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느낌에 멈춰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검은 안개가 약간 옅은 푸른빛을 띄고 [파괴신]에게 돌아가는 것을 본 엘 카이져는, 그 검은 안개가 자신의 힘을 빨아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힘에 [파괴신]이 폭발적인 속력으로 다시금 날아가고 있다는 것도.
[네녀석의....뜻대로는 되지 않는다!!! 옵티마이징 모드 액티베이트!!!!]
엘 카이져의 전신에서 푸른 빛이 마구 솟아오르며, 그의 몸이 푸른빛에 휩싸였다. 이것이 그의 스파클의 힘을 모두 끌어낸 스파클 파워즈 최강의 전투모드 옵티마이징 모드인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엘 카이져는 그의 최강무기의 소환을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파천검, 소환!!]
하늘에 그려지는 푸른빛의 7개의 원과 7망성의 소환진. 그리고 그것이 사라지며, 붉은 검신을 한 엘 카이져의 검 [파천검]이, 푸른 빛에 휩싸여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아아아아..........!!!]
엘 카이져의 손에 들린 파천검의 붉은 검신이 서서히 떨리며 푸른 빛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전신에서 푸른 빛을 뿜어내는 엘 카이져의 동체. 앞으로 날아가는 [파괴신]을 향해, 힘차게 움직인 그는 그의 몸을 앞으로 내던졌다.
[메테오 슬래쉬!!!!!단(斷)!!!!!]
푸른섬광이 하늘을 가르고, [파괴신]이 그것을 흘끔 돌아봤을때, 엘 카이져의 파천검 - 메테오 슬래쉬는 이미 검은 섬광을 가르고 [파괴신]의 등을 찍어내리고 있었다.
- 우워어어어어어어어!!!!!!!!!!!!!!!
엘 카이져가 찍어내린 속도에 둘의 거체는 그대로 밑으로 쏘아져 내리듯 떨어졌다. 푸른 섬광과 검은 안개가 하늘을 가르듯 길게 이어진 후, 두대의 거체는 황해 바다에 그대로 추락하고 말았다. 크게 파도치는 바다, 그리고 잠시후, 그 바다에서 엘 카이져가 솟아 올랐다.
[크...윽.....]
엘 카이져의 전신에서 푸른 전류가 조금씩 요동치고 있었다. 옵티마이징 모드를 전개한후의 부작용인 스파클의 과부하 때문이었다. 그의 푸른빛 광채는 이미 사라지고, 파천검마저 광채를 잃고 있었다.
[....해치우지 못했어....]
콰아아앙!!!!
- 우워어어어어어어어!!!!!
바다가 크게 폭발하며, [파괴신]이 장소성을 뽑아내며 하늘로 솟아 올랐다. 그 주위의 검은 안개는 선명한 푸른 빛에서 점차 검은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등에서 배까지 크게 뚫어진 상처도 이제 거의 회복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엘 카이져는 암담한 감정을 느껴야 했다.
[빌어먹을....메테오 슬래쉬의 에너지마저 빨아들이다니....]
[파괴신]은 천천히, 그 중세 기사의 투구같은 얼굴을 엘 카이져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엘 카이져가 당황한 나머지 검을 그것에 쳐들었을때, 갑자기 투구의 앞부분이 열렸다. 그리고 나타난것, 그것은 얼굴이었다. 마치 용자의 그것같은 얼굴이, 투구 안에서 나타난것이다.
[아, 아닛!!!]
그리고 엘 카이져를 향해, 그것은 묵직하게 입을 열었다.
- 얼어라!!!!
그리고, 믿을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엘 카이져의 주위에서 갑자기 푸른 빛이 두어개 일어나더니, 그곳에서 얼음 폭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뭐..뭐냐!!!!]
엘 카이져가 미처 반응할 틈마저 없었다. 푸른빛은 그대로 엘 카이져의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얼음의 폭풍을 불어닥치게 했고, 그 얼음 폭풍으로 엘 카이져의 곳곳이 얼어가기 시작했다. 엘 카이져는 전신을 있는 대로 움직여 그 폭풍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노력도 소용없이, 엘 카이져의 전신은 마침내 푸른 빛의 얼음으로 덮여 버렸다.
[크...윽!]
풍덩!!
단말마의 비명을 끝으로, 엘 카이져는 얼음 폭풍과 함께 바다로 떨어졌고, 수면에 수포만 남긴채 그대로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리고 엘 카이져가 떨어진 곳의 바다가 얼기 시작한 것을 본 [파괴신]은, 묵직하게 다시 몸을 돌려 그대로 바다를 지치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목적한 곳으로.
하지만 그때, 오키나와로 집결한 용자군단은 이미 반격의 태세를 갖추고 있던 때였다. 이미 근방의 주민들에게는 대피명령이 떨어지고, 브레이브 폴리스는 이시가키항에 서포트 베이스와 방어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미 파이어 제이데커와 슈퍼빌드타이거에게는 일본정부에서의 [파괴신]의 파괴명령까지 하달되어있는 상태였다. 맥스 캐논의 장착한 파이어 제이데커, 그리고 슈퍼빌드타이거의 앞에서, 유우타는 그의 경찰수첩을 열고 마이토와의 통신을 시도 하고 있었다.
"마이토, 지금 어디야? 이시가키항과 주위의 모든 항구, 도시에 대피령을 하달했다고."
[큐슈상공이야. 엘 카디온, 엘 가이아와 합류했어. 파괴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거야?]
"그 주위에서 강력한 재밍 웨이브가 퍼져 나오고 있어서 추적이 굉장히 힘들어. 지금 레지나가 필사적으로 추적중이야."
그렇게 말하며, 유우타는 저쪽에 있는 수많은 장비들과 그 사이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레지나를 응시했다. 제복도 갈아입지 않고 추적에만 몰입하는 모습...왠지 모르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에, 유우타는 잠깐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 조용하던 레지나가 갑자기 환성을 질렀다.
"찾았어, 유우타!!"
"..어?!"
"찾았어! 이시가키 항에서 북쪽 100km해역!!"
"뭐?!! 그렇게 가까이 있었다고!!?"
[제길!!! 여기는 마이토!! 먼저 간다!!!!]
"알았어! 브레이브 폴리스, 출동이다!!!!"
[알겠습니다!!!]
굉음과 함께, 파이어 제이데커와 슈퍼 빌드 타이거가 날아올랐다.
엄청난 스피드로 바다위를 날아가던 [파괴신]이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푸른 하늘에서 반짝이는 세개의 광점을 본 그는 서서히 속력을 줄였고, 그가 바다위에서 자세를 잡았을때, 세개의 광점은 마침내 그 모습을 [파괴신]앞에 들어냈다. 바로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 엘 카디온, 그리고 엘 가이아 였다.
[우리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던 건가!!!]
[자신있다는 거군....좋다!! 받아주지!!!]
엘 가이아는 자신있는 함성과 함께 그의 가이아 할버드를 들고 앞으로 나갔다. 하지만 그때 엘 가이아의 앞을 막아선 엘 카디온.
[기다려 엘 가이아!! 엘 카이져의 스파클이 느껴지지 않아!!!]
[무슨 소리하는 거야!!!]
[엘 카이져가 녀석에게 당했어...조심해야돼!! 놈은 보통녀석이 아니라고!!!]
[그럼 저 놈을 보고만 있자는 거야!! 부딛치지 않고 어떻게 적을 쓰러뜨려!!]
엘 가이아는 엘 카디온을 지나 그대로 [파괴신]에게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도 그레이트 동륜검을 뽑아들었고, 엘 카디온도 별수 없다는 듯 플라즈마 매그넘 펀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자아, 간다!!!!]
거신의 앞까지 호기있게 소리지르며 돌격한 엘 가이아는 그대로 가이아 할버드를 세게 내리쳤다. 하지만 거신은 그 공격을 알고 있었다는 듯 여유롭게 왼팔을 들어 은빛의 할버드를 막았다. 금속성의 소리가 나며 할버드가 팔을 쳤지만, 놀랍게도 그것은 팔을 자르기는 커녕 그대로 튕겨나오고 말았다.
[뭐, 뭐야!!!!!!!]
그때, [파괴신]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왼팔을 돌려 할버드를 붙잡은 [파괴신]은 엄청난 힘으로 그것을 잡아당겨 엘 가이아를 끌어당겼고, 당황한 엘 가이아가 할버드를 당긴 그때 파괴신의 오른팔이 뻗어 그대로 엘 가이아의 복부를 후려치고 말았다.
[크아아아악!!!!!]
엄청난 충격에 가이아 할버드를 놓치고 뒤로 나가 떨어진 엘 가이아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가 바다에 쳐박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에 놀란 마이트 카이져와 마이트 가인이 돌격해 들어가려는 찰라, 갑자기 [파괴신]의 주위의 검은 안개가 바다에 쳐박힌 엘 가이아에게 뻗쳐나갔다. 바다에 가라앉던 엘 가이아를 잡은 검은 안개는 엘 가이아를 묶기 시작했다.
[크으...뭐냐!!!! 이거 놔!!!!]
거체를 버둥거리는 엘 가이아를 검은 안개는 그대로 공중으로 쳐들고, 엘 가이아는 그것에 벗어나기 위해 옵티마이징 모드를 발동시켰다. 바로 그때 엘 가이아를 묶고 있던 검은 안개가 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은광에 물들어 있던 엘 가이아의 몸에서 은광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 완연한 은색의 안개는 엘 가이아를 세차게 내던졌다. 힘없이 나가떨어진 엘 가이아는 바다에 떨어져 그대로 가라앉고, 그것에 당황하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을 향해 무뚝뚝하게 시선을 돌린 [파괴신]을 향해, 둘은 당황과 암담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저, 저럴수가....에너지를 흡수하는 건가?!]
[그런....]
주인의 힘을 잃은 가이아 할버드가 천천히 은광을 흩뿌리며 사라져 갔지만, [파괴신]은 그 광채마져 흡수해 버리고 말았다.
[하아앗!!! 플라즈마 매그넘 펀치!!!!]
콰앙!!!
붉은 빛과 함께, 폭염을 뿌리며 엘 카디온의 오른팔이 폭사되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강철의 주먹이 그대로 거신의 투구를 향해 폭사해 들어가, 거신이 막을 틈도 없이 그대로 투구를 친 플라즈마 매그넘 펀치, 그러나....
텅!!!
너무나 허무한 소리를 내며 플라즈마 매그넘 펀치는 튕겨나가고, 플라즈마 매그넘 펀치의 폭염마저 그대로 흡수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엘 카디온이 오른팔을 회수하기도 전에, 그대로 검은 안개를 흩뿌리며 하늘로 치솟아 올라간 [파괴신]은 그대로 둘을 피해 바다를 스치며 날기 시작했다.
[제길!!]
[이대로 보내줄거라 생각하냐!! 간다!!!]
두명의 용자는 그대로 검은 안개를 흩뿌리는 황금빛 거신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제길!! 먹히지가 않아!!}
{그레이트 동륜검!!}
{회복까지 되는...}
{크허허헉!!!! 대체 뭐가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이야앗!!!!}
황금빛 [파괴신]과 그것을 향해 돌격하고 재차 공격하는 두명의 용자를 보는 세명의 남녀가 있었다. 굉장히 깨끗한 영상에다가, 그것이 나오는 스크린이나 주변기기등의 것들도 최신식의 것이었지만, 이곳은 무슨 군사기지라던가 그런곳은 아니었다. 아니, 비밀기지는 비밀기지인가. 이곳은 도쿄의 피아캐럿 2호점. 그리고 세명의 남녀는 세이지, 얀차, 히카루였다.
"으음, 상당히 당하는 구만~~~"
"정말.....이러다가 당하는 거 아니야?"
"으음.....스파클 파워즈나 용자특급대가 밀릴정도라....센푸지군이 밀릴정도의 적은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세이지는 한가하게 말했지만, 그가 한 말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일반인들이 센푸지 마이토가 용자특급대의 대장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고, 스파클 파워즈라는 단어도 모르고 있는게 현실이었다. 세이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여상스럽게 말한것이었다. 세이지가 말한것을 듣고 있는 얀차나 히카루도 놀란것 같지는 않은듯했다.
그리고 엘 카이져는 봤다. 황금빛 갑옷, 바로 [파괴신]을. 그리고 그 안으로 잠겨들어가는 '용자'의 모습을.
엘 카이져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주위에 몰아닥치던 얼음폭풍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의 몸은 엄청난 얼음속에 갖혀 있었지만, 그는 그것조차 느낄수 없었다. 그가 느낄수 있는 최대의 경악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말도 안돼는...!! 그럼 그 파괴신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써서 얼음을 부셔버리고 탈출한 엘 카이져는 그대로 바다 밖으로 나왔다. 갑자기 느껴지는 허탈감에 아찔한 엘 카이져였지만, 그는 하늘을 날으는수 밖에 없었다.
[막아야 된다....막아야 돼!!!!!]
[맥스 캐논, 발사!!!]
파이어 제이데커의 맥스캐논이 엄청난 기세로 [파괴신]을 향해 날아갔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대용량의 그 빔은 [파괴신]의 장갑으로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갔다. 같이 발사된 슈퍼 빌드 타이거의 타이거 빔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길!!]
[큰일이다....]
[직접공격으로 부수면 회복되고, 에너지 공격은 그냥 흡수해 버리고....게다가 가까이가면 에너지가 드레인 당하고....!]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마이토는 암담하다는 듯 그 [파괴신]을 내려다 보았다. 그들이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파괴신]의 전진속도를 늦추는게 고작이었다. 게다가, 저것이 가는 곳은...
[방향을 바꿨어....이시가키 항이 아니야...]
[그것을 따질때가 아니야!!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빨아들인다면!! 더이상 못빨아들일 정도의 큰 에너지를 주면 되는거야!!!!!]
엘 카디온의 블리자드 캐논 역시 별 효과를 주지 못하고 흡수되어 가자, 슈퍼 빌드타이거는 결심했다는 듯 소리쳤다.
[...좋아!!! 파이어 제이데커!!! 타이거 팡이다!]
[!! 하지만!! 그건 파이어 제이데커 형태에서는 단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만약 너의 제네레이터가 과부화 된다면!!!]
[상관없어!!! 지금은 그게 가장 강한 공격이라고!!]
타이거 팡. 브레이브 폴리스의 최강의 합체공격기. 슈퍼 빌드타이거는 물론 파이어 제이데커의 에너지를 모두 써버리고, 기술개시후 슈퍼빌드타이거가 강제분리되는 문자 그대로 최후의 수단인것이다. 하지만 모든 공격이 통하지 않는 이때에는 최후의 수단밖에 통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파이어 제이데커는 판단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좋다...!!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 우리가 공격한 후에 그레이트 동륜검을 써라!!!]
[알았다!! 엘 카디온!!! 강력한 공격을 준비해!!!]
[..알았다..]
[파괴신]은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는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파이어 제이데커는 오른쪽 다리장갑에서 제이버스터를 꺼냈다.
[좋아!!! 우리의 모든에너지, 받아랏!!!]
[우오옷!!!!!!!]
제이버스터가 슈퍼빌드타이거의 등에 연결되고, 파이어 제이데커와 맥스캐논의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제이버스터를 통해 슈퍼 빌드타이거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슈퍼 빌드타이거에서 두 에너지가 융합함과 동시에, 서벨타이거가 울부짖었다!
[크아아앗!!! 간다!!!!!! 타이거어어!!!!!! 파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앙!!!!!!!!!!!!!!!!!!!!
슈퍼 빌드 타이거의 서벨타이거의 입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폭사되어 [파괴신]을 향해 날아갔다. 엄청난 크기의 번쩍이는 백색 광채가 [파괴신]을 찢을듯 폭사해 들어갔지만, 그때, [파괴신]역시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 모여라!!!
카아아앙!!!!!!
[파괴신]의 전신에서 떠돌던 검은 안개가 갑자기 한곳에 뭉치더니, 그것이 타이거 팡을 받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검은 빛의 구체는 그 타이거 팡의 빔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뭣!!!!]
타이거 팡의 빛은 모든것을 찢어발길듯 사납게 요동쳤지만, 검은 안개는 계속 발출되고 모이며 그 타이거 팡의 에너지를 빨아들였다. 영겁의 시간이, 번쩍이는 하얀 섬광이 지나가고, 마침내 주위가 조용해 졌다.
[크으...윽!!!]
철컹!!!!
슈퍼 빌드 타이거가 그대로 허물어지듯 곳곳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강제합체해제가 된것이다. 슈퍼빌드타이거에서 강제분리된 타이거 팀은 그대로 바다로 떨어졌고, 힘을 모두 쓴 파이어 제이데커 역시 바다 가까이로 내려갈수 밖에 없었다.
[아니.....]
당황한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과 엘 카디온. 그때, [파괴신]은 타이거 팡의 에너지를 모은 구체를 천천히 높이 띄어올렸고,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이 뭔가를 느끼고 그레이트 동륜검을 들었을때, [파괴신]은 그대로 그 구체를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에게로 던져버렸다.
[빌어먹을!!!!! 하아아아!!! 그레이트 동륜검!!!!!!!!]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황금빛의 그레이트 동륜검이 타이거 팡의 에너지를 집결한 구체와 부딛쳤다. 이번엔 황금빛과 흰빛의 번개가 주위를 휩쓸고, 엄청난 섬광이 두개의 에너지 사이에서 요동을 쳤다. 그리고 마침내,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거체가 뒤로 날아갔다.
[우아아악!!!!!]
파아아앙!!!!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거체가 바다에 내동댕이 치고, 엘 카디온이 당황해 그것을 보았을때 [파괴신]은 그대로 기체를 돌려 하늘로 쏘아져 올라갔다.
그 말을 끝으로, 파이어 제이데커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바다속으로 잠겨들어가고 말았다. 그것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엘 카디온은 황급히 [파괴신]의 뒤를 따라 날기 시작했다.
'하지만.....대체 어떻게 하면 막을수 있다는 거냐!!!!! 나에겐....강한 무기가 없단 말이다!'
엘 카디온의 스파클을 서서히 전개시키며, 진호는 나지막히 한숨을 쉬었다.
'아직...깨닫지 못한건가....'
"파이어 제이데커와의 교신이 회복하지 않습니다!!"
"슈퍼 빌드타이거의 신호를 잃어 버렸습니다."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 중파. 추격불능입니다!"
"엘 카디온과 [파괴신]의 거리는 200m. 지금 추격중입니다."
"이런...."
유우타는 한숨을 쉬며 지도에 나타난 [파괴신]의 현재위치를 보고 있었다. 이시가키항으로 향하던 [파괴신]은 이제 방향을 돌려 미야코 제도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녀석 뭐야.....대체...."
유우타의 시선이 문득 파괴신의 이동경로에 바로 다다르는 섬, 천황도에 다다랐다.
"설마...?"
[나이트 실버리온!!!!!!]
전력으로 날아가던 [파괴신]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 [파괴신]을 쫓던 엘 카디온도 그것을 들어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푸른 빛으로 번쩍이는 스파클 파워즈 엘 카이져가 날아 들어오고 있었다.
[실버리온!!!!! 나를 봐앗!!!!!!]
그렇게 소리치며 쏘아져 들어온 엘 카이져는 [파괴신]이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어깨채로 [파괴신]을 밀쳐냈다. 미친듯이 닥쳐들어오던 엘 카이져의 속도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것이어서, 두 개의 거체는 서로 얽히고 섥혀 그대로 바다로 추락해 들어갔고, 엘 카디온이 당황해 그것을 보고 있을때는 두 거체가 바다에 쳐박힌 후였다.
파아아아앙!~!!
[엘 카이져!!!!!!]
[실버리온!!!!]
- 닥쳐라!!!!!
카가가가각!!!!!!
공기가 진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파괴신]에서 퍼져나간 엄청난 힘이 그대로 퍼져나가 엘 카이져의 몸을 때리고, 엮어서 하늘로 들어올렸다.
[크아아아악!!!!!]
- 닥쳐라, 닥쳐라, 닥쳐!!!!!
[시..실버리온!!!!]
- 그 이름으로 날 부르지 마!!!!!!
[함부로 투지를 폭주시키지 마라!!!!! 그런다고 네가 지키려던 그녀가 돌아오나!!!!]
- !!!!!!!!!!!!!!!!!!!
[황금날개의 은갑기사, 나이트 실버리온!!!!!! 그게 그 붉은 머리 소녀가 널 부르던 이름이었잖아!!!!!!]
- 크아아아아아아!!!!!!! 그만해앳!!!!
[커어어억!!!!!]
엘 카디온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엘 카이져의 행동, [파괴신]을 '실버리온'이라고 부르는 엘 카이져의 말, 그리고 그 말에 갑자기 말문을 트이는 듯 마구 지껄이는 [파괴신].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를 부정하려고 하지마!!!!!! 너는 나이트 실버리온이다!!!!!]
- 그만해!!!!!!!
[너하고 비슷한 용자가 있었다. 그도 그를 부정하고, 그의 분노에 온 몸을 던져 불태우려고 했다. 그래서는 자멸만을 낳을 뿐이다!!!]
- 크으...
[붉은 머리 소녀....너를 원망했나? 나는...봤다...그 소녀의...너의...]
- 으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악!!!!]
무형의 힘이 엘 카이져의 곳곳을 조르기 시작했다. 만신창이였던 엘 카이져의 몸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그 힘에 졸리기 시작했고, 그것에 엘 카디온이 더 참지 못하고 천공검 소환을 준비하려 할때, 갑자기 하나의 목소리가 날아와 엘 카디온의 뇌리에 꽃혔다. 바로 엘 카이져의 목소리였다.
'엘 카디온...'
[에, 엘 카이져?!!]
'잘 들어! 지금부터 내 스파클을 꺼내 폭주시킬거다. 그 정도 에너지면 이 갑옷과 검은 안개를 상당수 중화시킬수 있다!'
[!!! 하지만!! 그러면 스파클이 폭발하거나 소멸할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갑옷을 완전히 부수지는 못한다.....저녀석의 가슴 깊숙한 곳에 실버리온의 혼이 응결되어 있는 것이 있어. 그것을 파이널 데스트로이어를 이용해 꺼내오는 거다!!!!'
[어, 어떻게 그것을?]
'기회는 단 한번뿐이다.....!!'
오늘만 수없이 당황한 엘 카디온이었지만, 이번의 것은 심각했다. 대체 무슨 말인가! 밑도 끝도 없이....
[그게 무슨...!!!]
[우와아아아아악!!!!!!!]
엘 카디온이 미처 소리치기도 전에, 갑자기 엘 카이져의 전신이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옵티마이징 모드가 아닌, 그야말로 순수한 스파클의 힘이 퍼져 전신에서 퍼져나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엘 카이져의 온몸을 짓누르던 무형의 에너지가 그 힘에 풀려 나기 시작했지만, 엘 카이져의 전신의 장갑도 갈라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다!!!'
[엘 카이져!!!]
[하아아앗!!!]
밝은 하늘과 바다에서 폭발하는 엄청난 푸른빛. 그리고 그와함께, 엘 카이져의 가슴에서 은빛의 구체가 빠져나왔다. 바로 엘 카이져의 심장. 스파클. 은빛의 구체, 은빛의 별은 그대로 회전하며 엄청난 푸른빛을 밷어내기 시작했다. [파괴신]의 검은 안개가 스파클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그 푸른 섬광에 힘을 잃고 스러져갈 뿐이었다.
- !!!!
[네 녀석이 용자라면!!!!! 도망가지 마랏!!!!!]
푸른빛이, [파괴신]의, 나이트 실버리온의 눈앞에서 폭발했다...
"실버리온!!!"
하늘을 보고 있었던 나이트 실버리온은 고개를 돌려 그를 부른 소녀를 보았다. 붉은 머리의 소녀....그녀는 그녀의 이름마저 몰랐다. 어릴때 무슨 충격이 있는지 어릴때의 기억을 잃은 것이었다. 그런 그녀와 만난 나이트 실버리온은 그의 전함 나이트 윙에 그녀를 태우고 갤럭시 플리트를 이탈한 것이었다. 임의대로 실버리온은 그녀를 '아가씨'라고 부르고 있었고, 그녀도 상관없어해 했다.
"헤헤...이것좀 봐요."
조잡하게 만든 화관. 그녀의 것인듯한 작은 것과 실버리온의 것인듯한 엄청나게 큰 것이 있었다.
"예쁘죠?"
[예쁘군요. 아가씨.]
"헤헤...써봐요."
웃으며 화관을 건네준 소녀. 실버리온은 그것을 받아 머리에 썼다. 화관은 그의 머리에 들어가기엔 약간 작았고, 그것을 보자 소녀는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밝게 웃는 소녀. 그리고 그녀를 따라 웃는 실버리온. 행복한 순간. 밝게 웃는 소녀와, 소녀를 사랑해, 그리고 그런 소녀를 위해, 그런 소녀를 지키고 싶어하는 한 용자. 행복은 그곳에 있었다...
불탄다. 모든것이 불탄다. 꽃이 불에 타 흩날리고, 행복이 있던 그 들판에는 용자의 절망만이 있었다.
[아, 아가씨...!!]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실버리온의 고통은 심각했지만 그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불타는 꽃밭위에 누워있는 소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복부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소녀는 꿈틀거리며 실버리온을 보고 있었고, 그런 그녀에게 안간힘을 쓰며 기어가던 실버리온의 앞에 검은 검이 꽃혔다.
[아가씨!!!!]
"실버...리온...."
절망이 실버리온을 덮쳤다. 고통스러운 얼굴의 소녀가 그에게 엄청난 절망을 주고 있었다.
"실버...리온...아파...나...."
[아가씨!!!!!]
"나...나...."
뭔가 말하려던 소녀, 하지만 그녀의 몸은 검은 검에 가려 보이지 않고, 안간힘을 써 간신히 소녀를 보았을때, 소녀의 몸이 불에 휩쓸렸다.
불꽃이, 푸른 불꽃이 그의 갑옷을 태우고, 그의 몸을 태우고, 그의 마음을 태우기 시작했다.
- 크, 크으으으!!
푸른 빛의 사이에서 보이는 것이 있었다. 실버리온의 시선에 들어오는 그것이 있었다.
그것은, 붉은 빛의 머리카릭. 그것은, 밝은 미소....
- !!!!!
강렬한 푸른 빛에 눈을 뜨지 못하면서도, 엘 카디온은 직감적으로 엘 카이져의 스파클이 [파괴신]의 검은 안개와 황금빛 장갑을 부수는 것을 알수 있었다. 엘 카이져의 스파클의 힘에 정신을 집중하던 진호는 엘 카이져의 스파클의 힘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스파클의 힘이 사라져 간다!! 엘 카디온!!'
[하아아아아!!!! 옵티마이징 모드 액티베이트!!!!]
엘 카디온의 전신에서 황금빛의 광채가 퍼져나오고, 엘 카디온의 오른팔에서 붉은 빛이, 왼 팔에서 푸른 빛이 폭팔하듯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크윽!!!]
갑자기 푸른 광채가 사라지고, 엘 카이져의 스파클이 갑자기 엘 카이져의 가슴으로 빨려들어가더니 그의 몸이 크게 출렁거렸다. 그리고,
콰아앙!!!
[크아아악!!!!!!]
엘 카이져의 모든 장갑이 터져 나가고,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불꽃을 날리며 뒤로 나가떨어진 엘 카이져는 그대로 바다위로 떨어졌다. [파괴신]은 가슴과 배부분의 장갑이 모두 날아가 검은 안쪽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검은 안개는 거의 사라져있었지만 그것은 점점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빠르게 회복되는 [파괴신]의 장갑, 하지만, 엘 카디온은 그때를 놓치지 않았다.
[파이너어어얼!!!!!!! 데스트로이어어어어어어!!!!!!!!!!!!!!!!!!]
콰아아아아앙!!!!!
뒤의 부스터가 폭발하며, 황금빛 화살처럼 날아간 엘 카디온의 파이널 데스트로이어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양팔을 뻗어, 몸을 전부 내던지며 공격한 엘카디온. 그의 두팔이 미처 회복되지 못한 파괴신의 안쪽을 치고.
- 크아아아아아!!!!!
황금빛의 광채에 파괴신의 검은 안개가 다가들었지만, 온 힘을 쥐어짜 달려든 엘 카디온의 공격에 안쪽의 검은 몸이 직격당했다. 순간 검은 안개가 모두 멈춰버리고, 엘 카디온의 두 팔이 반쯤 박혀 들어갔다.
[크아아아아앗!!!!]
소리를 지르며 그대로 팔을 뒤로당긴 엘 카디온은 팔을 회전시키며 다시 힘껏 내질렀고, 이번엔 확실하게 몸체가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엘 카디온은 봤다. 희미한 은빛으로 빛나는 것을.
[이거다앗!!!!!크아아아아아아!!!!!]
오른팔을 내지른 그 기세로 왼팔을 힘껏 친 엘 카디온의 왼팔이 다시 몸체를 쳤고, 몸이 크게 뚫리며 이번에는 확실한 느낌이 그의 손끝에 다다렀다. 감각이 느껴지지도 않는 그의 왼손을 억지로 펴 그 은빛을 감싸쥔 그는,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잡아당겼다.
- 캬아아아아아아!!!!!!!
괴성이 질러졌다. 엘 카디온은 있는 힘을 다해 은빛의 그것을 잡아 당겼고, 몸이 크게 뚫리며 그대로 그것이 빠져나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그것, 삼각형의 은빛금속이 엘 카디온의 손에 들려있었다.
[됐어!!!!!]
환호성을 지른 엘 카디온. 그때, 갑자기 검은 안개가 그의 몸을 덮쳤다.
콰가가각!!!
[크아악!!!]
검은색의 창처럼 변해 엘 카디온의 어깨를 뚫은 검은 안개는 재차 큰 벽이 되어 엘 카디온을 덮쳤다.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하려던 엘 카디온은, 그러나 그 힘에 그대로 뒤로 튕겨나가 바다에 쳐박하는 수밖에 없었다. [파괴신]의 가슴에서 검은색의 머리 - 마치 유령의 그것같은 -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휑허니 뚫린 그것의 눈이 엘 카디온을 노려봤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은빛의 그것을 떨어뜨리지 않은 엘 카디온을 향해 [파괴신]의 껍데기는 다시 검은 안개를 모으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레이트 동륜거엄!!!!!]
- 쿠아아아아아아악!!!!!!!!
[파괴신]이 그것을 느끼고 투구를 쳐들었을때는 이미 늦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폭풍,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그레이트 동륜검이 그 투구를 가르고 있었다. 닥쳐오는 검은안개를 모두 뚫은 황금빛 선풍의 검은 그대로 그 투구를 치고, 몸을 갈라 그 갑옷을 아주 반으로 베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재차 이어진 엘 카디온의 공격.
[파이널!!! 데스트로이어!!!!!]
황금빛의 강철주먹이 그대로 [파괴신] 가슴의 머리를 뚫었다.
- 캬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안개가 흩어지는 것처럼 엘 카디온의 주먹에 허무하게 흩어지는 검은 빛의 흉한 머리. 끝없이 이어지는 단말마의 비명이 사라지고, [파괴신]은 마침내 그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해...해냈다.....]
간신히 힘을 회복한 엘 카이져가 수면으로 나왔을때, 극심한 허탈감을 느낀 엘 카디온은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부축을 받고 간신히 공중에 떠 있었다.
[이것이....실버리온인가...?]
손에 들린, 은빛을 내는 삼각형의 금속같은 것. 그리고 그것을 응시하는 세명의 용자. 잠시의 침묵이 그 셋을 감쌌지만, 그것은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의 안에서 흘러나온 마이토의 말에 의해 깨어지고 말았다.
[엘 카디온.]
[응?]
[권투를 해라. 넌 나의 내일이다!!]
[......분위기 작작 좀 깨라!!!!]
간신히 이시가키 항으로 운반된 용자군단.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브레이브 폴리스는 즉시 수송기에 실린채 도쿄의 본부로 운반되고, 스파클 파워즈의 가이아 워리어즈와 카이 역시 한국군의 수송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마이토의 그레이트 마이트가인도 귀환하고, 그곳에 남은 카온과 진호, 유우타, 그리고 레지나. 그들은 한사람의 불청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일본 자위대 대좌 다카즈키 코이치로다."
"...브레이브 폴리스 대장 토모나가 유우타 입니다. 그런데..."
"저 용자로봇이 회수한 AISG는 우리가 회수하겠네."
"네?! 우리라뇨!!"
유우타는 놀라 소리질렀지만 다카즈키 대좌는 그것에 상관하지 않고 뒤의 일단의 사람에게 눈짓을 줬고, 그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수송선에 실려있는 은색 금속을 끌어 내리기 시작했다. 유우타는 그것에 화난 표정으로 다카즈키 대좌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그리고!!! 우리라니, 우리가 누구입니까!!!!"
"저것이 무엇인지는 자위대의 특급 기밀이다. 저것이 AISG, Artificial Intelligence &
Sun power Generater라는 것만을 알려두지."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설명해 주십시오!!!!!"
"가자!!"
유우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다카즈키 대좌와 그의 부하들은 그대로 AISG를 가지고 그들 앞에서 사라졌다. 마구 화내는 유우타를 달래는 레지나를 흘끗보고, 진호는 멀어지는 그들을 노려봤다.
"...이곳에 역시 뭐가 있긴 했군그래..."
천황도(天皇島). 미야코 제도에 있는 수많은 섬중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섬. 주위에 산호초를 만들고 해변도 아름다운 그런곳이었지만, 8년전부터 그곳은 군에 의해 통제되고 지금은 잊혀져 가는 섬이 되어버렸다.
민간인은 드나들기도 힘든 그곳, 다카즈키 세이지와 코우사카 히카루, 그리고 얀차는 그 해변을 걷고 있었다. 마치 산책이라도 하는듯 한가한 태도.
"용자들이 잘막긴 막았나 본데."
"하지만 적이 AISG를 가지고 있었다니....설마 '방주'의 것이 아니었을까?"
"으음. 또하나의 AISG란 말이지...."
갑자기 멈춰선 셋. 그리고 갑자기, 모래사장의 한부분이 '열리며' 그곳에서 검은색의 원통같은 것, 엘레베이터가 튀어 나왔다. 식별번호를 넣고 그곳에 올라타는 셋. 빠르게 그 원통이 모래사장 밑으로 사라지고, 모래사장은 다시 '닫혔다'.
"아마 '방주'의 또하나의 인격이겠지. 무사히 가져온것은 천만 다행이었어."
"그것의 신체는 다 완성된거야?"
"응."
빠르게 내려가던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그들은 역시 여상스럽다는 태도로 내려왔다. 내려온 그때, 세이지는 엘레베이터 옆에 기대어 서있는 검은 머리의 한 남자를 발견했다.
"....라이바루씨?"
"오랜만이에요. 라이바루씨."
눈을 감고 있던 검은 머리의 건장한 남자, 라이바루 죠는 고개를 들어 세이지들을 봤다. 바로 2년전, 용자특급대 최강의 적이자 라이벌인 라이바루 죠. 죽었다고 생각되던 그 남자가 여기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