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과로 일찍 잠들었다가 일찍 잠이 깼다.
그렇다고 일어나 움직이자니 너무 빠른 시각이다.
옆에 있는 폰을 뒤적이다 보니 오늘의 운세가 나와 있었다.
뭐 그런 것을 맹신은 아니지만 재미로 보긴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새로운 일? 생각?
뭐가 있을까?
새로운 글감을 하나 얻기는 했다.
글쟁이가 글감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아, 그것인가?
새로운 글감으로 동화를 한편 쓰라는?
생각을 이리저리 가져다 짜집기를 해 본다.
그런 그 글에는 어떤 에피소드를 넣어야 할까?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어제는 삼사순례를 했다.
의도하지 않았다.
그냥 정월 초사흘이니 아이들 기도를 해 줄까하고 갔다가 공교롭게도 일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인사도 하지 않고 대원사로 갔다.
기도하는 중에 전화가 와서 안 갈 수가 없었다.
성모각에 올라가서 간단하게 기도 하고
시골 집에 들렀다.
시골집가서 추위에 크지 못하고 말라가는 버섯 몇 개 따서 일행 주고
죽곡정사에 가서 둘러보고 배추캐서 나눠주고
오는 길에 쌍봉사 들렀다.
언제 보아도 편안한 쌍봉사 가섭존자의 웃음
힘들때마다 그리 들러서 보고 오던 기억이 새록하다.
뭔가 먹고 들어가자는 말에 그냥 왔다.
먹는 일?
중요하지만 또 먹을 것에 매달리면 안된다.
하루 쯤 굶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죽지 않는다.
지금 생각이라면 내가 사람구실을 못하고 죽게 생기면 가장 편안하게 죽는 방법이 있다.
곡기를 끊으면 된다.
뭐 잘 죽는 방법일 수 있지만 지금 죽을 것은 아니기에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오늘은 사골 끓이던 것 마저 정리하고 육포도 정리해서 넣어야 겠다.
할아버지 기일에 쓰게 조금 보내고
아버지 기일에도 쓸 수 있도록 보내면 좋겠는데
뭐 방법이 없으면 마는 것이지 그것에 애 닳을 필요는 없다.
주어지는 대로 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오늘의 운세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