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까지 일정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도착을 했어요.
그래도 사람이 여전히 많았어요.
저는 바로 단상위 우측 파카51 소장님을 만나러 갑니다.
모두들 테이블 옆 의자에 공손히 앉아서
귀기울여 듣는 모습이
흡사 사주보러 온 사람들 느낌인데요… ㅎㅎㅎ
말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찾아온 자의 말씀을 주의깊게 듣는 소장님
”이펜과 제가 잘 맞을까요?“
“당신과 잘 맞아요! 잘샀어요!”
“누구한테 샀어요? 얼마에 샀어요? 그 가격이면 꼭 사야돼요. 무조건 사야돼요~ 가서 이거이거 고쳐달라고해요~”
”이펜 주인과 당신의 쓰는 패턴이 일치하네요~“
마치 만년필 전생을 상담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ㅎㅎㅎ
저는 그동안 연재(?)아닌 연재를 하였던 사연많았던 마리아칼라스 보여드렸는데 이펜의 사연을 알고 계신 회원분도 곁에 계셨어요. ㅋㅋㅋ
암튼 결론은 닙도 문제였네요.
소장님이 제가 쓰는거 보자마자 단번에 제가 느꼈던 문제점을 알아차리시더라구요.
손톱기술 시전… 몇차례 손톱과 루빼를 거치고 나니
제가 원하던 딱 그 필기감과 잉크흐름이 되었어요~
헛발질.. 제 손이 문제인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ㅎㅎㅎ
소장님은 저에게
”대충대충 살지~!? 그러니까 이러지~~ 핫핫핫!!! =)“
호탕한 웃음소리… ㅋㅋㅋㅋ
사실 작년 펜쑈에도 늦게 와선 소장님과 기념사진도 찍었는데 이번엔 왠지 쑥쓰럽더라구요. ㅎㅎㅎ
저도 한때는 참 까탈스럽게 살았는데
그게 너무 피곤해서 대충 타협하고 사는 저를 어찌 단박에 아셨을까요~ ㅎㅎㅎ
그 와중에도 일본인이 단상에서 펜쑈 전경 사진 찍는것 보시고선 이럼 안된다고~ 아까 많을때 꽉 찼을때 찍었어야 한다고… ㅎㅎㅎㅎㅎ 견제하시던것 인상깊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급하게 휘리릭 둘러본 펜쑈에선…
다들 어찌나 한결같이 진심이시던지…
(지나가며 신기해하는 눈으로 쳐다보니…)
”온김에 요거 하나 가져가세요“
(급 당이 떨어져 카라멜과 사탕 먹어도 되는지 여쭙는 말에…)
”당 충전 충분히 하셔요~ 하나 말고 두개 드세요~ ^^“
(단 돈 천원이 없어서 이체하려고 할때…)
”지금쯤이면 돈 떨어질때 되었어요~ 걱정말고 이체하셔도 되세요~ =) “
(처음보는 펠리칸 1000을 보고 신기해하니)
”이거 사지마.. 안팔아… 이건 별로야… 사려면 800사…“
”전시용인데 800있음 사… ㅎㅎㅎㅎ“
(중세시대 아름다운 딥펜에 홀려 있는데…)
”앉아서 편히 쓰고 가세요~ 언제 또 요런펜으로 써보시겠어요~~ 예쁜 종이에 편히 쓰세요~~ 봉투에 담아 가져가세요~ =)“
(판매자분이 기쁜 얼굴로 만년필 사냥에 성공하여 돌아오시고선… )
”이펜이 블라블라… 이게 제가 갖고 있는 것과 방식이 유사하고 부모 자식 같은 펜이라 꼭 사야했어요~ 이 필기감은 이렇고요~~ 저렇고요~~ ㅎㅎㅎ 이건 어디서 샀구요~~ 이 스탬프는 네덜란드 요기서 샀어요~~ 꼭 가셔요! =)“
(목소리와 포스만으로도 연구소 그분임을 알아보고 말을 건내니… 그제서야 약간 수줍게…)
”네~ ㅎㅎㅎ “ 라고 답하시던 스텝분 ㅋㅋㅋ
넘 귀여우셨습니다~~ ^^
기진맥진 펜쑈에 입장해서
정신없이 둘러보느라
그리고 어느분이 어느분인지 정확하게 기억하긴 어렵지만 들었던 생각은
‘정말 다들 진심이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격하게 아끼는구나… 오늘은 그냥 축제의 날이구나… 찬찬히 더 많이 공부하고 알고 싶다…’
였습니다.
모두 다음 펜쑈에서 뵙길
그리고 카페에서 자주 소통하길 바라겠습니다. ^^
첫댓글 🩷
쓰는 패턴이 잘 맞는 펜이라니 이게 바로 운명인가요. 어떤 펜이었을 지 궁금하네요. 득템 축하드려요 ^^
아 그 대화는 제 앞분 얘기 들은거 적은거에요… ㅎㅎ 저는 펜을 알아보긴 어려웠어요~ ㅋㅋ 어느 여자분이셨는데 득펜 잘 하신거 같더라구요~ ^^
@꼬마리아 아 꼬마리아님께서 들이신 게 아니셨군요 ^^
본문 중간에 있는 펜 너무 이쁘네요. 어떤 펜인지 너무 궁금합니다. ^^
소장님 독심술 터득하신 듯 합니다. 펜과 사람이 이렇게나 밀접하네요.
초록색 펜 말씀이시죠? 프랑스펜을 파시는 분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고 heyday146님이 보여주셨고 아마 브랜드는 세인트토파즈? 모 그런거 같았어요. 찍어온 명함 함께 올려드려요~
@꼬마리아 앗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하겠습니다.
색상도, 디자인도 멋스러우면서 독특해요.
사주보러 온 사람들 이라는
표현이 재미있으세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공부하고 알고싶다는 말에
격공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