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바로 지키기에 대한 생각
들면서:
요즘, 한국어의 우수성 인정은 K-팝을 비롯하여, 영화나 노벨문학상에서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어를 바로 지키기 위한 노력을 생각해 봐야 하겠다.
한자 교육에 대한 논제들:
2024년 한글 주간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한글 단체 대표들과 세종대왕 동상에 꽃을 바치고,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의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자고 다짐했다. 정부가 낸 언어 문화 개선 10대 과제에도 그 내용이 있다.
그런데 <우리말 우리얼> 138호(24.12.2)를 보면, 한자 교육 문제가 왈가왈부 되고 있다.
① 언론은 초등학생들에게 한자 교육을 안 해서 그렇다고 여론 몰이한다. 어린이들이 한자 말을 잘 모르게 된 원인은 광복 8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 한자 말을 그대로 쓰고, 지나치게 영어 편식 교육을 하느라 국어교육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고, 앞뒤 문맥을 알 수 없게, 토막글로 줄여서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자공부까지 시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어린이들만 잡는 꼴이다.
② 학생들이 한자말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떠드는데 그 말들은 우천 시(비 올 때), 서행(천천히), 금일(오늘)이라는 일본 한자 말이지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라도 우리말을 제대로 쓰려면 한 예로, 2음절 한자 + 하다로 된 말부터 걷어내야 한다.
자부하다-내세우다. 자랑하다.
알 만큼 안다고 자부했다
(자랑했다)
살지 좋은 도시라고 자부할 만하다
(내세울, 자랑할)
이렇게,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해야 하는데, 한자 교육을 하고 한자로 써야 한다니 답답하다.
③ 조선시대까지 쓰던 중국 한자 말과 일제 80년 식민지 교육에서 뿌리내린 행정, 교육,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고, 간판은 한글로 써야 한다는 옥외광고물 관리법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④ 지나친 영어 편식교육과 영어 마구 쓰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관 알림 글까지 영어를 섞어 쓰고 일본 한자 말이 가득하다. 세종대왕이 지켜보고 있는 서울시가 앞장서서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부산 해운대 달맞이 길을 문텐드라고 바꿨다.
여기서 우리 한국어를 사랑하면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도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유튜브 채널 '어썸 코리아' (24년 12월 1일)에 나온 글이다.
⑤ 컬럼비아대학교 로스 킹 브리티시 교수는 한국어의 효용 가치를 바로 잡기 위해 체계적 한글 보급 방법의 하나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00년 동안 외국인 1,0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순간은 처음이다. 그런데, 한국은 자국어 보급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외국인들이 하는 자국어 보급 정책에 대한 연구 결과도 안 보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또한, 언어 민족주의가 아닌 ‘문자 민족주의로 한글을 숭배(컬트-특정 대상에 열광하는 문화적 현상)하고 있는데,
GNP가 낮은 나라(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서 일을 하려는 학습자들의 동기부여 도구가 되지만, 서유럽이나 북미에서는 그런 도구적인 동기부여가 아니라 K-팝을 비롯하여, 영화 드라마나 노벨문학상에서 까지를 보면서
더 감성적, 개인적, 서정적인 충동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므로, 체계적 한글 보급 방법의 하나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한자를 알고 한글에 다가가야 이해가 빠르다고 생각한 걸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 킹 교수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 한국어 문학 교수다. 1983년 예일대에서 일본어-한국어로 언어학과 정치 과학을 공부했으며 1986년과 1991년 하버드대에서 언어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1999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한국어마을 '숲속의 호수'를 설립한 이후 2014년까지 15년간 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의 역사 연구, 한국 문화의 교육과 보급과 관련해, 한자 교육 자료 제작, 해외 한국학을 위한 한문 교육, 1888년부터 40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했던 캐나다 선교사 게일 목사가 남긴 한문 자료를 책으로 남기는 일 등을 하고 있다.
맺음말:
K-팝을 비롯하여, 영화나 노벨문학상에서까지, 한글과 한국말을 세계에서 인정받았으니, 자긍심을 가지고 외국말 마구 쓰기를 삼가고, 한자 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말 다듬기를 하며, 한 마음으로 나라말을 바르고 쉽게 쓰도록 자주정신과 선진 의식으로 실행해 야 하겠다.
24.12.3 경아문 월례회의에서
박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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