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禮物)
예물의 사전적 의미는 고마움을 나타내거나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보내는 돈이나 물건이다.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는 예물로 반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몇 년 전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 카나의 혼인성당에서 혼인갱신을 했는데 우리 부부는 묵주반지를 예물로 주고받았다.
미사 때 예물을 바친다. 예물의 유래는 구약에서 가축이나 곡식과 같은 물건을 바친 데서 시작하여 11-12세기에 와서 헌금으로 보편화 되었다. 예물의 지향은 생미사와 연미사(위령미사)로 구별하며 생미사는 가족의 건강이나 화목, 축일, 감사 미사로 봉헌하고 있다. 연미사는 죽은 영혼을 위해 바치는 미사 예물이다.
예부터 이스라엘은 12지파로 나뉘었는데 그중 레위 지파에게는 땅과 재산을 분배하지 않았으며 그들은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는 일을 담당했으며 그 제물은 그들 차지가 되었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백성을 끌고 나와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광야 생활을 하면서 아론과 그의 아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백성의 제물을 담당했으며 그 후손들이 그 일을 맡아 했다.
지금은 그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이 사제이다. 예부터 백성이 바친 예물은 사제의 몫이었다. 지금도 미사 예물은 자선의 가장 탁월한 형태로써 그리스도교 생활을 이루는 자선의 수덕적 중요성과 거룩한 교역자들의 생활보장과 교회의 사도직 임무 수행에 협력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이 바쳐야 할 제물을 율법에 명시하고 있다. 오늘 교회도 교회법에 예물과 주일의 봉헌, 교무금(십일조)을 신자들이 봉헌하게끔 명시되어 있다.
예물을 언제 얼마를 바쳐야 하는가는 명확하지 않다. 그것은 본인이 정하여 진정으로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치면 되지 않을까. 또 평일 미사에 바치는 예물은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와 참례하는 신자와 함께 봉헌하는 것으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예물 없이도 개인적으로 지향을 두고 미사를 드릴 수 있다.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이 많다고 청원을 잘 들어주실까. 그것은 바치는 정성과 성의에 있지 않을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주일날 봉헌함을 지켜보고 계시면서 렙톤 두 닢을 넣는 가난한 과부를 보시고 그녀가 가장 많이 넣었다고 하셨다. 부자는 많은 돈을 냈지만 가진 것의 일부였지만 과부는 가진 것의 전부를 봉헌했기 때문이다. 렙톤 한 닢은 1/144 데나리온이다. 1 데나리온이 하루 품삯이니 두 렙톤은 몇 백 원에 지나지 않는 작은 돈이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는 미사 예물에 관한 규정이 언급되어 있다. 예물이 성직 매매의 물의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중세기에는 면죄부의 수단으로 예물이 바쳐지기도 했다. 지금도 성전을 짓거나 교회의 사업에서 그런 행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예물이 되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