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이 되었습니다]
1148번째 4월 16일
2017년 6월 6일 화요일. 현충일
주황덕후. 여군장교를 꿈꿨던 아이.
술 드신 아빠가 들어오시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 주던 지민이...
오늘은
단원고 명예 3학년 3반 #이지민학생의 생일입니다.
지민이는 세자매중에 둘째입니다.
주황색을 너무 좋아해 주황우산, 필통, 팬등 친구들은 "주황덕후"라고 불렀습니다.
만화 (원피스)에서 동생을 지키다 장렬하게 전사하는 비운의 케릭터 "에이스"를 좋아하고 에이스가 늘 쓰고 다니는 주황색모자를 좋아한 이후 지민이도 주황색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물며 에이스의 생일이 1월 1일이라 지민이의 비밀번호도 0101였다고 하네요.
달리기를 좋아해 초등학교때는 육상부활동을 하기도 했던 지민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엄마"로 불리울 만큼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일에 치여 힘들어 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설거지랑 빨래도 해놓고 다리도 주물러 주는 둘째딸이었으며 얼큰히 술에 취해 들어온 아빠 옆에 앉아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듬직한 딸이기도 했습니다.
지민이의 꿈은
여군장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모부와 이모가 직업군인이라 어렸을적부터 군인의 꿈을 키웠습니다.
수학여행 날짜가 정해지고
지민이와 반친구들 몇몇은 수학여행을 특별하게 준비했습니다.
반 친구들과 안산공단에 있는 공장에서 화장품 뚜껑을 끼우는 알바를 통해서 사고 싶었던 후드짚업을 사고 마음에 든 운동화도 장만하여 수학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우리 찌아. 배에서는 안전벨트 매는거 아니다.안전. 또 안전 알겠지? 선생님 잘 따르고 사진 많이 찍고 ]
[ㅋㅋㅋ 잘 다녀 오겠슴다. 학교 끝나고 바로 출발이야 ~ 얼마나 좋은지 말해줄게 ㅎ]
커다란 배를 타고 나가면 (원피스)에 나오는 해적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드넓은 바다를 보며 여군 장교의 꿈을 키우며 지민이는 그렇게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열여덟 소녀의 꿈을 실은 세월호는 진도앞 맹골수도에 침몰하여 버렸고, 지민이의 여군이 되겠다던 꿈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민이는
5월6일, 사고후 20일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토록 소란스럽고 북적이며 취재하던 언론들은 대부분 떠난터라 가족들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지민이를 맞이할 수 있었다 합니다.
지민이는 함께 떠난 친구들과 평택서호추모공에 잠들어 있습니다.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너를 보낼 마음의 준비 한번 없었기에 꿈이기를, 꿈이었기를, 꿈이였으면 하루하루 늘 바랬었지만,
현실은 바뀌지가 않았지,
우리 지민이 덕분에 참 많이 행복했었어.
소중한 우리 딸,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한번 엄마, 아빠 딸이 되어주길 그래서 더 많이 우리 지민이를 안아주고 사랑해줄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영원히 사랑해 지민아.너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못난 엄마가.."
갈꽃 아이
시 신호현
엄마를 안아주고
아빠를 안마하던 네 손
언니 동생의 잔소리쟁이로
부드럽게 찰랑거리던 목소리
갈꽃처럼 나부끼던 아이야
보고싶은 마음
많이 그리운 마음
바람부는 엄마 들녘에
심해같은 아빠 가슴에
하얗게 흔들리는 아이야
멋있는 군인이 되어
이 땅에 평화 지키겠다며
파랗게 조근 조근 피워나더니
바보처럼 소리도 못 지르고
칼바람에 쓸리어 날아갔구나
네가 뿌리 내렸던 땅이
이처럼 허망한 바람이었더냐
가슴에서 붉은피가 솟는다
눈비 내리는 둥지 들녘에서
너는 예쁜 손짓만 하는구나
친구님들
지민이의 생일을 축하하여 주시고
#이지민을 기억하여 주십시요.
#1111분향소전광판무료문자
지민이의 생일케잌은 #하명동님이 보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