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근의 간찰이나 김정국의 간찰도 모두 처음 보는 것들이다. [근묵]에도 없다.
친구의 아들이 병으로 갑자기 죽자 글도 잘하여 매우 가망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는 마음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을 모시고 있고 아이들도 있어서 조문을 갈 수 없었고 이 위장도 제때에 보내지 못하였다.
賢胤病勢雖痼 年力方强 諸症頗歇 謂/必已就快復 豈意遽至斯耶 文辭/夙成 深有可望 聞來尤切痛悼/ 侍奉之際 何以慰臂 而幼稚啼泣 亦何忍/見 顧此無由一趨靈筵 尤以恨負 聞卽/修置慰狀 苦難値便 尙此稽遲 情豈然/哉 愧負尤極
正國
아드님 병세가 비록 고질이 되었으나 나이가 지금 막 강성한 때이므로 여러 증세들이 조금 헐해지면 아마도 곧 회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갑자기 이에 이르렀단 말입니까? 문사가 숙성하여 매우 기대가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더욱 애통합니다.
부모님 모시고 있어서 어떻게 위로하겠으며 어린 아이는 울고 있으니 역시 어찌 차마 볼 수 있겠습니까? 이를 돌아보면 한 번 영연에 나아갈 길이 없으니 더욱 한이 됩니다. 소식을 듣고 바로 위장을 써두었습니다만 가는 인편을 만나기가 어려워 이처럼 늦어졌으니 정이 어찌 그러겠습니까? 더욱 부끄럽습니다.
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