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7(목)
느헤미야기 8장~13장 끝
(느헤 9,17)
그들은 목을 뻣뻣이
하고 이집트의 종살이로
돌아가려고 머리를 돌렸습니다.
묵상ㅡ
또, 유턴한거다.
더 실랄하게 말하면
했던 짓으로 또 돌아간 거다.
이런 현상을, 패턴이라고 한다.
고치려해도 다시 또 반복되는것,
그러다 후회하고 자책하다가
힘든일이 생기거나, 일이 잘
안풀리면 염치불구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 이스라엘 백성들이
흔히 짓던 죄와 악습의 패턴들이다.
느헤미야기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
고질적인 죄의 패턴과 공식이다.
내가 아무리 잔소리를 안하겠다
다짐해도 나도모르게 딸에게
안해도 될 말을 해서 기분상하게 하고,
다 큰 딸에게 경계를 세우지 못할 때가
수시로 생기는것, 우리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패턴이다.
내가 다 책임져야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이, 아직도 잘
고쳐지지 않아 체력을 소진하며 나의
한계를 넘어서려 하는 습성 역시
다람쥐 쳇바퀴돌듯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느헤미야기에 등장하는 백성들
역시 그 패턴에 갇혀서 살아왔고,
그래서 다시 이집트 종살이로 돌아가
억눌림당하고, 그러다 예언자들을
시켜서 주님께서 돌아오기만 하면
죄다 퉁칠것이라고 이르신다. 그러면
들을귀 있는 이들은 자루옷입고
참회하고 돌아와 주님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받고 가나안땅의
자유를 잠시나마 누리게 된다.
이게 끝이냐고?
아닌거 다 알잖은가.
그 빌어먹을 공식과 패턴을 말이다.
그런데 그건 지금 우리에게 또 나와
가족에게 여전히 대물림되어, 주님께
왔다갔다, 갔다왔다. 다람쥐 쳇바퀴
게임을 하고 있다.
그 패턴을 느헤미야기에
기가 막히게 담아냈다.
(느헤 9,27)
그러나 곤경 중에 당신께 부르짖으면
당신께서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구원자들을
보내시어 그들을 적의 손에서
구원하도록 하셨습니다.
(느헤 9,28)
그러나 안녕을 누리게 되면
그들은 다시 당신 앞에서
악을 저질렀습니다.
그리하여 당신께서 그들을
원수의 손에 내버리시어 그
지배를 받게 되면 그들은 다시
당신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면 당신께서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당신 자비에 따라
그들을 여러 번 구해 주셨습니다.
여러번 구해주셨다는
위 문장이 공식과도
같은 패턴의 반복
이었음을 알려준다.
이것만 봐도 우리 인간은
얼마나 무지하고 미련하고
염치없는 존재인가를 알 수 있다.
잘 하다가도,또 은총에 기대어
승승장구 하는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약해지고 지치게 되면,
스멀스멀 하느님없이도 잘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고,
내가 다 잘해서 된것 같은 자만심이
생기면서, 다시 종살이 포승줄에 걸려,
튕겼던 고무줄이 되돌아오듯
순식간에 매어들어가는 거다.
나를 보는것 같고 내부모, 내가족,
내 선조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정말 집중력있게 읽었다.
오늘 성무일도 독서기도 중에 읽은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강론에도,
주님이 하신 일과 우리의 약한
모습이 드러나 있었다.
'하느님께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받았는지 살펴본다면, 전능하신
그분이 내리신 은총이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지도 알수 있을 겁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잃은 다음 다시 찾으시고 찾은
다음에 용서하시고 싸울때 약한
힘을 도와주시고 휘청거릴때
버리지않으시고 이길 때에 월계관을
씌우시고 당신 자신을 상급으로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시지
않은 것이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알고 지키고 기억하기보다
이집트종살이 시절에 몸에
저장시켜버린 종의 습성을 더 많이
기억하는 것 같다. 부정적인 기억의
재현이랄까!!!
어쩌면 주님께서는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도록 안배하신게 하느님의 손에 의해
거기서 이끌려나온 구출과 해방의 기억을
백성들이 몸으로 느끼고 인식하고
저장되도록 하기 위한 섭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공식과도 같은 패턴을 그런 관점으로
이해한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자비와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큰지를 더 깨닫게 되는것 같다.
'주님,
오늘 묵상을 통해 저는 이집트
종살이와 가나안땅의 자유
사이에서 오락가락, 왔다갔다 하는
저와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큰 각오를 다져보지만
작심삼일, 다시 그 패턴으로 돌아가오니,
오늘만이라도 일상에서 개선해볼수 있는
패턴 한가지를 적용하여,
벗어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도와주십시요.
첫댓글 요셉피나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