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일어나 자정 가까운 시간에 도착했다.
초기에 1박을 하며 팬선에서 고기도 구워 먹으며 별구경도 하자는 일부(아내)의
의견이 있었지만 다수 의견에 묵살되고 당일치기로 결정되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경주, 포항 인근과 영천을 거쳐 국도를 달려 청송까지 가는 여정인데 경북 내륙에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더라고.
5년 전 아내와 둘이서 등산한 후로 아이들과 함께 다시 찾은 것이다. 처음에 먹은 마음은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온 김에 고텍 몇군데를 더 둘러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고택 탐방은 누락시켰는데 지나고 보니 아쉽다.
그곳이 송소 고택과 평산 신씨 종택이다.
주왕산은 국내 몇 안 되는 기암 절벽이 계곡따라 펼쳐진 명산이다.
얼마전까지 보호를 위한 출입 제한이 있었고 풀린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이 개때처럼 모여 들었다. 그래서 내가 선호하는 가을 정취, 한적하고 고요한
그런 것들을 만끽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좋았다.
왕복 8키로 가까운 산길 산책 후에 접한 산채비빔밥도 꿀맛이었고
버섯 전도 맛났지만 양념이 특별하더라고. 꽃게 향과 땡초의 알싸함이 혼합된 맛.
청송 사과도 두 봉지 샀다. 그렇게 주왕산 구경을 마치고 주산지로 향했다.
호수 한 가운데 물나무의 풍경이 그만인게 주산의 볼거리인데 나무 보호및 치료 목적으로
저수지 물을 방류한 탓에 그 멋진 풍경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게
조금은 아쉬웠지만 어쩌겠는가.
청송에서 영덕으로 넘어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기암 절벽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구렁따라 계곡따라 이어진 길이었는데
쫒아오는 차가 없어 더 한적한 풍경을 느낄 수 있었는것 같다.
영덕 강구항은 아마도 전국 최대 대게 식당이 모인 곳일 게다.
포구 전체가 번쩍번쩍하는 게 대도시 번화가의 현란한 네온싸인 같았고
초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술취한 과객과 휩쓸리는 여인네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내가 볼때 상권의 80% 이상이 대게 관련 가게인 듯했다. 그 많은 가게들 앞에는
호객 행위를 하느라 느리게 가는 차를 향해 오라고 손짓하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주차를 하고 마땅한 식당을 찾을 땐 그들과 눈을 마주치거나 간판을 쳐다봐서는
영락없이 체포될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대게는 먹지 않았다.
아무리 못해도 30만원은 이상은 쓰야 될 것 같았다.
특별한 날 특별하게 먹는데 못 쓸이야야 없지만 어느 가게에도
지나가는 손님이 가격을 알아볼 수 있게 특정해 놓지 않았다는 것이
입장을 멈칫하게 했다. 내가 주도해서 아무 식당이라도 들어가면 식구들은
따라 오겠지만 내가 머뭇거리자 아이들도 내키지 낳아했다.
난 먹으라고 했다. 그랫더니 아들 놈이 누나에게 '나는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은데
먹을 수 있냐고 물었고, 딸아이는 먹으면 먹겠다'고 했다. 애매한 말이었다.
그러자 아들 놈이 이렇게 말했다.
'난 배도 안 고프기도 하지만 그 돈을 쓰고 대게를 먹느니
난 다른 걸 먹겠다'라고. 그래서 안 먹기로 했다. 기껏 그곳까지 갔는데
나의 똥고집으로 발길을 돌리는게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아들 놈이
그렇게 말하자 얼른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처 벤치에 앉아 십원짜리 빵 네개와
커피 두잔을 사서 마시며 내려가다가 휴게소에서 뭘 먹자고 협의했다.
경주 외동 휴게소에서 순두부 먹었다.
그리고 지출 보류된 돈은 10만원씩 아이들 손에 쥐어 줬다.
집에 도착하니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또 삶의 사진 한 장을
남겼구나 싶다.
첫댓글 잘했네요. 가족들과 좋은데 다 댕기시네요. ㅎ
면도하니 보기도 좋구먼유 ~~^^
언니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감기조심하세요~~
주말에 면도 잘 안 하는데....했구먼.ㅋㅋㅋ
하지만...
쓰는 중이신가?
jw얼굴도 자세히 보고 좋구먼요 ㅎㅎ
덕분에 주왕산 순식간에 다녀왔네요
날씨가 너무 추워요
김장 끝내서 한가하겠다. ㅎ
벨라여 감기조심해
@보리보리쌀 오늘은 타로보러 가요 ㅎㅎ
@벨라 ㅋㅋㅋ 주왕산 네 번째 갔다.
내 생애에서 더는 없을 것 같다.
@보리보리쌀 올해는 파김치 담글거지??
@더하기 빼기 한 단만 해볼라구 ㅋㅋㅋ
@보리보리쌀 단이 큰 단이겠지.
부탁한다^^
@더하기 빼기 시원한 대파김치
그맛을 못잊겠음ㅋ
날 좋은날 잘 다녀오셨네요~ 보기 좋습니다!!
그러게...올해의 마지막 가을 날씨였던 것 같다.
청송은 가본적이 없오~모름모름^^;
청송 교도소는 알지?
언제 한 번 다녀오게 해 줘?? ㅎㅎ
폭포사진 이쁘다~~^^
옵 얼굴 자주보니 좋은데?
볼살뗘온다는말 취소하께
달이 개노무시키
한시간 넘게 산책을했어ㅡㅡ
@시크
@시크 달이 덕분에 운동 충분히 했구만...
낮 달은 식은 호떡 같어. 온기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