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목 명 : 고전문학사
담당교수 : 이문성 선생님
제 출 자 : 최준영 (20152XXXXX, 국어국문학과)
제 출 일 : 2018년 4월 2일
1. 작품 개괄
전우치전은 작자·창작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국문본. 1 책이 있고 이본으로는 <뎐운치젼>으로 되어 있는 서울대학교 도서관 일사 문고 필사본(43장) · 경판본 1(17장) · 경판본 2(22장), <뎐우치젼>으로 되어 있는 1914년 신문관(新文館) 발행 활자본(62면), 김동욱(金東旭) 소장 필사본 31장이 있다. 이들을 비교해보면 세 가지 계통으로 되어 있다. 일사 문고본 · 경판 17 장본 · 경판 22 장본이 같은 계통으로, 경판본 둘은 일사 문고본의 축약에 해당한다. 신문 관본은 후대에 출간되었으나 선행 본이 있었으리라고 생각되고, 오히려 일사 문고 계통보다 고형을 보여준다. 김동욱 본은 다음의 경개에서 드러나듯 위의 두 계열과는 전혀 다른 계통이다.「전우치전」은 민가에 내려오는 전설을 토대로 지어졌다. 일사 문고본 계통에서는 전우치가 도술을 익히게 된 경위를 보태고 있고, 김동욱 본은 「전우치전」과 「홍길동전」을 합쳐 놓은 것 같다.
신문관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도에 사는 전우치라는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도술을 얻었다. 남쪽 해변에 살던 백성들의 참혹한 삶에 전우치는 천상 선관으로 가장, 임금에게 나타나 옥황상제의 명령이니 황금 들보를 만들어 바치라고 하는데 도술을 사용한다. 그것을 베트남에서 팔아 곡식을 장만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자 임금이 크게 노해 전우치를 잡아가려고 수 차례 시도한다. 그러나 전우치는 여러 도술을 사용하여 보란 듯이 탈출한다. 또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억울하거나 가난한 백성들을 보살펴 준다. 그러다 임금이 전우치에게 관직을 명하고 후환이 생기면 처리하려는 꾀를 내어 전우치를 조정으로 불러들여 관직을 내린다. 이에 전우치는 처음에 거절하다 나중에는 조정에 들어가 엄준이라는 도적 무리를 소탕하기도 하며 공을 세웠으나, 탐관오리들의 계략 탓에 역적의 혐의를 받자 다시 도망쳤다. 또 도술로 힘든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고 괘씸한 사람을 혼내주기도 하다 친한 벗을 위해 절개를 지키고 있는 한 여성을 납치하던 도중 강림 도령에게 제지를 당하고, 야개산에 머문다는 스승 서화담(徐花潭)에게 혼쭐이 난 후 서화담과 함께 산중에 들어가 도를 닦게 되었다.
일사 문고본에는 전우치가 천상에서 동자로 현세에 내려왔는데, 유년기 시절, 서당에 가 글을 배우다 소녀로 변신한 여우 입 속에 들어 있는 구슬을 먹어 재주를 익히고, 세금사에서 요괴 구미호를 소탕하여 천서를 빼앗아 도술을 익히게 되었다고 하는 내용이 서두에 더 있다. 김동욱 본에서는 전생에 손오공이었던 전우치가 강릉 지방 관노의 아들로 태어나 자기 가문의 지위를 높이는 한편, 중국에 가서 활인동 도적의 두목이 되어 중국 천자가 조선을 업신여길 수 없도록 하고, 마침내 연나라 임금이 된다.
2. 작품 선택 이유
전우치는 다른 영웅들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존재한다. 바로 전우치라는 영웅이 입체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전우치는 작품 내에서 정의를 행하며 도술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분에 못 이겨, 자신의 도술을 뽐내려고 도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몇 차례 나온다. 이러한 성격은 영웅소설에서 전우치라는 인물이 영웅으로 가지는 한계점으로 비칠 수 있으나 현대에서는 하나의 장점으로 비칠 수 있다.
현대 각종 매체에서 영웅들은 기계적 인물로 묘사되지 않는다. 선을 행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정의감에 넘치는 권선징악을 되풀이하는 영웅은 더 이상 현대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에서 영웅이 가지는 매력 포인트는 일반 인간이 영웅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의 괴리에서 찾아온다. 영화 스파이더맨 2에서 이러한 면이 잘 드러난다. 일반적인 영웅의 상에서는 영웅이 위기를 맞게 되는 순간은 적이 너무 강하거나 누군가를 인질로 삼고 있는 등 영웅 그 자체의 능력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2에서는 영웅이 위기를 맞게 되는 요인이 인간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사소한 일상에서 찾아오기 시작한다. 영웅 활동을 함으로 자신의 학교나 일상 애인 등을 챙길 수 없게 되고 점점 일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와중 언론이 자신의 영웅 활동을 비하하는 것을 본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코스튬을 버리고 스파이더맨이기 이전의 피터 파커로 돌아와 자신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여기에는 어떤 강력한 적도 또 다른 인질도 없다. 그저 그 영웅도 한 명의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지켜야 하는 일상이 그에게 가장 큰 적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늘어나는 범죄율이나 악행들을 두고 볼 수 없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는 자기가 누려야 할 일상들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버렸던 코스튬을 입고 다시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오게 된다. 단순히 더 강해 지거나 시련을 극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 영웅적 능력을 갖게 되었을 때의 고난을 표현하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 그가 더 매력적인 영웅으로 보이게 만들고 더 영웅답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우치가 사적인 이유로 도술을 부렸다는 점은 위에서 언급한 입체성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전우치전이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우치전을 다룰 작품으로 선정했다.
3. 글의 방향
필자는 전우치전의 작품보다는 전우치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누군가는 인물이 가지는 매력에 대한 분석이 어떠한 효용을 가지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전우치라는 인물의 현대적인 시점에서의 재해석은 단순한 인물 매력 분석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현대에서 생산되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옛날이야기를 따르되 그 인물의 매력을 담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경우가 많다. 북유럽 신화의 토르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토르라는 북유럽 신화의 신을 현대적 영웅으로 재구성하여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면 북유럽 신화의 토르라는 인물의 원래의 매력과 그 매력을 현대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재해석이 필수적이다. 북유럽 신화를 그대로 차용하여 이야기를 구성한다거나 그때 그려진 모습 그대로 토르를 내놓게 되었다면 지금 마블의 토르 같은 인기는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똑같이 전우치라는 인물이 현대적 영웅으로 또는 현대적인 인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전우치만의 매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전우치가 가지는 매력 분석은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정된 글에서의 주제는 당연히 전우치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으로 다소 협소하게 고정된다. 왜 매력을 분석해야 하며, 이러한 매력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전우치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며, 매력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의 전개 방식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집중하는 부분은 미숙한 영웅, 영웅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입체성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매력이다. 스파이더맨 등의 현대적인 영웅들이 가지는 매력과의 교집합을 형성 비교하며 전우치전을 조명시켜 앞으로 전우치전이 재변용 되는데 참고자료로서 가치를 지니게 되길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P.S
작품 개괄 항목의 경우 다른 문건을 참조하였으나
초안 기획서이므로 참고문헌을 생략하였음.
첫댓글 "추신"이 걸작입니다. 좋은 글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뜻 깊은 새 주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