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운동사의 길 2 번째 이야기 -
난 인어 아줌마이다. 수중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어느 모 대학 강사님께서 진행했던 수중재활운동의 심화과정 교육을 받는 곳에서 나는 한 번의 실망을 하게 됐다.
교수님께서 준비한 영상을 보며 wastu(왓츠) 수중마사지라고 하는 교육을 듣는 과정에서 뇌성마비를 가진 와상 아동이라고 소개했다.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영상을 촬영했고, 그 아동은 오래 부모님과 함께 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다고 하며 이야기를 했다.
강사님께서 아동의 강직된 근육을 따뜻한 물을 이용하여 하지운동을 시키며 마사지하는 모습을 설명과 함께 진행하였다.
힘든 아이를 안은 상태에서 실시하는 모습에 감사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강사님께선 너무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다가 아동의 입으로 물이 들어가는 모습은 미쳐 생각을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바로 인지하시고 아동의 안전에 신경을 쓰시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내가 왜 여기서 교육을 듣고 있는 걸까? 무엇 때문에 내가 이곳에 와서 교육을 듣는 거지? 시간도 버리고 돈도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나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수치료 병원에서 보았던 모습들과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느꼈던 것을 생각하며 내가 진행하는 수중재활운동은 물적응 훈련이 첫 번째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도 물속에서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나 스스로의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고 또 긴장도가 올라가면 적응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그 어떤 동작도 습득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영장에서 가장 첫 번째로 진행하는 세수하기 손바닥에 대고 바람 불기, 손에 촉감 느끼기, 입으로 바람 불기이다.
코와 입으로 바람 불기 수면에 입을 대고 바람 불며 물방울 확인하기 수면에 코와 입을 대고 바람을 부며 물방울 확인하기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 아동들에게도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
우리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수중재활운동은 장애 아동들에게 병원에서 진행하는 수치료 개념이 아닌 말 그대로 물 적응과 함께 수중운동과 크게는 수영이라는 동작으로 재활의 효과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 아래 2009년 10월부터 진행을 하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이란 단어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쓴맛을 느끼게 하는 과정들이 나 자신에겐 늘 과제로 남아있었다.
2010년에는 병원마다 생겨나는 수치료실에서 재활프로그램으로 경험을 한 아동의 엄마들은 우리 복지관 수중재활운동실을 보고 나면 " 대중목욕탕 욕조 만한 곳에서 뭘 한다는 거죠?
이런 시설에서 지금 우리 아이를 수업하겠다는 말씀인가요?" 라며 나에게 면박을 주고 화를 내며 돌아가는 분들이 그 당시는 너무 많아서 나에겐 어느 순간 수중재활운동실을 보여주는 것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 당시에도 가격이 비싸서 수치료를 경험하지 못한 아동들의
엄마들은 찌푸리기도 잡는 심정으로 나의 말을 믿고 한 명 한 명 채워져 나가게 되었다.
2009년 10월부터 뇌병변 및 지체장애 아동을 주 2회 24개월로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복지관 수중재활운동을 홍보할 때 나는 차별화에 병원에서는 하지 않는 물적응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며 아동의 운동기능 수행 능력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지상에서 신체적으로 제약이 많은 아동들에게 물속에서 스스로 움직이며 자유롭고 능동적인 움직임을 주기 위한 물 적응은 엄마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향한 내마음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상황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는 물밖에서는 모든 게 힘든 상황인데 물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라며 눈물을 흘리시는 분도 계셨다. 지나간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난 생각했다.
나를 수중재활운동사로 첫 발을 내딛고 신세계를 열게해 주신 윤 관장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