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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경북/청송] 색을 잃은 주산지, 쓸쓸함을 낚다.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181 10.04.21 12:3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제 색을 ?지 않은 쓸쓸함을 만나다.

청송 주산지

경북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아직 때이른 주산지를 ?았습니다.

색을 입히지 않은,

아직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나른한 움추림,

이제 곧 깨어 기지개를 펼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수 있습니다.

화려함이 머물기 전의 주산지를 ?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을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은 주산지다. 벌써 6년전,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임을 알고 난후,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마음속의 풍경을 ?은적이 있다. 물론, 영화속의 몽환적인 풍경을 쉽게 만날수는 없었다. 그러나, 꼭 그러한 가을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아닐지라도 주산지의 호젖하고 여유로운 풍경은 그 곳을 ?은 길손에게 늘 편안함을 주곤 한다. 그 후로도 두 세번 ?았던 주산지다.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이 많이 정비가 되어있다.

과거 주산지 주차장 앞에서 부터 도열하듯 서있던 간이음식점이 모두 없어져 길을 깨끗해 졌다. 그러나 길손에게는 오히려 그 깔끔함에 밀린 간이점포들의 서있는 모습이 그리워진다. 주산지를 만나고 내려오는 길, 매번 뜨끈한 국물의 오뎅국물, 내지는 라면 한그릇으로 가볍게 허기를 달래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그만한 가벼움이 없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베인다.

 

주산지로 오르는 길은 여전하다.

평지이나 어느정도의 경사가 있는 길은 등산로가 아니면서도 제법 숨이 차다. 수많은 다람쥐들과 청솔모들의 모습이 드락거리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이내 주산지에 닿는다. 길이 100m, 폭 50m로 그리 넓지 않은 저수지다. 수심은 평균 7.8m로 여느 저수지보다 깊거나 하지 않다. 그러나 주산지에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른 아침 안개와 어울린 물빛의 반영이다. 그것은 전국의 사진가들과 동호회들을 불러들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청송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게 만들은 것이다. 시간과 계절과 바람만 제대로 만난다면 누구나가 작품을 만들수 있는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울긋 불긋 단풍의 가을과 왕버들에 막 피어난 초록의 여린 생명이 물과 안개와 빛을 만나면서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환상적인 모습, 그 속에 한참을 서면 이곳이 사람의 세계인지 신선의 세계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몽환적인 풍경이 주산지 최고의 매력이며 포인트가 된다.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잦으면서 주산지도 한때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주산지는 발디딜 틈이 없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가장자리의 능수버들과 왕버들이 사진을 찍자는 욕심의 사람들에게 밟히고 찢겨 생사를 넘나들었다. 그후로 물가 주변으로는 전망대가 따로 만들어 졌으며, 이후로는 산책로를 따라 나무데크를 세워 가까이 내려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모습들을 보고 처음에는 길손은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제 주산지의 매력도 한 풀 꺽이는구나, 싶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인공의 모습이 가미된 아름다움은 그리 곱게 보이지 않음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막아 놓은 데크를 넘어 끝내는 물가에 자리를 잡은 삼각대들과 카메라들을 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된다. 이 아름다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정작 주인을 ?는다 한다면 주산지를 이용해 농사를 짖는 이전리의 농부님들의 것이다.

 

그리고 오늘,

느즈막한 점심을 넘긴 시간, 바람이 있으나, 빛이 없다. 물이 있으나, 신록이 없다.

그러한 주산지를 걸어본다. 몇몇의 사람들이 오가고 멀찌감치서 앵글을 잡아본다. 물빛도 산빛도 담겨있는 앵글속의 모습은 참으로 쓸쓸하다. 우루루 몰려와 한때 전국의 사진 동호회로부터 최고 출사지로 인정 받던때와는 사뭇 그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허전하다 못해 텅빈 공간속의 쓸쓸함이다. 270여년을 한결같이 그모습으로 살아온 모습의 속은 이러한 쓸쓸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에 의해 화려함으로 치장 되어 소문이 나고 인기를 얻었는 지는 모르나, 몽환적인 아름다움속의 주산지의 모습은 평소의 쓸함을 간직한 모습에 비하면 불과 몇시간이 안되는 찰라적인 짧은 시간의 아름다움인 것이다.

 

시간의 흐름과 바람의 흐름이 함께 하는곳,

색도 없고 아무런 치장도 없는 지금의 주산지 모습에서 배운다. 세월과 함께 하여 흘러 가는 법을 알게 되고, 시간을 거슬러 오르려 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화려함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나긴 시간의 여정도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지금의 쓸쓸함이 몽환적인 화려함 보다도 더 의미가 깊음을 알게 되면서 주산지는 다시 길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아름다움으로 자리한다.

  

 

 

  

 

 

 

 

 

 

 

 

 

 

 

 

 

 

 

by 박수동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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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4.21 14:09

    첫댓글 늘 사진으로 본 물안개 피는 주산지의 모습이 아니어도 나름 고요함과 편안함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 10.04.21 18:54

    저도 주산지를 이른 새벽에 갔는데도 물안개도 없고 물도 없어서 실망만 하고 왔어요~

  • 10.04.22 09:03

    쓸쓸함...그대로의 경치도 넘 아름답습니다 ..^&^

  • 10.04.24 16:41

    이곳은 아직도 봄의 기운을 기다리고 있군요 아직봄내움이 오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듯 한 모습 그러나 고요함과 평온함이 같이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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