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 상황버섯, 헛개나무, 산삼도 간에는 부담될 수 있어 - 간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음식을 피하는 지혜 필요
대한간학회에서 권장하지 않는 민간요법은 녹즙을 비롯해 인진쑥, 돌미나리즙, 상황버섯, 헛개나무, 오가피 등 생약제와 다슬기즙, 붕어즙, 장어즙, 특정약물, 다이어트 한약, 장뇌삼이나 산삼 등이다. 일부에서 간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도 있지만 농축되면 오히려 간에 부담을 주거나 개인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몸속의 간은 통증 세포가 없어 웬만큼 아프기 전에는 통증을 느낄 수 없다. 간이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만성 간염의 경우 간 경변이 심해진 후 뒤늦게 황달, 갈색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간염은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초기에는 치료를 잘 받다가 중간에 치료에 소홀하게 되면 간 경변, 간암으로 진행해 사망할 확률이 여전히 높다.
간 건강과 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과음을 일삼다 간 건강을 해쳐 고생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바이러스성 간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위험 인자다. 건강한 사람은 술을 조금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술을 끊어야 한다. 음주 시 몸으로 흡수된 알코올 성분은 간에서 분해되어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중간 단계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독성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세포의 정상 기능과 중요한 효소들의 작용을 방해하며 손상된 세포 내의 성분이 회복되는 것을 막는다. 또한, 세포가 일찍 죽게 하며 세포 손상 물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등 백해무익한 성분이다.
술은 영양소는 없으면서 칼로리가 높다. 과음이 거듭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다. 그런데 평소 술은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이 지방간을 앓을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최근 가공식품이나 육류 섭취가 일상화되면서 크게 늘고 있다. 지방간은 술뿐만 아니라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 등에 의해서도 유발된다.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20%가 비알코올성 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은 증상이 없고 당장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매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판정을 받아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방간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만성 간 질환으로 진행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데에는 따로 약이 없다.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약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간을 만든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단순한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낀 원인을 제거하면 쉽게 좋아진다. 비만이나 고지혈증의 경우 식사조절과 운동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약이 필요한 당뇨 환자도 약물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더 좋다.
연세대 의대 안상훈 교수(소화기내과)는 “간 건강에 좋은 음식은 하루 세끼의 균형 잡힌 식사이지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라면서 “일부의 풍문만 듣고 간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음식을 피할 줄 아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심평원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심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