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손택수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 길로미터쯤 떨어뜨려 놓고
새끼를 건드리면 움찔
어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내게도 있어
수천 킬로 밖까지 무선으로 이어져 있어
한밤에 전화가 왔다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꿈자리까지 뒤숭숭하니 매사에 조신하며 살라고
지구를 반 바퀴 돌고 와서도 끊어지지 않고 끈끈한 줄 하나
<시 읽기> 거미줄/손택수
뿌리에서 꽃까지 이어져 있어서, 호흡이 참 길다.
짐승과 사람 사이, 땅과 하늘이 다 하나로 이어져 있어 호흡이 참 아름답다. 손바닥만 한 거미줄을 놓고 측량기사 쩔쩔매고 있다. 한 올 거미줄의 경련도 눈에 보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비 그친 뒤, 일곱 빛깔 무지개! 어디 아픈 데 없냐고 이쪽에서 저 쪽까지 묻는다.
―김선우 엮음, 『우리 사랑할래요?』, 샘터, 2007.
첫댓글 감사합니다
정선생님 오랫만입니다.
건강하시죠?
네!
선생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늘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