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게임은 PC로 나온 건 없고 모바일이나 콘솔로 몇 개 있는데,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스쿠페스)&올스타즈(스쿠스타)는 모바일입니다. 전 둘 다 하다가 스쿠스타 글섭만 하는데, 글섭만 해서 작년 10월에 일섭에서 세컨드 시즌 줄거리가 먼저 공개됐을 때는 언어 문제 때문에 대략 어떤 내용인지만 알았는데, 며칠 전에 글섭에도 풀리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반응이 나빴는지 알게 됐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시리즈 구분
러브라이브! : 뮤즈, 오토노키자카 학원
러브라이브! 선샤인!! 아쿠아, 우라노호시 여학원
러브라이브! ALL STARS 및 니지가사키 애니 :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니지가사키 학원 + 뮤즈&아쿠아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 리에라, 유이가오카 학원
이 글에선 스쿠스타만 다루니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스쿠스타 줄거리는 니지가사키 학원을 배경으로 동아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 페스티벌(게임 X)을 다루는데, 퍼스트 시즌에서는 멤버 개인 사정 때문에 와해됐던 동아리가 모여서 뮤즈&아쿠아와 합동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세컨드 시즌은 일섭에선 22장까지 진행됐고 글섭에는 20장이 공개됐는데, 학교 이사장 딸내미인 전학생이 스쿨 아이돌부를 새로 만들면서 일어난 동아리와의 내전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지난 시리즈에서도 다뤘던 스쿨아이돌 설정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것 같은데, 공개된 뒤로 좋은 반응은 아니었고 그 이유를 제 나름대로 분석해 봤습니다. 줄거리 진행은 20장부턴 노멀/하드 중에서 플레이할 곡을 고를 수 있어서 금방 끝났습니다.
처음 19장이 공개됐을 때는 퍼스트 시즌 마지막에 추가된 시오리코처럼 새 캐릭터가 추가될 거란 예상이 있었지만, 20장에서 반응이 나빴던 이유가 있습니다.
시오리코: 란쥬 친구
란쥬: 전학생, 엄마가 학교 이사장, 홍콩에서 유학 왔고 광동 사투리를 쓰는 걸로 보아 엄빠 중 한 명이 홍콩 출신
미아: 미국인 유학생, 란쥬 조수, 작곡가
20장은 퍼스트 시즌이 끝나고 두 달 뒤부터 시작하는데, 음악을 전공하는 주인공이 독일로 단기유학을 갔다 왔더니 스쿨아이돌 서클이 둘로 쪼개졌다고 합니다. 스쿨 아이돌부로 이전한 사람도 란쥬 뒤에 선 셋이나 됐고요. 처음엔 스쿨아이돌을 하고 싶어해서 시오리코가 동아리에 데리고 왔는데, 얼마 안 가 란쥬가 스쿨 아이돌부를 새로 만들고 거금을 들인 시설로 포섭+감시위원회를 통한 외압으로 멤버를 몇 명 빼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은 동아리 멤버들이 이적한 애들을 불러서 왜 옮겼냐고 물어 봅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부로 이적한 시점에서 이미 란쥬 뜻대로 됐다고 전 생각합니다.
스샷은 못 찍었지만 스쿨 아이돌부는 실력주의+상명하복이라 웬만해선 자기 무대를 갖기가 힘든데, 카린은 자기 무대를 갖겠다며 포부도 드러냅니다. 그러나 동아리 쪽은 둘이서 스쿨 아이돌부를 직접 체험하러 오라 말해도 안 넘어간다는 반응이었고, 주인공이 란쥬와 쇼부를 치러 가지만 성과 없이 끝납니다.
협상도 실패하고, 미아도 소개받으면서 주인공이 주눅들자 스쿨 아이돌부로 옮긴 다른 멤버인 시오리코가 따로 불러내서 사정을 설명합니다.
대개 란쥬 같은 캐릭은 용인술 없이 돈과 권력으로 다 해결하려다가 마지막에 개과천선하던데, 진정한 승리란 백성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임을 늦게라도 알았으면 좋겠군요.
아무래도 시오리코는 친구 사귀는 복이 없나 봅니다.
그 다음 내용은 니지동 소식을 들은 뮤즈와 아쿠아가 걱정하는 장면, 뮤즈네 학교에서 연습하는 장면과 감시위원회를 피해다니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시즈쿠(리본머리)
보통 이렇게 말하는 캐릭터는 가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친구나 개인사정 핑계를 대고 다시 돌아오던데, 그러면 처음부터 스쿨아이돌부로 가거나 게릴라 라이브 이벤트에서 끊고 갔다오는 내용만 다음 장에서 다뤄도 됐다고 전 생각합니다.
줄거리를 훑어봤으니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러브라이브 시리즈는 초반에는 그룹이든 동아리든 모여서 무언가를 하다가, 설정 속에서 스쿨 아이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항상 짚고 넘어갑니다. 일본도 우리 못지않게 대학 입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자기 시간을 쪼개 뭔가 하는 게 어려운 문화권입니다. 스쿠스타만 해도 세츠나가 학업과 스쿨아이돌을 동시에 하는 문제 때문에 가출한 뒤에 부모님과 협상해서 계속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자기 시간을 투자해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나와 관객이 모두 누리는 기쁨을 추구하는 게 러브라이브에서 말하고자 하는 스쿨아이돌의 본질입니다. 미소녀물이란 이유 때문에 모두 갈등 없이 하하호호할 거란 선입견을 벗으면, 러브라이브도 학업, 진로, 방향성 문제로 갈등과 극복을 다루는 걸 보게 됩니다.
뮤즈와 아쿠아 때 폐교 문제를 두 번씩 소재로 써서 식상하니 방향성과 서클 유지 문제로 바꾼 건 참신하다고 봅니다. 니지가사키 동아리는 개인 활동을 기준으로 잡고 상황에 따라 그룹을 만들어 모이는 방식으로 운영하니, 카린이 말한 것처럼 동료이자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애니에서도 9화 때 비슷한 말을 했고요. 하지만 그 말을 뒤집어 보면 라이벌이자 동료란 말이 되는데, 두 달동안 있었던 일을 게임에서도 자세히 다루진 않지만 도의적으로 보면 배신이 맞습니다. 아이랑 와서 스쿨아이돌부 영업을 하러 온 시점에서 남은 동아리 애들이 배신자 상대하기 싫다는 카스미를 제외하면 어떻게든 대화를 시도하려던 게 용했습니다.
아이와 시즈쿠도 그렇고요. 연습할 곳이 없다면 남은 멤버처럼 뮤즈나 다른 학교 스쿨아이돌의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부로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란쥬 계획대로 놀아난 거고, 주인공에게 따로 사정을 설명했다 하더라도 사전에 동아리 애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면 카스미에게 저런 면박은 듣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시오리코는 친구 잘못 사궈서 자기도 손을 못 쓴다는 이유라도 제시했습니다.
20장을 훑어보면 지원이 빵빵하고 이전 안하면 외압도 주는 스쿨아이돌부 vs 환경이 나빠도 남아서 어떻게든 해결하려 하는 동아리 구도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양쪽 이야기를 하나씩 풀면서 스쿨아이돌의 본질을 스쿠스타 방식대로 설명하려는 건 감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걸 다루기에는 제작진과 운영진이 러브라이브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는 데 있어 자기 고집만 부려서 직접 플레이하는 팬들을 만족케 하지 못했다고 전 생각합니다.
초식동물이 어떻게 갑자기 육식할 수 있겠습니까?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왜 있겠습니까? 직접 플레이해보니 왜 그리 20장 줄거리가 엉망인지 알았습니다. 러브라이브에 갈등 요소와 현실성이라 쓰고 자기 낮은 수준으로 남을 끌어내리려는 심보를 가진 안티들의 말을 공식 측에서 지금이라도 너무 귀담아듣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입니다.
첫댓글 ㅋㅋ 저 스토리 글로벌판에도 업뎃되었나보네요 ㅋㅋㅋ21장이나 22장 플레이하면 또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지실듯.
글로만 볼 때는 실감 못 했는데 직접 보니까 20장 스토리가 너무 엉망이었네요.
드디어 지옥에 입성하셨군요... 20장은 애굡니다... 21장과 22장 그리고 이벤트스토리랑 비교하면 같은작가가 쓴거 맞나싶을겁니다
저 앞에 그저 어둠만이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