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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시들. 나 방금 사기당할 뻔 했어.
간략히 말하면 백만 원을 해외 송금할 뻔?!
짜릿해! 즐거워! 인생사는 느낌! ㅎㅎㅎ
수법이 교묘하고 정성스러워서 여시들도 주의하라고 글 찐다.
힘차게 시작!
일단 범인 소개를 할게. 나는 그를 국제 펜팔 사이트 인터팔에서 만났어. (물론 좋은 친구들도 만날 수 있지. 베네수엘라 장근석 팬클럽 부회장 급의 친구와 종종 연락하고 있는걸.) 범인 이름은 Adam이고 이제 ‘아담’이라고 칭할게. 사진 속 아담은 훈남이었고, 굉장히 깨끗한 영어를 썼어. 줄임말이나 구어 표현 없이 정확한 영어! 사진은 도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말투가 너무 정직한 것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아담은 약 두 달 간 정성껏 나에게 연락을 했지.
아담 : 안녕? 난 친구를 찾고 있어. 나는 뉴욕에 살아.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나 : 오! 그러니. 흥미롭다. 만나서 반가워.
대략 이렇게 연락하게 되었는데 아담은 그 후로 내가 답을 늦게 해도 꾸준히 연락을 주었으며, 나와 연락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설치하고 “이 앱 좋은걸.”이라고 하기도 했지. 본인의 업무 시간에는 메시지를 보내기 어려우니 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메일 보내겠다며 메일 주소도 물어봤고. 교묘했던 게 나의 개인 정보를 절대 한 번에 다 물어보지 않았어. 이후로 본인의 전화번호를 먼저 알려주면서 나의 전화번호도 물어봤고.
아담 : 나 이번 휴가 때 멕시코에 가서 크루즈를 탈거야!
그리고 나 너에게 우편을 보낼게. 이건 나의 취미 중 하나야.
주소 좀 알려줄래?
나는 그냥 엽서 보내는 줄 알았고요. 나는 이때 혹시 아담이 마약 밀수업자가 아닐까 잠깐 생각해봤어. 멕시코도 여행하고 곧 아시아 여행도 할 거라고? 신의 직장을 다니는 것인가! 마약 밀수로 해외를 막 다니는 부자가 아닐까? (미드를 많이 봐서 그래... 오렌지이즈더뉴블랙... 넷플릭스에... 추천...)
아담 : 나 너에게 소포 보냈어. 여기 영수증이야. <사진>
아담에게 온 메일도 이렇게.
친애하는 여시에게
여시야. 잘 지내니. 여기 뉴욕 춥다. 나 곧 멕시코 가.
너한테 엽서와 약소한 선물과 영어로 된 책도 좀 보냈어.
그리고 알고 있어줘. 나 안에 돈도 조금 넣었거든. 네가 놀랄 걸 알아.
하지만 일부는 너 좀 쓰고 내가 다음 달에 한국 가서 호텔 예약, 차 렌트하는데 쓰게 좀 남겨줄래?
한국 가서 곧 너 만나는 거 기대된다.
아담이가
역시 아담은 국제 마약 밀수하는 건가? 그래서 돈도 막 나한테 보내고? 싶었지. 그리고 돈을 왜 나한테? 그리고 날 만나? 난 서울에 안 사는데 뭐람?!! 그래도 이미 보냈다기에 그래 알겠다 했음.
이로부터 며칠 뒤(오늘) 휴대 전화로 태국에서 전화가 걸려왔어. 하필 나는 쉬는 날이라서 바로 받았고요.
(따르릉)
나 : 헬로!
태국 세관 : 안녕하세요. 여기 방콕에 있는 세관인데요. 아담 씨가 당신에게 소포 보냈죠?
나 : 아! 아담요? 알죠.
태국 세관 : 그 안에 돈이 들어 있었는데 이건 안 되는 겁니다. …@^$*@어쩌고저쩌고($*%$@*… 우리가 메일 보냈는데 확인하셨어요?
나 : 아뇨. 지금 확인해볼게요.
태국 세관에서 온 메일
친애하는 고객님께
아담 씨가 보낸 택배가 국제 운송 규정을 위반하여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내용물에서 돈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국제 운송 시스템에 반하는 것입니다. 택배를 받으려면 24시간 내에 과태료 990달러를 입금해야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드워드 보냄
이게 뭐람? 환전을 해보자... 자.. [990달러→119만6,910원] 네?
나 : 아담. 태국 세관에서 전화 오고 이런 메일이 왔는데 볼래?
아담 : 나 지금 대양의 가운데 있어! 메일 확인해볼게. 오 마이 갓!
나 : 과태료를 낼 가치가 있어? 너 소포에 돈 얼마 넣었는데?
아담 : 8,500달러를 넣었어.
아담은 이럴 때 일수록 칼 같이 답장을 하였고 여행 밑밥을 잘 활용하는 모습.
환전을 해보자... 자.. [8,500달러→1,027만6,500 원] 네?
빠가야로 아녀? 무슨 천만 원을 택배로 보냄? 진짜 마약 밀수함? 아직까지 수상했지만 사기라고 확신하진 않았어.
나 : 아담아. 네가 답장 써주면 내가 세관에 전달할게.
아담 :
세관 귀하
과태료를 내고 택배를 받고 싶습니다. 어떻게 돈을 보내야하는지 알려주십시오.
여시 드림
자.. 복사... 붙여넣기....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바로 태국에서 메일 답장도 오고 전화도 옴 ㅋㅋㅋㅋㅋ
(따르릉)
태국 세관 : 메일을 보냈습니다.
나 : 지금 확인할게요.
세관 메일에는 계좌 번호 이런 게 있었오.
나: 아담아, 여기 이렇게 답장이 왔어.
아담 : 네가 알다시피 난 크루즈야. 네가 돈을 좀 보내줄래? 이건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거야. 나 택배를 몰수당하고 싶지 않아. 네가 과태료를 내면 택배가 너에게 갈 거야.
나 : 이해가 안 돼. 왜 그런 큰돈을 넣은 거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자... 초록창을 켜고 검색... [국제 택배 돈 과태료], [국제 택배], [태국 세관]
이때까지 ‘얘 말이 사실인가? 진짜 벌금 백만 원이야? 왜 이렇게 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실 정보를 찾아보려고 했어. 그러나 갑자기 드는 생각! 얘 사기 아녀? 그래 사기다 사기! 그래 난 함정 입구까지 갔던 거군...
자... 초록창을 켜고 검색... [국제 펜팔 사기]
인터넷 펜팔사이트를 통해 국내 여성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제 범죄조직으로 추정되는 가해자들은 펜팔사이트에서 결혼이나 이성교제 등을 구실로 접근, 친분을 쌓은 뒤 선물을 보냈다고 속여 통관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 이들은 외국 운송회사를 사칭해 물품 보관료 등이 필요하다고 둘러대거나 세관에 압류된 물건을 찾으려다 붙잡혀 석방 자금을 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돈을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사기로 의심되는 해외 송금 요청을 받으면 금감원의 불법외환 신고센터(☎02-####-####)나 경찰청(☎02-###-####)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아닛! 내 이야기 아니냐? 심지어 기사가 2011년 글이었음. 이런 묵은 수법에 내가! 감히 나를! 갸아악ㄲㄲㄲㄱ!!! 그래 신고! 너 신고!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둘 다 전화를 안 받으시더라고요. 1시 땡!
나 : 경찰청인가요?
경찰 : 네 경찰청 국제 사기 어쩌고입니다.
나 : 국제 사기 말씀드리려고요. 제가 이렇고 저렇고 일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경찰 : 국제 사기 수법입니다. 서울이신가요?
나 : 아닌데요.
경찰 : 그럼 가까운 지역 경찰서 가서 사건 접수를 해주시고요.
나 : 제가 방문해서 접수하는 방법 밖에 없나요? 입금한 건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수사를 하시진 않나요?
경찰 :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지역 경찰서 사이트에 들어가서 신고 글을 남기셔도 됩니다.
나 : 감사합니다.
경찰에서 바로 ‘그런 있이 있었다고요? 범인의 연락처, 메일 주소, 계좌 번호 등등 알려주십쇼!’ 하면서 폭풍 수사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고 조만간 지역 경찰서 사이트에 글 남기려고. 내가 국제 범죄 조직을 유인하는 미끼가 되어 연기하는 상상도 잠시 해보았는데...
아담은 내가 생각해본다고 한 이후로 바로 말을 바꾸더라고.
아담 : 그래. 돈 내지마. 돕지 마. 잊어. 넌 좋은 친구가 아니야. 넌 내가 보낸 선물이 문제에 처해서 멀어졌네. 990달러가 뭐? 너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내 생각에 넌 정말 가난해. 난 바다라구. 그냥 잊어. 널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게.
나 : 미안. 널 못 도와서. 널 돕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걸. 난 네가 좋은 사람이고, 친절하다는 걸 아는데.
아담 : 이게 아시아인들의 문제야. 사람들이 그들을 믿으면 그들은 안 믿는다고. 왜냐면 그들은 항상 사악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 : 내가 충분한 돈이 있었다면 널 도왔을 텐데 난 그럴 수 없어. 너는 돈 때문에 내가 슬프길 바라니? 모든 사람이 부자는 아니야. 내가 부자라면 다른 사람들을 돕겠어. 좋은 여행해.
아담 : 너 때문에 나는 내 돈과 선물을 잃었어. 그래 넌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군.
아니 이거 인종차별 아니냐! 연락처나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알려주기도 해서 범죄자에게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답하지는 않았고, 약 오르라고 못 도와서 슬픈 척 계속 카톡을 보내봤어...
아~ 그는 사기꾼이었답니다. 끝.
문제시 속삭여줘요~
미친새끼 아냐..... 여새 진짜 놀랐겠다ㅠㅠㅠㅠㅠㅠㅠ
와....무섭다 여시가똑똑해서다행 ㅠㅠㅠ
천만원을 왜보냌ㅋㅋㅋㅋㅋㅋ 여시 수고했어 ㅠㅠㅠ미친넘 ㅠㅠㅠㅠ존나 백만원뜯어먹을려고 ㅠㅠ
헐 진짜 속아서 보낼수도있겠다
이런경우는 첨본다
여시 마음은 괜찮아? 친구라고 생각했다가 아닌거니까ㅜㅠ토닥토닥
아담아 너왜우리여시한테 상처주냐
이나쁜놈
아 미친새끼;;;;;
아담에갈비뼈를빼버릴라니까
와ㅋㅋㅋㅋㅋ여시근데 똑똑하다....나라면 사기라고 생각도 못했을꺼가테 물논 돈이없어서 돈을 못보냈게찌만
와 진짜 와...여시가 잘 대처했다
이거 내 지인도 당했어!! 아랍인이였는데 페북으로 접근해서는 갑자기 말도 안되게 보석을 보냈다며..ㅋㅋㅋ택배가 오다가 어디에 걸려서 오도가도 못하니 택배비 부치라고ㅋㅋㅋ나참
뒤진다 아담 사기라니
헐 이런경우도 다있다니!!!
아담 새키 후두려 맞아야겠
헐 충격........... 태국 세관도 한통속이었구만
이 아담 나쁜놈
헐 대박, 아담 왜저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런던에서 보내는 척한 거야? ㅋㅋㅋㅋ 방콕 사기꾼 소굴이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방금 당해쎀ㅋㅋㅋㅋㅋㅋㅋ펜팔 사기로 검색해서 연어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거 예전부터 있던거구나 나도 지금 수상해서 국제택배 사기로 검색해서 연어중ㅋㅋㅋㅋ 나한텐 선물보냈다 웅앵 어쩌구햇음 ㅋㅋㅋㅋ 진짜 택배사이트로 있어서 속을뻔
와 대박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