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억에 남은 것은
서문곤
현충사 앞마당,
문광 저수지 둑길,
은행나무 노란 잎이 듬뿍 떨어져 깔린 길을 걸으며
눈꽃 열차를 손꼽아보던 시간도 멀리 가버리고
장곡사 약수터는 오늘도 넘쳐흐르는데
주홍빛 바가지는 손님을 잃었네.
광덕산 광덕사
호서제일선원(湖西第一禪院) 현판이 붙어있는 일주문
단청은 지금도 화려하고
태조산 각원사 청동 좌불상은 한창 피어나는 겹벚꽃을 보며
선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향 피우고 기도하는 불자가 없네.
노랗게 핀 산수유 축제가 끝나고
섬진강 벚굴이 있는 매화마을 언덕에 꽃이 떨어지면
쌍계사 가는 길에 벚꽃이 피고
여의도 윤중제를 걸으며 시끌벅적 꽃놀이하던 사람들
달빛 고운 날
하얗게 반짝이는 이화(梨花) 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네.
미사가 끝난 공세리 성당,
예불을 마친 가야산 향일암에서
수많은 신자(信者)의 소원을 한껏 담아 바다에 뿌리면서
더불어 건강과 안녕과 행복을 간절하게 올리는 기도
오늘도 수평선에 아침노을이 붉게 타오르는데
먼바다 파도가 동해항 뱃고동을 슬프게 하네.
첫댓글 세오님
오늘은 좀 더웠답니다
세오님 계신 곳도
벚꽃은 꽃비되어 떨어졌는지요
봄 향기 가득했던
지난날의 이야기도 있구요
세오님만의 향기있어 좋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