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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한일협정'에 서명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왼쪽부터 정일권 총리, 박 대통령, 이동원 외무장관, 김동조 주일대사 |
지난 글에서 박정희 정권이 한일협정을 밀어붙인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한일협정 반대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까지 선포한 박정희였습니다.
"일본기업이 1965년까지 5년 동안 민주공화당 예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600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내용이 있다"
지난 2004년 8월 12일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내용입니다. 당시 민족문제연구소는 국사편찬위원회가 국외에서 수집한 한국현대사 관련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NARA(미 국립문서보관소)'가 소장한 문건를 찾았는데 이 같은 내용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한일관계의 미래' 제목 1966년 3월 18일 자 미 중앙정보국 특별보고서에는 "일본 기업들이 1961-1965년 사이 당시 민주공화당 총 예산의 2/3를 제공한 바, 각 개별 기업의 지원 금액이 각각 1백만$에서 2천만$에 이르며 6개의 기업이 총 6천6백만$을 지원했다.…민주공화당은 또한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으로부터도 지불을 받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부방출미 60,000톤을 일본에 수출하는 과정에 개입한 8개의 한국회사가 민주공화당에 115,000$을 지불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 문서에는 1965년 한일협정 체결을 전후하여 전개된 한미일 삼국간의 비밀협상 과정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독도문제, 미 CIA의 정보 보고 및 주한주일 미대사관과 미국무성간에 오고 간 전문, 주한미대사관 비망록,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문서 따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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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15 KBS<일요스페셜>은 '베일속의 한일협정문서 한일양국은 왜 40년 동안 침묵하나' |
지난 2004년 8월 18일 KBS<일요스페셜>은 '일요스페셜 - 최초공개 베일 속의 한일 협정문서, 한일양국 정부는 왜 40년 동안 침묵하나' 제목 방송에서 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당시 방송 내용을 갈무리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문서 내용입니다.
민주공화당이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받고 있다는 비난은 아마도 근거가 충분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일본 기업들이 1961년에서 1965년 사이 당시 민주공화당 총 예산의 2/3를 제공했는바, 각 개별 기업의 지원 금액이 각각 일백만$에서 이천만$에 이르며 6개의 기업이 총 6천6백만$을 지원했다. 21개월 전 자의 반 타의 반 ‘해외망명’을 떠나기 전에 그가 가졌던 자리인 민주공화당 당의장에 새롭게 다시 지명된 여당의 실력자 김종필에 의하면, 민주공화당은 1967년 대통령 선거운동 자금으로 2천6백만$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일협상을 증진시키기 위해 김종필에게 지불되고, 또한 여러 일본기업들에게 한국 내에서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가로 지불된 것뿐만 아니라 민주공화당은 또한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으로부터도 지불을 받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부방출미 60.000톤을 일본에 수출하는 과정에 개입한 8개의 한국회사가 민주공화당에 115,000$을 지불했다.(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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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15 KBS<일요스페셜>은 '베일속의 한일협정문서 한일양국은 왜 40년 동안 침묵하나' |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당시 유운영 전 자민련 대변인은 <일요스페셜>과 인터뷰에서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 주장에 대해 "그럴리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한일협정에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와 같은 주장은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문서가 사실인지 아닌지 문서가 공개되면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 벌써 10년 전입니다. 이제라도 문서가 공개되어야 합니다. 만약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박정희 정권은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식민지배국 일본 기업들에게 천문학적인 '뒷거래'를 한 것입니다. 당시 6,600만 달러이면, 지금은 수십억 달러가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유린한 것도 모자라 우리 민족 35년 한과 식민지배 피해자들 피눈물을 헐값에 팔아 넘긴거나 다름없습니다. 당시 보고서를 검토한 민족문제연구서 조세열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박정희 정권은 국교수립 이전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던 일본의 기업자금을 토대로 수립되었으며 매판자금 수수에 대한 보상으로 굴욕적인 한일협정 체결을 서둘렀던 것으로 분석된다. 배상금이 아닌 독립축하금 명목으로 주어진 일제 36년간 수탈의 대가가 무상차관 3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것의 1/5이 넘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한일협정 체결 이전에 수수한 박정희 정권은 매국정권으로 규정되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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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협정 관련 문건 중 비밀해제가 유보된 부분(NARA 문서) |
한편 당시 <일요스페셜> '최초공개 베일 속의 한일 협정문서, 한일양국 정부는 왜 40년 동안 침묵하나' 편은 방송위원회가 선정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선정 이유를 보면 40여 년간 은폐돼온 "한일 협정"의 문제를 지적한 작품으로 "한일 정부가 문서 공개를 거부하는 이유를 날카롭게 지적했고 미국 CIA문건 발굴을 통해 한일협정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노력한 점이 뛰어나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정권하에서 이런 작품을 KBS가 보도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KBS앵커 출신을 청와대 대변인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KBS는 정권 비판은 아예 생각 조차하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정부는 노무현 정부였습니다. 조금 아쉽습니다. 문서를 완전히 공개해 박정희정권과 일본 기업 사이에 오간 검은 뒷거래 사실 여부를 확실히 밝혀야 했습니다. 하지만 KBS는 작은 진실이라도 밝혀냈습니다. 그때 사장이 정연주였습니다. 이런 언론인이 공영방송 사장이 되어야 함을 다시 증명됩니다.
일요스페셜 방송영상 바로가기
<'베일속의 한일협정문서 한일양국은 왜 40년 동안 침묵하나'>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①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②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③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④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⑤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⑥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⑦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⑧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