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가 6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엄수됐다. ⓒ불교닷컴
세월호 참사 1000일 되던 날 촛불국민의 적폐청산 불교개혁의 길을 소신공양으로 연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가 6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특설법단에서 엄수됐다.
정원 스님(64)은 지난 2017년 1월 7일 저녁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 열린공원 소나무 숲에서 소신했다.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이 서울 광화문을 밝힐 때 정원 스님은 촛불시민의 길을 소신으로 밝혔다. 스님이 소신한 장소에서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민중을 사랑하지 않는 불교는 가짜다’,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떼고 물러나라’ 등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적폐청산 촛불과 함께한 수행자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는 도정 스님의 사회로 봉행됐다. 행장소개에 이어 하유 스님의 법고와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의 청원, 추도사가 이어졌다.
▲ 추도사를 하는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불교닷컴
이어 법단에 오른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스님, 스님은 어떤 마음이세요"라며 울먹였다. [추도사 전문:"스님, 매 순간 어떤 마음이셨나요"]
그는 “수행하시던 동안 겪으셨던 모진 고초와 아픔들,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죄스러움을 고백하시던 스님의 떨리던 목소리와 그 눈물을 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추도했다.
“고통 앞에 늘 깨어 있으라는 가르침”
임 대표는 “스님께서 그렇게 가신 뒤로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아이들이 저항 한번 하지 못한 채 죽어갔고, 가난은 우리의 빨갛게 튼 손에 내내 남아있다”며 “온갖 버려진 것들, 고통스러워도 신음 한번 마음껏 내지 못하는 사람들, 억울함으로 울부짖는 사람들. 이들 앞에서 ‘스님, 스님은 어떤 마음이세요’”라고 다시 되뇌였다.
그러면서 “세상의 고통 앞에 늘 깨어있으라는 스님의 가르침이지요. 그 가르침 잊지 않고 따르겠다”고 했다.
▲ 추도사를 하는 이도흠 조계종 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공동대표(정평불 상임 대표).ⓒ불교닷컴
이도흠 조계종 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공동대표(정평불 상임대표)가 법단에 올라 정원 스님을 추도했다. [추도사 전문: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도흠 공동대표는 “스님의 보살행으로 박근혜는 탄핵이 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 헬조선은 모든 국민이 다같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고 정원 스님 열반 1년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주권자로 인식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박근혜를 몰아냈지만, 정치적 주체로서 조직되지 못한 채 권력을 정치에 위임해버렸다”며 “적폐는 아직 온존하고 스님께서 그토록 처단하고자 했던 매국노 집단들은 아직도 권력을 누리고 있고, 민중들의 삶은 아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 적폐청산 촛불과 함께한 수행자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불교닷컴
“나아지지 않은 민중의 삶을 위해”
이 대표는 “스님, 뼛속까지 사무치게 그리운데,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스님의 영가(靈駕)는 부처가 되어 문수 스님과 함께 극락에 계시지요”라고 그리워했다.
이어 “스님, 부처님께서 걸인으로 나투셨는데 원효조차 알아보지 못한 삼국유사의 이야기처럼 거리의 부처, 이 시대의 원효인 스님을 몰라본 채 함께 공양도, 수행도, 투쟁도 하지 못하였다”며 참회하고, “스님, 이제 스님의 발원이 우리의 발원입니다.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억압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용맹정진하여 나를 깨우치고 세상을 바꾸어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추모시를 낭독하는 김용배 거사.ⓒ불교닷컴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회원인 보명 김용배 거사는 시(詩)로 “북악이 갈라지고 푸른 기와집이 무너져 내리나니, 임께서 온 몸 불살라 간절히 서원하신 숭고한 그 뜻을 받들어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민중이 진실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저희들이 기필코 만들겠사오니, 임이시어 부디 극락왕생 하셔서 저희들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고 추모했다.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부패 정치인 몇 명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 바꿔야 하는 것은 정원 스님의 유지처럼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스님은 우리를 대신해 가셨다. 스님은 스스로를 부처님을 등불삼아 가셨다. 그의 뒤를 따르겠다”고 했다.
정철우 민중민주당 서울특별시당위원장은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라 촛불항쟁 승리를 염원하고 적폐청산의 세상을 꿈꿨던 스님이 계셨지만 얼마나 새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지 죄스럽다”며 “스님 돌아가신 지 1년, 세상 곳곳에 악폐들이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정원 스님이 원한 세상은 대통령 하나 바뀐 세상이 아니라 모든 악폐가 청산되고, 진정 자주 평화로운 세상일 것”이라고 했다.
▲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 사회를 본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불교닷컴
도정 스님(남선사)은 “정원 스님은 불교개혁을 염원했다. 지난 해 불교시민사회단체, 대학교수, 노동자, 언론인, 학생, 재가불자들이 모여 조계종 적폐 청산을 외쳤다”며 “다른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종교인들이 연대해 올해도 종교적폐 청산을 외칠 것”이라고 했다.
정원 스님 도반인 정왜 스님은 “지난 추위가 광풍을 몰고 오던 날 님의 육신은 촛불되어 새로운 봄날을 향하여 함성하는 군중의 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당신은 불꽃되어 날아갔지만, 나는 당신의 소리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고 부여 잡고 있었다”며 “당신의 타는 몸부림의 날개짓을 잊어 버리지 아니하는 그리움의 추억은 당신의 불꽃을 더욱 더 뜨겁게 오늘을 태운다”고 추모했다.
최창준 민중당 서울특별시당위원장은 “여전히 공작정치 적폐는 살아남아 세상을 지배하려 획책하고 있다”며 “적폐청산의 출발점은 양심수 석방이어야 한다. 정원 스님의 말처럼 촛불혁명의 길이 계속되고 자주평화통일의 획기적인 길이 탄탄대로 걷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추모제는 양심수후원회의 김길자 씨가 살풀이로, 김예숙 씨가 판소리로 정원 스님 1주기를 추모했다. 또 정원 스님이 평소 즐겨부른 정태춘 씨의 ‘떠나가는 배’로도 추모했다.
▲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대중들.ⓒ불교닷컴
정원스님 추모사업 준비위는 스님이 소신공양한 장소에 기념석을 설치하는 등 추모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7일 오전 10시 정원 스님의 법구가 인치된 서울 삼각산 금선사에서는 ‘민주ㆍ정의ㆍ평화의 수행자 정원스님 소신 1주기 추모법회’가 열린다.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경과보고, 행장소개, 추모사, 추모분향, 입정, 추모법어, 사홍서원 등으로 진핸된다. 불교계 대표 민주인사인 청화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이 법문할 예정이다.
추모제에는 허태곤ㆍ이도흠ㆍ박병기ㆍ신학림ㆍ서동석ㆍ김영국ㆍ김영란 조계종 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공동대표, 김형남 운영위원장, 전준호 사무총장을 비롯해 임지연 바불재 상임대표, 박교일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위원장, 백도영 주평통 불교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 살풀이를 하는 김길자 씨(민가협 양심수 후원회).ⓒ불교닷컴
추모제는 정원스님추모사업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 민중당 서울특별시당, 민중민주당(환수복지당), 바른불교재가모임,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조계종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평화협정운동본부 등이 공동주최했다.
▲ 하유 스님의 법고.ⓒ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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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의를 위해 당신 몸을 아끼지 않고 소신공양을 하신 정원 스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