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26:1]
그 날에 유다 땅에서 이 노래를 부르리라 우리에게 견고한 성읍이 있음이여 여호와께서 구원으로 성과 곽을 삼으시리로다.."
여호와께서 구원으로 성과 곽을 삼으시리로다 - 모압으로 전형화된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가 몰락하는 날에 새로운 도성이 창건될 것인데, 여기서는 그 도성의 강함의 원천이 제시된다. 그것은 그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다.
돌과 흙으로 빚은 성벽과 바깥벽만으로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구원이 함께할 때라야 그 도성은 난공 불락이 된다.
[사 26:2] "너희는 문들을 열고 신을 지키는 의로운 나라로 들어오게 할찌어다..."
너희는 문들을 열고...들어오게 할지어다 - 하나님의 구원에 참예할 수 있는 백성들의 자질이 두 가지로 언급된다. 그것은 의로움과 신실함이다. '신을 지킨다'는 말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확고하게 유지함을 뜻하는 말이며, '의로운 나라'(고-차디크)는 그로부터 파생되는 고귀한 영적 특성을 가리킨다.
신구약을 막론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의로움은 자기 안에 선함이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오직 하나님의 구원만을 갈망하는 내적 의존의 태도를 말하니, 이러한 믿음의 자세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도성의 문은 열리는 것이다. 이것은 다음절에서 보다 명확하게 표현된다.
[사 26:3]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심지가 견고한 자 - 문자적으로는 '견고한 마음'이니, 하나님만을 굳게 붙잡고 의지하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마음'은 사람의 내적 구조, 즉 사상과 의지의 그물로 짜여져 있는 전 태도와 습관을 가리킨다. '사무크'는 '머물다, 받치다'는 뜻의 '사마크' 동사의 분사형으로서, 어떤 것을 확고하게 떠받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 맞은편 대극에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태도'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는 마음'이 위치한다.
[사 26:4]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완전한 평화가 여호와를 의지함에서 주어지는 것이 확실할진대, 이 같은 사실에 근거해서 선지자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지하라고 권면한다. '의뢰하라'는 말은 '믿다', '확신하다'는 뜻의 '바타' 동사의 명령형이며, 그 분사형이 앞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신약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지자 이사야에게 있어서 믿음과 구원의 문제는 긴밀하게 연관된다. 영원한 반석 - 하나님은 '반석'으로 즐겨 비유된다.. '반석'에는 위급할 때 사람들이 도피하는 피난처라는 의미와 흔들림이 없는 굳건한 요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더나아가 그는 영원한 반석 곧 만세 반석이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러한 영원성이야말로 참된 신앙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사 26:5]"높은데 거하는 자를 낮추시며 솟은 성을 헐어 땅에 엎으시되 진토에 미치게 하셨도다...."
높은 데...솟은 성 - '높은 데'와 병행하는 '솟은 성'은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난공 불락에 가까운 도성을 뜻한다. 이 도성은 1절의 '하나님의 도성'에 대립하는 지상의 도성인데, 이 둘은 각각 의의 원리와 악의 원리 또는 영원성과 찰라성을 대표한다. 전자의 모델이 예루살렘이라면, 후자의 모델은 아마도 바벨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대항해서 스스로 높아진 이 교만한 도성은 심판의 그날에 극적인 반전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