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만만디로 천천히 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우리는 무조건 빨리 빨리다. 중국에서 10년 걸려 할 공사를 우리는 불과 3년 만에 완공했다고 자랑이다. 중국은 사찰을 50년 동안 짓고 있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10년도 안 되어 끝났다고 한다. 이처럼 오랫동안 짓고 빨리 짓는 것은 국민성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굳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건축물에 하자가 없고 주변을 잘 가꾸는지가 중요하다. 빨리 지었다고 해서 수시로 보수공사를 하게 되면 날림으로 꼴불견이다. 그렇다고 끝낼 수 있는 일을 질질 끌면서 오랜 시일이 걸렸다고 하면 떳떳하기보다는 부끄러운 일이지 싶다. 얼마나 성급하면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고 한다. 솥에 밥을 짓고 퍼낸 다음 누룽지에 물을 부어 팔팔 끓여야 생기는 숭늉이다. 참으로 가당치 않다. 식당에 들어서며 빨리 달라고 재촉이다. 우선 식사는 무엇을 할지 주문부터 하고 좀 서둘러 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토록 급했으면 미리 시켰어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 예전에는 충청도 사람이 말이 느리고 행동이 한없이 느려터지다고 은근히 흉을 보면서 놀림거리가 되었다. 군대에서 단체 기합으로 선착순을 하는데 맨 앞에 서너 명이 충청도 출신으로 모두 놀라게 하였다. 마라톤이나 단거리 육상에서 누가 빠르던가. 앉아서 말로만 어쩌고 일사천리로 주절거리는 사람이 있다. 행동은 엉망으로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주둥아리만 살아서 나풀거린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혼자 안되는 것 없이 독판 떠들어 대고 막상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가 하면 있는 듯 없는 듯 관심 밖이던 사람이 묵묵히 일을 해결해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누가 진실된 사람인지는 굳이 왈가왈부할 것 없지 싶다. 겉모습만 보고는 판단이 안 되는 때가 자주 생긴다.냇가 버드나무는 가지가 하늘하늘 아주 연약해 보인다. 그러나 제일 먼저 새싹 돋아 봄을 알리고 제일 늦게까지 푸름을 간직하는 여유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