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세븐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섰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둥근달이 서쪽 하늘에서 환히 밝히고 있었다. 그동안 별 하나만 보였는데 오늘따라 별이 7개나 보였다. 사라졌던 마음의 친구 별도 보일 듯 말듯 보였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송정 바다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주민들과 아침체조를 하고 집에서 식사를 간단히 먹었다. 오늘은 대학 동기들이 모임을 하는 날이다. 오시리아역에서 동해선으로 태화강역으로 갔다. 심 교수가 승용차로 마중을 나와서 함께 언양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오늘 모임에 나온 친구들이 7명이었다. 새벽에 별이 일곱 개 보여 심상치 않다고 여겼는데 오늘 모임의 친구들을 예표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언양하면 불고기가 유명하다. 어느 식당에 들렀는데 한 시간을 대기하고야 들어갈 수 있었다. 식사를 맛있게 하며 세상사는 얘기가 오갔다. 그런데 화학(알코올과)을 공부한 다들 주당이었는데,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맥주 두 병으로 끝났으니 말이다.
언양 성을 둘러보았다. 그 흔적만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 성에는 학교도 있었는데 일제의 잔재를 없애려고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또 옛 성을 복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성벽을 보니 신기했다. 왜군의 동태와 사격을 위한 구멍이 있었는데 수평으로 보이는 곳, 아래쪽으로 보이는 곳 등 적이 오는 거리와 방향에 따라 지혜롭게 만들어져 있었다.
다음은 양산 범기 수원지로 갔다. 수원지 방천의 둑이 아주 높았다. 댐마루까지 123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댐마루에는 반송이 7그루가 나열하고 있었다. 그 나무는 이곳 댐을 만들 때 옮겨 심은 것으로 130여 년의 수령이었다. 반송(盤松)은 한 뿌리에서 여러 개의 가지가 높이보다 옆으로 뻗어 마치 쟁반처럼 둥근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우리는 배달의 민족으로 태어나서 여러 가문으로 뻗어서 하나의 모나지 않는 둥근 공동체를 이루어 평화롭게 사는 상징적 예표의 메시지를 전하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일제의 치하에서 무언의 저항으로 반송의 의미를 전하고자 주민들이 합심하여 정성껏 심었으리라. 그게 백수십 년이 흐른 후손에게 교훈으로 남기고 있구나 싶었다.
댐마루를 둘러서 내려오니까 취수문 입구에 ‘源淨潤群生’란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는 깨끗한 물은 많은 생명체를 윤택하게 한다는 말로 ‘물이 곧 생명이다.’라는 것이다. 물이 없으면 생명체는 살 수 없으니 말이다. 한때는 공장폐수를 무단 방류하여 강이 오염되어 죽은 고기가 둥둥 떠다녔다. 그러나 오늘날은 자연보호로 호수나 강물이 깨끗해져 새들이 찾아오고 고기들이 득실거린다.
우리 삶에서 무슨 일이든 생각하는 데로 이루어진다. 이는 한 곳으로 집중하여 노력하기에 가능하다. ‘7’을 러키세븐이라며 ‘행운의 수’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믿으면 뜻하지 않는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오늘 하늘의 별이 그 가능성을 예고하듯 하면서 일곱 개의 반송과 일곱 명의 친구의 만남이 이루어져 기뻤으며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