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시평 26]“윤석열을 탄핵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국정지도자 한 사람으로 인해 나라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한 논객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썼지만, ‘이게 국가냐’는 말이 절로 나온 게 무릇 기하였나. 2022년 3월 9일 대선, 2023년 4월 10일 총선 이후 국정의 난맥상은 도度를 넘어선 듯 가관可觀이다.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살면서 ‘(사람으로서) 차마 못하는 마음’을 불인지심不忍之心이라고 하는 건데, 애들(대통령, 대통령실, 여당 국민의 짐 등)이 하는 꼬라지를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엊그제 한 국민간담회를 보라. 사과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한 지 모르겠다고 터진 입이라고 말하는 저 자가 과연 이 나라 국가수반인가? 아니, 후보시절에 진작 알아보기는 봤다. 아니, 21세기 대명천지에 후보연설을 하면서 ‘임금 왕王’자를 쓴 손바닥을 보란 듯 국민 앞에 버젓이 펼치는 저 자가 제정신일까. 아니, 국민 앞에 사과를 하라고 하니까, 반려견 입에 사과를 들이댄 사진을 보도자료로 뿌리는 저 부부가 정상인이었을까. 이른바 전대미문의 ‘개(犬)사과’이다. 내가 괜히 ‘정치’에 예민해서 그렇다면 정말 좋겠다. 전혀 아니다. 어제 조국혁신당 집회에서 조국 대표가 말했듯, 이것은 정말 아니고,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말을 실감한 게 2년이 넘었다.
3년은 너무 길다가 아니고 3개월도 너무 긴 우리 국정의 무법천지, 천방지축, 좌충우돌, 그 끝이 과연 언제일까. 왜 우리는 다시 또 2012년 대통령을 끌어내린 탄핵정치의 아바타를 봐야 하는가. 종교인들은 흔히 ‘내 탓이다’고 말하지만, 내 탓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공분公憤이지, 결코 사적인 분노로 이러는 게 아니다. 이럴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 결국 나라를 어지럽게 하다못해 망칠 게 틀림없이 때문이다. 어제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복궁 앞에 모인 민심은 분노하고 들끓고 있었다. 전국에서 관광버스로 올라온 인파도 많았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 오전 11시 임실에서 출발해 현장에 도착한 게 오후 3시반. 행사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 이 무슨 국가적인 낭비인가 싶어 화가 나도 너무 많이 났다. 어디에다 폭발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칠십객도 많았다. 왕복 거의 8-9시간이 대수인가. 우리의 분노를 보여주고 싶어 달려간 게 아닌가.
대선 이전부터 종종 <고독시평孤獨時評>이라는 이름의 시덥잖은 ‘정치칼럼’을 쓰며 나홀로 자위自慰하곤 했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말도 안되는) 이념의 평행선’은 우정이고 뭐고 모든 것을 뒤흔들놓을지 알기에 몇몇 지인들 아니고는 보여주지도 않았다. 얼마 전까지 25편을 엮어 소책자로 만든 후 다시는 쓰지 않으려 했다. 그랬는데도 오늘 신새벽, 지까짓 게 무슨 글쟁이라고 숙제인 것처럼 잡문을 쓰고 있다. 한심지경이다. 이 노릇을 어찌할 것인가. 진짜 탄핵시키고 저 엉터리부부를 잡아넣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날은 언제일까. 왜 이렇게 우리 현대사 정치는 터덕거리는 걸까. 알 수 없다. 돌아오는 길, 일행 중에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 마이크를 잡아, DJ라는 탁월한 정치인이 신당을 만들 때 당사를 구입한 비사를 얘기하는데, 그때와는 천양지차일망정 일관되게 미쳐돌아가는 판세는 뭐가 다른가. 그들의 아픈 기억의 말들을 ‘꼰대’라는 한마디로 일축하지 마라. 불과 30년 전엔 그런 일(탄압, 감시 등)이 비일비재했다. 그런 분투 끝에 민주화시대에 간신히 턱걸이를 했건만, 두 팔은 힘이 쪽 빠져 도로(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다.
아뿔싸! 설마 이렇게까지 될 줄은 ‘2찍’들도 몰랐을 것이다. 허기사 대구시장의 어느 ‘2찍 아줌마’는 “한나라당(국민의힘)이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어도 우리는 찍을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공언하지 않던가. ‘촛불혁명’은 실패한 게 분명하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한번도 빠지지 않은 국민도 있었고, 노구를 이끌고 언제나 맨앞자리에 앉아 응원하던 ‘영원한 재야’ 백기완 선생도 돌아가셨다.
나는 생각한다. 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가. 이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의 요체要諦일진대, 그것은커녕 국민들의 약을 바짝바짝 올리는 저 친구의 미친 행태는 무엇인가. ‘갈 데까지 가보자’며 일부러 더 그러는 것같다. 전북의 말로 완전히 ‘왕王 보고리’다. 몽니를 부려도 유만부동이지, 이건 아예 ‘쌩 보고리’다. 태어나서는 안될 귀태鬼胎의 표본이다. 저 자가 썩소(썩은 미소)를 영원히 짓지 못하게 따끔하게 혼내 주어야 한다. 어디에 대고 국민에게 어퍼컷인가. 지가 무엇을 잘 했다고 하늘에 ‘감자질’인가. 천망天網이 회회恢恢해도 소이불루 疎而不漏라고 했다. 하늘 무서운 줄을 알아야 사람이라는 옛말도 있다. 천벌天罰이 그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저런 허접쓰레기같은 인간이 서지 못하도록 할 무한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거늘. 아무 힘없는 나는 외친다. “윤석열을 탄핵하자” “김건희를 구속하자” 이것은 당위當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