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에 이어 용우 씨의 식사도 돕게 되었다. 메뉴는 무야채쌈과 해물누룽지탕, 요플레다.
“또 만났네요! 용우 씨 식사 하러 갈까요?”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용우 씨에게 물었다. 아까 목욕을 도와서인지 표정이 굳진 않았다.
“오늘 한 번 휠체어에서 식사해볼까요?”
용우 씨가 예전에 쓰던 휠체어는 상체가 90도로 고정이 되는 형태였기에 앉아서 식사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몇 달 전 바꾼 휠체어는 뒤로 재껴지는 것이 가능했고, 얼마 전 있었던 외출에서 용우 씨가 휠체어에 탑승한 채 살짝 누운 상태로 식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기에 오늘 한 번 휠체어에 앉아 식사 할 수 있도록 도와보고 싶었다.
휠체어를 뒤로 조금만 재낀 채로 식사를 도와봤다. 입을 잘 벌리지 않기에 조금 더 재꼈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다보니 약 110도 정도의 각도가 되었고, 그 때부터 용우 씨가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잘게 자른 누룽지탕과 무쌈을 먹을 수 있도록 입에 넣어주니 잘 씹어서 삼켰다. 평소에 입을 잘 벌리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오늘 나온 메뉴가 맛있었는지 상당히 잘 먹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식사 중에 목에 걸리는 일이 없었다. 침대에 누워 식사를 하면 가끔씩 목에 걸려 기침을 할 때가 있었는데, 상체가 어느 정도 세워지니 오늘은 그런 일이 없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 후식으로 나온 요플레를 먹도록 도왔다. 달달한 맛이 좋았는지 숟가락을 입에 대기도 전에 입을 벌리며 맛있게 먹었다. 나랑 또래인 용우 씨는 입맛도 나랑 비슷한 것 같았다.
용우 씨가 휠체어에서 식사하는 것이 조금 더 익숙해지면 어떤 점이 좋을지 고민해봤다.
1. 음식이 목으로 바로 넘어가는 일이 없어서 안전하기도 하고 음식을 오래 씹을 수 있다.
2. 오래 씹을 수 있기에 부드러운 음식은 다지지 않고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3. 휠체어에서 식사가 익숙해지면 외식을 하며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외출해서 음식 먹는 것이 어려웠던 용우 씨였지만 앞으로 휠체어에서 식사하며 다양한 외출 및 외식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최승호
오늘 용우 씨를 도운 내용을 직원들간에 공유하며 도우면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먹으러 외출할 꿈이 생기겠어요.
사회사업 이렇게 하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 다온빌